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동화여행 23번째 이야기 <이상한 거울과
고은비>랍니다.
이 책은 한참 전에 출간되었지만 올해 새롭게 개정된
책이에요.
게다가 여아들이 좋아하는 한예찬 작가님의
책이지요.^^
예쁜 그림과 소녀들의 감성을 담은 책이라 소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이라 저도 재미나게 읽었어요.
외모 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요즘 세상에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내용이랍니다.
은비는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아무리 거울을 들여다보아도 예쁜 구석은 보이지 않고 연예인이
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는 얼굴이 아니란 생각이 컸죠.
화장을 해보면
예뻐질까 싶어 엄마 화장품으로 화장을 해보지만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외모에 자신이 없던 은비는 친구를 사귀는 일도 쉽지 않았는데 그나마 단짝인 예나가 전학을 가버려
은비는 학교생활이 더욱 힘들어졌답니다.
플라워 데이 때 은비는 꽃을 하나도 받지 못했고 준성이에게
주려던 꽃도 줄 수 없었어요.
그리고 예쁜 혜림이는 동성과 이성
친구들에게 많은 꽃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은비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점점 더 심해지고 집착도 강해졌어요.
예뻐지기만 하면 뭐든지 다 달라질 거란 생각도 들었구요.
배가 고파도 굶어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자신을 학대해봤지만 그럼에도
누군가가 자신에게 너는 충분히 예쁘고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이며 소중한 친구라고 말해주기를 바라지요.
집에 돌아온 은비는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고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침대에 누워있고 일기장은
덮어있었죠.
일기를 읽어보면 은비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어요. 너무 외모에만 집착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의 전반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은비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해요. 바로 가장 손쉬운
방법인 성형 수술을 받아서 예뻐지는 것이죠.
하지만 성형외과에서는 초등학생의 성형은 받아주질 않았어요.
당연하죠.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초등학생을 성형 수술한다면 그것은 의사로서 자격이 없는 거니까요.
은비는 거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사촌 언니의 교복까지 빌려
입고 성형외과를 가보기도 하는데요. 결국 초등학생임이 들통 나고 말아요.
며칠 후 은비는 핸드폰으로 이상한 문자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10살 이상이면 누구나 성형 수술이 가능하다는 병원의
메시지였죠.
당연히 은비는 전화를 해보았고, 예약을 한 후 병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게다가 이 매직 병원에서는 은비에게 무료로 수술을
해주겠다고 하네요. 또 의사 선생님은 자신이 마법사라며 수술이 아닌 마법으로
얼굴에 칼을 대지 않고 성형 수술을 한다고도 했어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나긴 하죠? 그런데 사실 이
부분이 이 책의 반전이기도 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흐름과 전혀 다른 결말이 나와서 깜짝 놀랐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은비를 수술해주었고 마법의 힘으로 예뻐졌기 때문에 절대로 거울을 봐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거울을 보게 되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게
된다구요.
은비는 자신이
어떻게 예뻐졌는지 볼 수는 없었지만 거울을 보게 되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갈까 봐 조심 또 조심을 하게 되죠.
집으로 돌아온 은비는 엄마를
마주합니다.
엄마는 은비가 몰라보게 예뻐졌다며 놀라지요.
게다가 이게 마법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니 엄마 입장에서는 황당할 뿐이지만
아빠와 이야기를 나눈 후 은비를 위해 집의 거울을 모두 떼어내고 은비를 전학시키기로 합니다.
예나가 있는 판교로 이사를 가고 판교의 민들레 학교로
가기로 하는데요. 민들레 학교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아이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해주며 자신의 적성과 취미를 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학교라고
하네요. 또 왕따와 학교 폭력과 욕설이 없는 학교이기도 합니다.
이런 학교라면 저도 보내고
싶네요.^^
은비는 민들레 학교로 전학을 가고 나서도 쭉 거울을 보지
않았어요.
그리고 새로 전학 간 학교 친구들은 은비에게 먼저 다가와
주고 예쁘고 귀엽다고 칭찬도 해주었지요.
또 예나와 예나 엄마를 만났을 때 은비가 예뻐졌다고 해주니
은비는 자신이 마법으로 예뻐진 것에 대해 의심을 할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같은 반 현종이라는 남자친구에게 좋은 친구가 되자고
고백까지 받았으니 은비는 이 모든 게 자신이 예뻐졌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빼빼로 데이에는 친구들에게 빼빼로를 많이
받았고 또 현종이에게는 빼빼로와 인형이 담긴 바구니를 받기도 했어요. 친구들은 인기가 많은 은비를 부러워하게 되었죠.
은비는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요.
은비는 자신을 찍은 사진을 보게
됩니다.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요.
그래서 은비는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게
되지요.
물론 그 거울 속의 은비는 달라진 게 없었답니다. 저도
여기서 깜짝 놀랐어요. 무슨 일이지? 저는 당연 마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달라진 게 아니었다니... 사람들은 다 은비가 예뻐졌다고 했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아지고, 남자 친구에게 고백도 받았는데 말이죠.
그 마법의 힘은 바로 엄마 아빠의
사랑이었어요.
엄마는 은비의 일기를 읽고 은비가 고쳐야 할 것은 얼굴이
아니라 마음이었다는 걸 알았던 거죠.
그래서 엄마는 마음을 치료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기
위해서 아빠 친구였던 정형외과 의사에게 도움을 청했던 거고 예나와 예나 엄마에게도 부탁을 했던 거죠.
은비가 민들레 학교에서 친구들이 잘해준 것이 자신이
예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그저 은비가 자신감 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친구들을 대했기 때문이었어요.
결국 외모는 달라진 게 없었지만 은비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그것이 매력이 되어 친구들에게도 인기를 얻게 된 거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고 소중히 여길 수 있다는 것을, 자신감을 갖고 친구에게 다가가면 친구들도 자신을 좋아하게 될 거고 그러면 외모는 점점 더 예뻐지게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은비는 깨닫게 됩니다.
외모라는 것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는 요즘 시대에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참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어요.
저는 진짜 마법으로 은비가 예뻐졌다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마지막에 이 모든 것이 엄마 아빠의 계획이었다는 사실에 놀랐지요.
자신의 아이가 무언가로 인해 아파한다는 것은 부모로서 정말
괴로운 일인데요.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참 어렵더라구요.
외모 때문에 자신감도 없고 친구도 없어서 힘들어하는 은비가
스스로 매력이란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도와준 부모님의 노력에 감탄했고, 저도 그런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저희 집 사춘기 딸아이도 외모에 자신 없어 하는데 저는
작은 부분이든 칭찬을 해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너는 얼굴이 하얘서 세련되어 보인다던가, 다리가 예뻐서
짧은 반바지가 잘 어울리거나 하는 소소한 칭찬을 해주는데요. 이런 칭찬이 은근히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더라구요.
자신감이란 예쁘다는 그 직관적인 사실로만 키워지는 게
아니라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도 달려있다는 것을 딸아이를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죠.
고은비처럼 자신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을 텐데요.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법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