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언제나 만남을 이야기했지
가와이 도시오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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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 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신분석으로 본 하루키 소설 속 만남







책을 선택한 이유



인생은 만남과 헤어짐의 쉼 없는 반복이다.


만남이 없는 삶의 이야기는 성립되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에서도 만남은 중요한 모티프 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에서도 만남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하루키는 언제나 만남을 이야기했지"를 선택한다.





"하루키는 언제나 만남을 이야기했지"는

우연한 만남, 다양한 만남의 양상, 포스트모던적 만남,

영원성과의 절대적 만남, 허구의 만남, 부정적인 만남,

자기 자신과의 만남을 다룬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어떤 선택이나 행동이

심리학적 의미를 지니는 것은 흔한 일이다.


만남이 생겨나려면 전혀 모르는 상대와 우연의 일치를 공유하고,

나아가 거기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


진정한 만남에는 당사자들이 공유하는 무언가가 양자를 이어준다.

깊은 만남에는 반드시 제3의 요소가 존재하며, 공유되어야 한다.


융 은 연금술에서 나타나는 마음의 변화를 치료 관계의 모델 로 삼고자 한다.


연금술사와 신비의 여동생은 인간의 관계인 반면,

왕과 왕비는 다른 차원에있는 성스러운 관계다.


연금술사는 상담자, 신비의 여동생은 내담자로 본다.

왕비는 무의식의 이성상인 아니마, 왕을 아니무스 로 보며,


상담자에게서 아니마 로, 내담자에게서 아니무스 로 향하는

교차된 관계가 중요하다.





겹치는 우연 없이는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연만으로는 진정한 만남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이에 더해 어떤 행동이 필요하다.


근대적 의식은 공동체에서 독립하여 확립된 개인의 의식이다.

자유로워진 의식은 새롭게 연결될 상대를 찾는다.


공동체의 반대나 금지의 뛰어넘기 불가능해 보이는 벽을

극복하는 과정은 이야기가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초기 작품에서, 만남은 디태치먼트 의 양상을 띈다.


관계에 헌신하려는 화자의 강한 의지는

말로 이루어지는 예술 작품을 향한 헌신인 동시에

깊은 차원의 만남을 위한 헌신이기도 하다.



포스트모던적 의식은 기본적으로 앞으로만 나아간다.


하나의 시니피앙 은 주체를 다른 시니피앙 에 제시하는

끊임없이 옮겨 가는 환유적 움직임을 따른다.


만남에는 예술 작품 등의 공유물이 중요하다.


중심이 여러 개이면서 둘레가 없는 원이라는 수수께끼가 공유된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무언가에 대해 깊은 연민을 느끼거나,

이 세상의 모습에 대한 이상을 품거나, 신앙을 찾아낼 때,

원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게 아닐까라는 대목은 매우 암시적이다.



영원한 것과의 순간적이면서도 절대적인 만남은

절대적이고 충격적인 동시에 너무나도 짧아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만다.


절대적 존재의 출현과 만남은 온 존재를 뒤흔드는 아름다움이지만,

격렬함으로 인해 확립되었던 자기 자신이 부서질 수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의 작품 세계가 디태치먼트 에서 커미트먼트 로 전환된다.

작은 이야기가 중심이기는 해도, 배경에서는 큰 이야기가 움직이고 있다.


치유에는 희생이 뒤따를 때가 있다.


희생은 의식 혹은 영혼의 매우 깊은 곳에서 저절로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으며, 개인의 힘으로는 도무지 바꿀 수 없는 종류의 일이다.




현실의 만남과 허구의 만남은 무 자르듯 구분할 수 없다.


전근대 세계는 현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었지만, 근대로 넘어오자

엄격하게 구분되었고 허구는 현실적이지 않아서 부정되었다.


포스트모던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금 현실과 허구의 경계선이

흐릿해지고 있다.


현실과 접점이 생기는, 허구와 현실의 우연의 일치가

일어나는 순간을 신기한 일로만 여기고 넘겨 버리면,

깊은 깊이가 생겨나지 않는다.


꿈도 현실도 아닌 세계에서 화자의 눈에 생생하게 나타난

실감나는 세계가 무라카미 하루키 의 작품에 종종 등장한다.


직접적 리얼리티 와 사후적 언어의 리얼리티 사이에서 흔들린다.

그럼에도 마지막 문장은 힘차게 리얼리티 를 긍정한다.



만남은 무서운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다.


선택이란 긍정적으로 말하면 하나를 고르는 것이지만,

부정적으로 말하면 다른 모든 것을 부인하고 배제하는 행위다.


선택은 다른 것을 배제하고 하나를 골라야만 하는 승부의 순간인지도 모른다.



페르소나 는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보여주는 얼굴이나 모습을 뜻한다.


가면 아래에는 내면에 해당하는 진짜 개인성이 숨겨져 있다.

개인성에도 내면을 만들고 내면을 두려워하는 것은

근대적 자아이자 그야말로 일인칭 단수의 특징이다.


연금술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왕과 왕비의 결합이며,

관계에는 네 가지 인격이 관여하는 셈이다.


두 사람의 관계에 공유물이 끼어들면 관여하는 요소는 셋이 된다.

최종적으로는 네 가지 인격이 관여하는 셈이다.


만남에는 공유물이 중요하다.


만남과 관계는 만나지 못하고 연결되지 않는 관계를 통해 보완될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는 암시는, 만남의 부정적 측면을 보여준다.



페르소나 는 사회에 보여주는 얼굴인 만큼 얼굴을 보는

타자의 존재를 항상 전제한다.


페르소나 가 없거나 약하고 느슨하면,

역설적으로 일반 사람들의 페르소나 와 비슷한 것을 걸치게 된다.


위화감과 의문이 생기는 이유는 아무런 목적과 맥락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관계와 자기의식의 관계는 근대적 의식의 특징이자 기반이다.

임시의 자신과 원래 자신 사이에서도 관계가 생겨나지 않는다.



일인칭 단수에게는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어둠과 폭력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해도 마음속에서는 어떤 진실성을 지닌다.


자신에 대한 역겨운 이야기를 마주했다는 사실은

고정점 없이 떠도는 포스트모던적 일인칭 단수의

어두운 면모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만남이다.



소설 속에는 다양한 만남이 존재한다.


소설의 줄거리만 쫓아가는 것도 좋지만,

소설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면 작품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하루키 는 작품에서 다양한 만남을 소재로 이야기 한다.


작품 속 만남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하루키 소설을 깊이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루키는 언제나 만남을 이야기했지"에서는

초기 소설집 "빵가게 재습격", 장편소설 "스푸트니크의 연인",

"기사단장 죽이기", 최근 소설집 "일인칭 단수" 등

하루키 소설 속에 나오는 다양한 만남의 유형을

정신분석학을 통해 분석한다.


융 심리학의 관점을 바탕으로 작품 속 인물들의 존재와

만남이 가져오는 의미를 분석하는 색다른 시도를 통해

하루키 소설 작품을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면 작품을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다.

작품 속 인물의 생각을 이해하면서 인간의 다양한 심리에 대한

통찰까지도 얻을 수 있다.


하루키 소설 속 인물들의 성격과 배치를 이해하면서,

이야기 구조를 만들고 뼈대를 구성하면서,

새로운 스토리 를 풀어나가는 작품 구상 방법도 깨닫게 된다.


 

"하루키는 언제나 만남을 이야기했지"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 다양한 만남의 의미를

살펴보면서, 인생 속 만남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바다출판사 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에서

"하루키는 언제나 만남을 이야기했지"를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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