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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갖고 싶은 꼬마 원숭이
앤 망간 지음, 박민정 옮김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저는 그림책을 볼 땐 먼저 그림부터 봅니다. 그림이 주는 여러 가지 느낌을 먼저 듬뿍 받아 보려는 거지요. 이 책을 펼치면 우리가 흔히 보는 원숭이와는 좀 다르게 생긴 원숭이 그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눈이 아주 크고 동그라며, 색깔은 검은빛을 띈 회색입니다. 귀는 뾰족하게 솟아 있구요. 그러나 아주 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숭이도 여러 종류가 있지요? 종류에 따라 생김새도 참 많이 다르던데, 이 원숭이는 어떤 원숭이를 모델로 그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은이를 보니 영국 사람이네요. 그린이도 영국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그림의 색감도 정글의 느낌을 잘 표현해 주네요. 깔끔한 선과 강렬한 색상, 일단 그림이 마음에 듭니다.
이 이야기는 교훈을 목적으로 하고 있네요. 호기심 많은 아기 원숭이 시미아는 눈에 보이는 모든 걸 너무너무 사랑해서 모두 갖고 싶어했어요. 그런 아기 원숭이에게 엄마가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것은 네가 가질 수 있고, 어떤 것은 친구들 것이고, 또 어떤 것은 모두 같이 나눠 가져야 해. 모든 걸 꼭 혼자서만 가져야 즐거운 건 아니란다.” 아기 원숭이 시미아도 결국엔 이렇게 생각하지요. ‘꼭 나 혼자서만 갖지 않아도 좋은 게 너무 많아요.’
그렇게 생각하기까지는 아주 많은 시행착오(?)를 가진답니다. 선인장 가시에 찔려도 보고, 재규어의 크르릉거리는 소리에 놀라 도망도 치고, 벌에게도 쏘이면서 말이죠. 친구들이 재미있게 가지고 노는 예쁜 돌을 혼자 차지하려고 빼앗아 달아나다가 호수에 풍덩 빠뜨려 버려서 아무도 가지고 놀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늘 높이 떠 있는 달을 가지고 잡으려다 나무에서 떨어져 다칠 뻔 하기도 하죠. 엄마의 “그렇게 하지 말아라.”란 말을 안 듣고 말이죠.
그러나 결국은 스스로 깨달아 가는 과정을 아주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아름답게 그려가고 있답니다. 걱정하는 엄마의 말도 한 번씩 넣어 가면서요. 그래서 교훈이 주제이지만, 그 교훈 때문에 딱딱해지거나 지루해지거나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답니다. 또한 정글을 배경으로 하여 다양한 동물과 식물들이 나와서 어린 아이들의 인지 발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정말 한 권쯤 가지고 있으면서 두고두고 읽어 보아도 언제나 미소를 머금고 읽게 될 좋은 책으로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