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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롱이 이야기 - 아직 그리고 있습니다, 그 병아리
김진솔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웹툰 작가가 들려주는 작가의 인생

웹툰 은 인터넷 웹페이지 에 연재되는 만화다.
웹툰 이 많은 인기를 끌면서, 웹툰 창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웹툰 작가의 삶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뾰롱이 이야기"를 선택한다.
"뾰롱이 이야기"는 웹툰 작가로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겪게된
삶의 우여곡절을 이야기 한다.

"뾰롱이 이야기"는 미술 대학에 진학하고, 웹툰 작가로 성공하지만,
긴 슬럼프 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10년간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어릴 적 연필은 낙서를 그리며 웃음 짓게 만드는 재미난 장난감에 불과하다.
교실 맨 뒷자리는, 어느새 나만의 비밀스러운 창작이 이루어지는 작고 다정한 화실이 되었다.
하얀 공책은 나의 서버였고, 뭉툭한 연필은 나만의 언어다.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취미가 타인과 감정을 나누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깨달은 순간이, 창작의 길로 이끈
진짜 첫 시작이었을 것이다.
열네 살 무렵 공부를 포기하고 미술 학원에 정착하는 쪽을 택한다.
뻣뻣한 목각 인형을 그리며 시작된 첫 입시 미술.
엉뚱한 만화를 사랑하던 소년은 입시의 세계로 발을 들인다.
사람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현실을 담담히 인정하고 나자,
동물을 그리기로 한 것은 거대한 입시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나름대로 가장 치열하게 내린 타협안이다.
병아리를 선택한 것은 그리기 쉽고 귀여워서이다.
볼품없던 뾰롱이 스케치 가 지금의 둥글고 사랑스러운 뾰롱이로
다듬어지기까지는 길고 긴 세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점 두 개와 세모 하나로 이루어진 단순한 얼굴이지만,
내면에서 요동치는 불안함과 연민의 감정이 깊이 투영된다.
상향 지원으로 넣었던 마지막 대학교의 실기 시험일이 다가온다.
기대감조차 남아있지 않아 체념 섞인 심정으로 대학 홈페이지 에 접속한다.
합격이라는 두 글자를 확인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대학 생활은 아무런 목적지 없이 넓은 바다에 툭 던져진 작은 조각배 같다.
게임 은 목표와 열정 없이 도착한 대학교라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완벽한 쉼터가 되어준다.
나태한 대학 생활을 이어가던 도중, 과감하게 휴학을 결심한다.
진솔한 그림이라는 소박한 페이지 를 만들고, 우스꽝스러운 개그 캐릭터 를
올리며 활동을 시작한다.
우연히 올렸던 개그 만화 하나가 알고리즘 을 타게 되자,
방구석에서 끄적이던 낙서가 세상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은 마구 요동치기 시작한다.
대중의 관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달콤하고도 따가운 것인지 온몸으로 실감한다.
입시의 압박감 속에서 나를 위로하기 위해 그렸던
뾰롱이는 SNS라는 넓은 무대에 등장하게 된다.
뾰롱이와 뾰순이를 주인공으로 한 몽글몽글한 커플 만화는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녹이는 묘한 매력이 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10만 팔로워 를 모았지만,
마침내 군대에 가야 할 시점이 찾아온다.
2년이라는 긴 공백기 동안 사람들이 뾰룡이를 완전히 잊어버릴까 봐 너무나 두렵다.
어두컴컴한 사지방 구석 컴퓨터 에 앉아 묵묵히 뾰룡이를 그린다.
30분의 인터넷 사용 시간에 맞춰 정성껏 그린 만화를 업로드 하며,
세상 밖의 사람들과 아주 가느다란, 그러나 소중한 연결고리를 이어간다.
해킹범들이 정교하게 파놓은 가짜 로그인 페이지 에 개인정보를 갖다 바친다.
해킹범들은 10만 팔로워 페이지 를 통째로 훔쳐 유유히 달아나 버린다.
전역 후 펼쳐질 모든 희망이 단 한 번의 실수로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다.

