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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에서 잔까지 - 차의 마음을 담은 소수민족의 땅, 중국 귀주성 차 기행
이은주 지음 / 대경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귀주 변방차 기행

책을 선택한 이유
차는 오랜 역사를 지닌 전 세계적 기호 식품이다.
달마 대사가 수련 중에 쏟아지는 졸음을 쫓기 위해
잘라낸 눈꺼풀 이 차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질 정도로
차의 각성 효과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귀주는 마오타이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고원 지대에서 많은 차가 생산되고 있다.
귀주의 차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잎에서 잔까지"를 선택한다.

"잎에서 잔까지"는 귀주의 자연, 명차 도균모첨, 선인령 차,
귀주성 성도 귀양의 차 문화, 칭탕의 제다, 중국의 다법,
만무차해, 귀주성 농학과학원, 차를 대하는 마음을 다룬다.

귀주성의 성도, 귀양은 고도가 높고 습윤한 아열대 기후의 도시다.
완만한 기온과 잦은 운무, 비, 석회암 토양이 찻잎의 맛을 키운다.
귀주 북동부, 카르스트 고원이 나타나는 메이탄 현은
대규모 재배, 가공, 유통이 고르게 자리 잡는다.
도균시 서쪽 카르스트 고원의 한복판에서
아침 일찍 정상으로 향하는 차에 오른다.
정상부는 넓은 초원으로 평원하다.
초원은 끝을 가늠하기 어렵고, 협곡에서 능선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이 잎과 잎을 스치며 길을 만드는 모습이 보인다.
동서로는 약 10킬로미터, 남북으로는 6킬로미터라지만,
실제 크기는 가늠할 수 없는 바람의 폭과 더 닮았다.
나사각 풍경구를 지나 산자락으로 내려오니, 길 끝에
도균모첨 차 구를 알리는 큰 표지석과 차밭이 펼쳐진다.
차밭은 산비탈을 타고 물결처럼 이어진다.
모첨은 끝이 가늘고 뾰족해 작설이라고도 하고,
물에 젖으면 갈고리처럼 휘어 낚시바늘 차라는 별명도 얻는다.
해가 높은 오후 두 시, 땡볕이 춤추는 시간에
두 줄로 낮은 산등성이를 올라 찻잎을 딴다.
제다실의 솥 위로 열이 오르자 잎은 향과 맛을 찾기 시작한다.
사장님의 손이 찻잎을 덖어 나가는 동안 맨손으로 유유히
차 솥안을 유영하며 찻잎을 흔든다.
녹차의 제다 방법은 채엽, 살청, 유념, 건조로 이루어지니 큰 차이가 없다.
찻잎을 간혹 비벼가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수분을 균일하게 맞추어 먼저 말라 버리는 잎이 생기지 않게 한다.
도균모첨은 아주 섬세하고 작은 움직임으로 물을 낮고 부드럽게 우린다.
차에 맞는 우림 법을 선택해야 가장 맛있는 차를 마실 수 있다.
수태 는 차원의 숨은 소득원이다.
귀주는 차밭과 대나무가 공생한다.
여름엔 차나무를 살짝 가려 차광, 보습을 돕고,
봄철 죽순이 현금 작물로 기능한다.
귀주성은 중국 소수민족 중 가장 가난하다.
선인령 공장의 넓은 위조대에 찻잎이 펼쳐있다.
바람을 불어서 천천히 수분을 위조시키고, 증기로 살청을 한다.
초청, 증청으로 열을 잎의 심부까지 전달해 산화를 끊고,
유념은 형태와 질감으로 굳힌다.
살청으로 향을 멈추고 맛을 올리며, 유념으로 모양을 만든다.
선인령은 기계 살청, 유념, 건조 공정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 많아,
지역 견학처로도 활용되고 대학, 연구기관의 현장 기술 지원이 이어진다.
귀주성의 성도, 귀양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풍경은
난밍강 위에 우뚝 선 갑수루다.
도균 검하강의 백자교는 당나라 때 당문생이 지었다고 전한다.
백자교 위 차관에 들어서자, 황금빛 백자교 처마 끝마다 홍등이 달렸고,
입구의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작은 궁정에 든 듯하다.
풍우교는 동족이 살던 지역에서 발전한 전통 목조 건축의 대표적인 다리다.
마을을 대표하는 상징물이자 동족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귀정휴게소에서 중국 최고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천복명차를 만난다.
석판가의 돌로 반듯하게 다져 올린 길은 오래된 책의 첫 장 같다.
묘족의 옷을 입고 차관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차를 마신다.
평탄하지 않은 묘족의 역사로 많은 이들이 동남아로 흩어진다.
돌길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유랑과 눈물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두봉산 칭탕마을에 닿자 공장 마당 한쪽에는
방금 딴 잎이 햇살을 받아 위조 중이다.
칭탕 의 차나무는 중대엽종이 많고, 봄차를 주력으로 만든다.
칭탕마을 뚜윈홍 의 제다방식은 채엽, 위조, 유념, 산화,
1차 건조, 홍배, 안정화 순서다.
제다방식은 변하지 않지만, 잔에 담긴 맛은 해마다 조금씩 다르다.
차의 내포성은 원료와 공정에 따라 결정된다.
