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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
오타 시오리 지음, 이구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6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 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적거리는 거리가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삿포로 는 넓지만 좁은 도시다.
뭔가 제대로 된 큰 일을 하기에 삿포로 는 좁다.

아빠가 해외에서 근무하게 됐을 때, 편안한 생활이 중요한 엄마는
삿포로 에서 친정집이 있는 오비히 로 이사한다.
미사키 히마리 는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지만 피아노 로 똑같이 연주하면서 신동이라 불린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히마리 피아노 실력이 늘지 않아 평범해진다.
엄마는 초등학생인 히마리 를 아무 연고도 없는 영국의 음악학교에 보낸다.
히마리 는 영국에서 사고를 당하고 더 이상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어 귀국한다.
학교에 가기 싫어도 가야 하는 이유는 다시 피아노 를 칠 수 있을 거라 믿는
엄마의 지옥 같은 기대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학로 옆 철쭉 울타리로 둘러싸인 집 앞에서, 에스닉 스타일 옷을 입고,
흰머리를 보라색으로 물들이고, 반다나 를 머리에 두른 할머니가,
빗자루를 한 손에 든채 사람들에게 잔소리를 한다.
스기우라 할머니는 히마리 의 표정이 우중충하다고 말하며, 안 좋은 일이 있는지 묻는다.
히마리 는 이사도 하고 병원도 다니느라 학교에 처음 나오는 날이라 말한다.
할머니는 아파할 걸 생각하면 안쓰러워서 견디기 힘들다고 말한다.
인간은 연약하고 다쳐서 불쌍해 보이는 사람은 괴롭히지 못한다.
강해보이려면 너그럽게 굴어야 한다.
키도 작고 손에 붕대도 감았으니 다들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니
친구들에게 환하게 웃어주라고 말한다.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면 빗자루를 들고 뛰어가서 혼쭐을 내주겠다고 말한다.
튀는 옷차림새와 달리 의외로 다정한 스기우라 할머니가 이상하게 싫지 않다.
삿포로 는 벚꽃이 빨리 진다.
교문 옆에는 늦게 피는 겹벚꽃이 피어 있고, 다른 나무들에도
흰색, 분홍색, 보라색 꽃들이 히아신스 처럼 송이송이 피어 있다.
스기우라 는 정원을 손질한다.
히마리 는 용기를 내 무슨 나무인지 묻는다.
스기우라 는 라일락 이라고 답한다.
스기우라 는 히마리 의 표정이 아침하고 다르게 무척 밝다고 말한다.
히마리 는 해바라기라는 뜻이다.
스기우라 는 지금 심은 꽃이 해바라기라고 말한다.
히마리 는 영국 유학을 떠나고 사고를 당한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스기우라 는 차가운 커피 를 히마리 에게 권한다.
커피 는 생각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쓰다.
하지만 꽃향기 같은 커피 향이 너무 좋다.
모에레누마 공원에 있는 '노을 지는 타셋'에서 구입한 커피 라 한다.
인생은 실과 같다는 노래 가사도 있다.
믿고 잡아당긴 실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엉켜버리기도 한다.
스기우라 는 히마리 가 잘 풀려서 다행이라 말한다.
스기우라 의 다정함은 쓸쓸함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황혼이 다가온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항상 내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움츠러든다.
내일 스기우라 와 인사 나눌 생각을 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다음날 아침에 히마리 는 스기우라 를 만나지 못한다.
하굣길에도 스기우라 를 발견하지 못하고, 스기우라 의 집을 찾지 못한다.
히마리 는 '노을 지는 타셋'으로 자전거 페달 을 힘차게 밟기 시작한다.
하룻밤 사이 스기우라 집이 사라지고, 스기우라 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히마리 는 '노을 지는 타셋' 점장에게 스기우라 를 아는지 묻는데....

존 밀턴 케이지 주니어 의 '4분 33초'는 조용한 '노을 지는 타셋'에
아주 잘 어울리는 곡이다.
타세 하야리 점장은 커피 를 내리는 동안 늘 여러 가지를 생각한다.
커피 가 맛있길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크지만,
그것 말고도 좋은 일과 나쁜 일, 앞으로 일어난 일과
잊을 수 없는 과거, 그런 것들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기도 한다.
프렌치프레스 에 천천히 뜨거운 물을 붓기 시작하자,
꽃이 활짝 피어나듯이 커피 향이 피어오른다.
작게 들리는 소리는 점점 높아지다가 이내 낮아지더니 잦아든다.
카페 의 벽시계는 멈춰 있고 그윽한 커피 향과 함께 의식은 가라앉는다.
타셋 은 바리스타 하야리 와 원두 볶는 일을 맡은 로스터 히루레 가 함께 운영하는 카페 다.
카페 타셋 의 마스코트, 골든 리트리버 모카 는 연갈색 커다란 개다.
하야리 와 히루레 는 시간의 수호자로서 깊은 후회를 품고 있는 사람을
4분 33초 동안 과거로 안내한다.
돌아가고 싶거나 바꾸고 싶은 시간을 찾을 때까지는
닿고 싶어도 닿을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을 계속 헤매게 된다.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시간과 되돌리고 싶은 행동이 있다.
팔 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사요코 를 그리워 하는 고바야시,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는 딸 히나코 를 위해 태국으로 떠난 스기우라,
가수 데뷔 를 위해 도쿄 로 함께 떠나자는 남자 의 부탁에 대답하지 못한 유키에,
엄마를 증오하면서도 사랑하는 파티시에 다카나시,
약속 시간에 늦어 자신을 기다리던 쓰키코 를 교통사고로 죽게한 히마리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카페 타셋 에서는 후회하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아릿하고 쓰디쓴 기억으로 딱 한 번.
주어진 시간은 단 4분 33초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4분 33초라는 시간 동안만 가능한 일이다.
모든 사람이 다 자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주 작은 변화라 해도 먼 미래에는 커다란 변화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과거를 바꾼다고 원하는 모습의 미래가 될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미래가 원하는 대로 바뀌지 않는다 해도 또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새로운 미래가 꼭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더 괴로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때도 있지만, 아주 멋진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때도 있다.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다.
누구나 되돌리고 싶은 아픈 과거가 있다.
만약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삶을 되돌릴 수 있을까.
카페 타셋 은 단 한번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한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삶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과거를 바꾸는 행동이 필요하다.
과거를 바꾸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단 4분 33초.
바꾼 결과가 해피엔딩 이라는 보장도 없다.
"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는 타임 리프 를 소재로,
카페 타셋 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시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삶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무심코 지나간 시간이 언젠가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흐르는 물처럼 지나간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는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는 사람들이
운명의 분기점에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인생이 변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다.
삶의 시간은 무심히 흘러간다.
오늘의 결심이 내일을 결정한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오늘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내일의 내가 오늘의 결정을 후회할 것인가, 만족할 것인가는 알 수 없지만,
후회 없는 결정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바른 자세일 것이다.
"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는 지금 이순간이 가진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소중한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야 함을 깨닫게 한다.
오리지널스 와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널 구원할 시간 4분 33초"를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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