오늘도 밖에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 - 예민한 나에게 필요한 반경 5m의 행복
나오냥 지음, 백운숙 옮김 / 서사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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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남들과의 비교가 지친 사람
남들은 잘 지내는 것 같은데 나는 너무 힘든 사람
가족과의 관계가 힘든 사람

저자는 출판사를 다니다 우울증과 적응장애를 겪어 휴직기를 거치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sns에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며 세상에는 본인과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알게 된다. 가족에게도 꺼내 놓지 못할 고민과 본인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하며 소소한 팁을 공유한다.

이 책은 저자 냐오냥의 글과 그림,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댕댕선생의 짧은 팁을 담고 있다. 각 장의 주제들은 대부분 한 페이지를 넘기지 않으니 가볍게 읽기 좋고 부담이 적다. 처음부터 후루룩 읽는 것도 좋지만 바쁘다면 내게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는 것도 좋겠다. 만능 종합 감기약처럼 언제든지 필요한 부분을 펴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HSP(Highly Sensitive Person,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는 용어가 sns에서 유행하면서 책과 방송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나오던 시기가 있었다. 단순히 개인의 책임(너무 나약해서, 적응을 못해서..)으로 몰아갔던 증상들을 용어가 만들어지면서 책임감은 비교적 가벼워 졌지만 이런 내용이 범람하면서 개념이 오염되어 오히려 병원에 가야하는데 잘못된 지식을 배워 못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보다 온라인 상의 관계가 중요해져 영향을 받는 영역이 더 넓어졌다. 덕분에 밖에서 아무리 마음을 굳건히 먹고 멘탈을 관리한다고 해도 온라인에는 새로운 관계와 삶을 전시하는 콘텐츠가 난무하니 이전보다 본인을 지키기가 더 힘들어 질 것이다. 특히 HSP인 사람은 더욱. 나 또한 과거에는 이 책에 나오는 나오냥의 힘든 시기를 겪었고 일부는 진행중이다. 이 책에서 해결법을 찾기도 했고 지난 과거를 되새기기도 했고 위로도 얻었다. 보편적인 이야기이고 당연하고 뻔한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나를 위한 방패가 더 필요한 요즘 이런 이야기는 꼭 필요하지 않을까.

+
빨리 빨리가 익숙하고 당장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멈추면 낙오될 것 같고 뒤쳐지는 것 같고. 이런 마음에 나를 돌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한 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 ​
++
 푸근한 토끼의 얼굴을 보면 위로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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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못하는 사람들 - 우리의 인간다움을 완성하는읽기와 뇌과학의 세계
매슈 루버리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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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읽기"에 대한 행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읽는 것은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행할 것으로 생각했고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서문에서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다양한 방식으로 "읽기"를 하는 독자들을 소개하며 통상적인 읽기에 대한 정의를 바꾸며 읽기의 범위를 넓힌다. 이 책의 각 장에서는 난독증, 과독증, 실독증, 공감각, 환각, 치매 등 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경학적 질환을 다룬다. (우울증, 조울증과 같이 읽기를 어렵게 하는 병증을 서문에서 다루기도 한다) 

이 책은 다양한 독자들의 읽기를 인정하고 읽기라는 범주 안에 포함하면서 병증과 통념에서 제외한 독자들도 읽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소수 읽기 방식을 포용함으로써 읽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더더욱 찾기 힘들어졌지만 읽기의 방식이 얼마나 놀라운 행위인지 깨닫게 된다. 과학책을 읽어본 사람은 아시다시피 무언가를 연구할 때 개념을 정의하고 시작하는데, 읽기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소리 내서 읽는 것을 읽기로 볼 것인가?,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을 읽기로 볼 것인가? 텍스트를 인지하는 것을 읽기로 볼 것인가?...등등. 
읽기란 생각보다 복잡한 행위이며 이 행위는 단일하지 않다. 이처럼 읽기에 필요한 능력이 다양하고 또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읽는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 

종이의 활자를 눈으로 좇는 것만이 읽기가 아닌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다양한 부분을 이해하고,타자를 이해하고, 역으로 이해할 수 없는 뇌의 신비함을 아는 것이 아닐까?

+
책을 좋아하는 독자이기에 나의 일상에 읽기를 빼고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일상에서 읽기를 빼면 어떤 문제가 초래될까? (오디오 북도 읽기로 치면 듣는 것의 일부도 빠지게 된다) 생각보다 우리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매일매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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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만든 세계 - 세계사적 텍스트들의 위대한 이야기
마틴 푸크너 지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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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서 오타쿠라고 하면 무언가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해당 대상을 보면 벅차오른다고 하던데, 이 책은 글을 좋아하고 책이라는 물성을 좋아하는 오타쿠가 엮은 문자, 종이, 인쇄술의 역사서이다. 나 또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 책을 자연스럽게 집게 되었다.