온도보다는 상태를 읽는 감각이 좌우한다.
개완은 삼재배라고도 부른다.
하늘, 땅, 사람을 뜻한다.
동작의 다법은 구름이 흐르고 물이 흘러가듯,
잔은 중지를 잔의 중심에 받치고 엄지와 검지로 감싼다.
차는 한 잔씩, 예의의 온도로 익는다.
유차탕은 차 산지에서 즐겨 먹는 전통 아침 식사다.
포만감과 허기가 쉽게 오지 않아서, 하루가 든든하다.
만무차해는 세상은 오로지 초록밖에 없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대부분 차 품족은 귀주성 농업과학원에서 개발하여 보급한
전미601로 산지 생산성, 품질 표준화가 이루어져 있다.
귀주는 원료기지이자 가공센터의 성격이 강하다.
소비의 무게중심은 동부, 남부 대도시로 치우쳐 있다.
귀주성 차공업박물관은 차 산지와 제다의 역사를 기록한 현장형 박물관이다.
근현대 중국 차 산업화의 전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살아 있는 표본이다.
귀주성 농학과학원 실험 차밭을 찾아 가는 길의 유채밭의 유채는 밀림 같다.
씨의 크기도 세 배 크기를 족히 넘는다.
번식은 삽목, 절목, 실생으로 나뉜다.
삽목은 품질이 일정하고, 뿌리 내림이 빠르며, 수확도 일찍 시작되나,
뿌리가 비교적 얕아 관리로 보완해야 한다.
접목은 대목 위에, 접수를 붙여 한 그루로 만드는 방법이다.
실생은 씨를 뿌려 유전적으로 모두 다른 개체를 키운다.
차나무는 동백과에 속하지만, 동백나무는 기름을 짜나 차를 만들 수 없다.
차 품종마다 폴리페놀 함량이 다르고 쓰고 떫은 맛이 다르다.
귀주성 농업과학원에서는 품종과 특질을 연구하고,
다른 성의 토양과 환경에 맞는 나무를 보급한다.
화시구 주안향 고차수 다원으로 향한다.
고차수는 오래된 차나무다.
귀한 숲을 지키기 위해 단지는 보존을 전제로 운영된다.
주거 환경을 정비하고 산책로, 전시, 체험을 엮어
재배-가공-관광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다.
귀양 삼림공원, 희원서원은 차를 내는 집이면서,
강연과 전시가 열리는 서원이다.
기둥은 나무를 피해 돌아서고, 천장은 가지가 지나갈 자리를 비워 둔다.
자연이 먼저 자리를 잡고 건축이 곁에 앉은 형태다.
희원차관은 중국 내 브랜드 위상도 높다.
선인령은 맑고 청아한 봄 녹차를 목표로 하며,
젊은 나무로 해마다 같은 녹차의 맛을 구현하려 한다.
칭탕의 홍차는 뿌가 깊고 대사가 안정된 고차수의 내력이 빛난다.
녹차는 효소를 초기에 실활시켜 생엽의 향을 살린다.
홍차는 산화와 홍배열로 맛을 세운다.
찻잎을 우리면서 자신을 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손바닥이 기억하는 미묘한 따스함, 잔을 들 때면 낮아지는 목소리,
첫 모금 전에 잠깐 머뭇거리는 숨이 여행 이후에도 차를 대하는 마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013년 한국인들이 가장 자주 소비하는 음식이
커피 라고 발표한다.
차는 커피 의 인기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면서,
차 한 잔 하자는 말이 어느새 커피 를 뜻하게 된다.
한국의 유구한 차문화는 조선 시대에 대부분 사라진다.
커피 의 인기는 조선 시대에 차문화 억압 정책에도 불구하고,
차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마음이 변치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차는 한국인의 전통이 담긴 소중한 음료다.
커피 에 쏠린 차 문화는 바꾸어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잎에서 잔까지"는 중국 소수민족 차의 고향 귀주성에서
차밭, 차 공장, 차관,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국의 다예,
귀주성 농업과학원, 귀주성 차공업박물관 등을 여행하면서,
차의 생산 과정과 중국의 차 문화를 견문한다.
젊은 차 나무로 맑고 청아한 봄 녹차를 생산하기도,
오래된 고목으로 내포성이 단단한 차를 재배하기도 한다.
농업과학원에서 품종 개발하여 생산성, 품질 표준화가 이루어진
중국의 차 농업은 거대한 산업이다.
중국 차는 전통과 대중 취향을 맞춰 다양한 형태로 가공, 유통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으로 명차는 브랜드화 되어 가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차관 등으로 차문화는 발전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소수민족의 굴곡진 삶이 담긴
변방차는 중국 차 산업의 정신적 보고로 자리잡는다.
"잎에서 잔까지"는 차의 재배, 생산 과정을 체험하면서,
차에 대한 이해를 돕고, 중국의 차 산업, 문화 현황을 살펴보면서,
중국 전통 차문화가 브랜드 화 되고, 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 가 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대경북스 와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잎에서 잔까지"를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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