계정 자체는 간신히 되찾을 수 있었지만,
치열한 기억들은 단 하나의 흔적도 남지 않고 모두 증발해 버린다.
홀로 남겨진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길고 지독하고 끝없는 겨울의 시작이다.
페이스북 이 저물고 인스타그램 이 떠오르던 시기,
서둘러 인스타그램 계정을 새로 만든다.
기억해 주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소수의 팔로워 들과 함께
뾰롱이를 다시 그릴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인스타그램 으로 다시 시작하고, 지독한 제자리걸음의 연속이다.
해가 지나갈수록 선명해지는 불안감은 긍정적인 감정들까지 서서히 갉아먹기 시작한다.
10만 팔로워 달성이라는 타이틀 하나에 의지해 뛰어든 취업 전선은
생각보다 훨씬 차갑고 막막하다.
좁고 어두운 방구석에 홀로 웅크린 채 묵묵히 뾰롱이만 그리는 고립된 나날들.
언제 대박이 날지 모르는 병아리 하나만 부여잡고 부모님 등골을
빼먹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다.
뾰룡이도 언젠가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나의 진짜 길이 되기를 눈물로 기도한다.
살고 싶다는 내 처절한 이야기가 하얀 진료실 안에 조용히 울려 퍼진다.
하루빨리 나를 갉아먹는 이 끔찍한 시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절박함이 솟구친다.
모든 투병 과정을 가족에게 철저히 비밀로 부치기로 다짐한다.
우울증이 가져다준 가장 무서운 단점은, 서서히 나 자신을 잃어간다는 사실이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지내는
처지가 그토록 수치스럽고 고통스럽다.
전역 후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30번이나 이모티콘 에 도전한다.
사람들은 완벽하고 차가운 선보다, 어설퍼도 편안하고 친근한 선을 원한다.
내 안의 꽉막힌 기준을 스스로 깨부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군대 사지방 시절처럼 낡은 마우스 를 다시 손에 쥔다.
삐뚤빼뚤하지만 자연스러운 선을 가진 이모티콘 세트 를 제출한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통과는, 그림을 영영 놓아버릴 뻔했던 내가,
기어코 스스로의 한계를 이겨낸 기적 같은 순간이다.
인스타 피드 를 분석하고, 조금 더 정교하게,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일러스트,
일상 만화, 네 컷 만화 등 다양한 형식을 시도한다.
3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우울증과의 씨름에 마침표가 찍힌다.
고통스럽게 정체되어 있던 시기를 지나 5만 명이 넘는 새로운 팔로워 가 모인다.
아픈 새끼손가락이었던 뾰롱이가 마침내 인생에서 가장 사랑스럽게
치켜세울 수 있는 단단한 엄지손가락으로 찬란하게 피어나는 순간이다
뾰롱이의 영혼의 단짝인 서브 캐릭터 쪼롱이는
SNS에서 돌아다니는 귀여운 뱁새 짤에서 시각적 영감을 얻어 탄생한다.
페이스북 해킹 사건으로 흔적도 없이 팔로워 가 날아가 버렸던 날로부터
10만 팔로워 를 달성하기까지 꼬박 10년이라는 길고 쓰라린 세월이 흐른다.
내 안의 상처를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고 싶은 마음에 덤덤히 글을 이어나간다.
아픈 새끼손가락에서 당당히 엄지가 된 뾰롱이처럼,
내 안의 트라우마 를 온전히 마주하고 극복해 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본질적인 성공은 누군가의 마음속 빈곤함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행위에 있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둥글게 깎아질 수 있는 건,
논리적인 반박이나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무해하고 단순한 귀여움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쉬는 법을 잘 모른다.
미련한 강박조차도, 지난 10년의 상처를 맨몸으로 견뎌낸
내가 스스로에게 수여하는 눈물겨운 훈장이다.
과거에 쌓아 올릴 투박한 벽돌들이, 먼 훗날 지켜주는 단단하고 거대한 성벽이 된다.
아무리 깊고 차가운 절망 속에 빠져 있더라도,
묵묵히 버텨내는 오늘 하루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넘어졌다면 억지로 일어나려 애쓰지 말고
뾰롱이와 쪼롱이의 동그란 온기에 기대어 편안하게 숨을 고르기 바란다.
웹툰 이 인기를 끌면서 웹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인기 웹툰 은 원 소스 멀티 유즈 의 다양한 콘텐츠 로 가공되면서,
인기와 부를 거머쥘 수 있다.
웹툰 을 보면서 자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갖기도 한다.
작가는 창작의 고통을 겪는다.
창작의 고통은 영혼을 바쳐 작품을 만들어 내는 어려운 일이다.
웹툰 외모지상주의 의 작가 박태준은 자신의 페이스북 에
망망대해를 매주 항해하는 기분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창작의 고통을 호소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웹툰 은 쉽게 접하지만, 웹툰 을 그리는 웹툰 작가의 삶은 알기 어렵다.
한 편의 웹툰 이 나오기까지 작가는 어떤 과정을 겪는지 이해한다면,
웹툰 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뾰롱이 이야기"에서는 웹툰 을 시작하게 된 계기,
웹툰 작가로 살면서 생긴 에피소드, 작품 활동을 하면서 겪게 된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므로,
웹툰 작가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웹툰 작품을 보는 것은 쉽지만, 작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얻는 것은 어렵다.
작품이 세상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없다면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는 없다.
"뾰롱이 이야기"는 작품 활동을 통해서 얻게 된 삶의 성찰과
작품이 표현하고 싶은 의미를 이야기 한다.
작품 활동의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작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은
작가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뾰롱이 이야기"는 웹툰 작가의 삶을 솔직하게 고백하므로,
웹툰 등 창작 활동에 관심이 있거나,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모티브 와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뾰롱이 이야기"를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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