알렉산드로스, 길가메시, 부처. 공자. 소크라테스, 무라사키, 구텐베르크 등 광범위한 과거의 역사부터 해리포터까지 넓고 다양한 역사를 책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었다. 각 장에서 특정 책과 작가, 발상지를 다루고 있어 깊은 이야기까지 알 수 있었다. 각 장을 읽어보면 유명하고 교과서에서도 실릴 정도의 인물이라 다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닌가?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종이, 목판, 인쇄술이 합쳐져 하나의 책을 탄생시키는 과정이 인상 깊게 남았다.

종이로 활자를 접하지 않는 세대에서 이 책이 무슨 의미를 가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이 사람을 바꾸고 세계를 바꾸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지금은 무엇이 사람을 바꿀까, 영상과 SNS상의 짧은 글이 바꾸는 세계는 이전과 어떻게 다를까.하는 생각이 뒤따랐다. 이전만큼 글이 바꾸는 시대는 이니지만 세계를 만들고 바꾸었던 글과 문학은 역사와 세계 어딘가에 녹아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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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쉬워지는 최소한의 수학 - 합리적 선택과 문제 해결력을 위한 수학적 사고법
오국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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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상과 가까이 있는 경제에서 사용되는 수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경제와 수학, 어떻게 보면 매우 가까우면서도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하지 않아 어떻게 연결시킬지 어려운 항목이다. 내가 학생 때만 하더라도 수학과 경제(사회)를 따로 배웠고 각 과목에서 서로의 영역을 말하지 않았기에 함께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랬기에 수학은 이해하기 쉬웠고 경제는 어려운 나에게 이 책은 신기했다.

청소년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자, 예금, 적금, 대출, 할부, 연금과 같은 어떻게 보면 어른에게 더 익숙한 용어들이 나와 어른이 읽기에도 좋았다. (오히려 생활에 녹아있는 개념들이라 이해하기 더 쉬웠다) 경제지표를 읽는 것도 경제지수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터라 경제 기초부터 알 수 있었다. 수학 시간에 배운 개념을 바로 바로 써먹을 수 있다는 점이 수학을 이해하기도, 경제를 이해하기에도 도움이 되었다.

경제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어떤 수학적 원리가 사용되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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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체중 - 크고 뚱뚱한 몸을 둘러싼 사람들의 헛소리
케이트 맨 지음, 이초희 옮김 / 현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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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에 만족하시나요? 당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거울을 보고, TV에 나오는 아이돌/배우를 보고, 다른 사람들의 몸을 보고 내 몸을 검열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한국에서 여자로 태어난 이상 자기 몸에 만족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성인이 된 후, 몸에 대한 품평을 들은 이후 사회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몸"이 되기 위해 다이어트를 계속 해 왔다. 다이어트를 시작해 본 사람을 알 것이다. 먹는 것을 제한 할 수록 점점 집착이 늘어나고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럴수록 비만한 것은 게으르고, 본인을 바꾸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 아픈 사람이라는 프레임이 아프게 다가온다.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손가락질을 계속 하며 고통을 받으면서 한 번도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극심한 체중감량 이후 요요가 오고 이로 인해 병을 얻어 병원을 주기적으로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었음에도.

이 책은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비만을 둘러싼 물질적, 사회적, 제도적인 문제를 다루고 여기에 깔려 있는 성차별까지 다양한 사례와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야기 한다. 뚱뚱하면 건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 어떻게 마른 몸이 칭송 받아져 왔는지, 비만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강요하는 사회 등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국사회에서 어떻게 비만을 바라보고 있는지 이야기 하고 있지만 중간 중간 저자의 경험을 다루고 있어서 그런지 사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로 읽혔다. 그래서 더 사실적이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살아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뚱뚱한 몸을 찬양한다거나 비만한 몸의 아름다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또한 새로운 대상화라고 생각한다.) 비만의 편견을 부수고 (뚱뚱하면 건강하지 않을 것이다, 비만은 게을러서 그런 것이다) 스스로 가지고 있는 혐오의 감정을 마주보게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놀랐던 점이 있는데 이 책의 대부분은 아는 이야기라는 점과 내가 갖고 있는 비만혐오와 계속 충돌하게 된다는 점 이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 바는 머리로는 알겠는데 받아들이는 데는 힘들었다. 살아오면서 켜켜이 경험으로 내제화 시켰던 비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한 순간에 바꾸기란 힘들었다.  내가 비만 혐오 사회의 중간에 있고 나 또한 스스로의 가해자라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이제 스스로와 그만 싸울 때가 되었다. 책을 읽으며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진 아이돌, 배우를 볼 때마다 내 몸을 대상화 할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이 책을 떠올릴 것이다. 이제 배고픔은 지겹다.

노력이 적게 드는 것은 경멸해야 한다고 여겨지는데, 건강한 식사를 공들여 준비하고 기진맥진해질 때까지 매일 운동하는 등의 노력에 몰두해 그 중요성을 유지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특히 더 그렇게 생각한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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