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신서, 법은 누구의 편인가 - 다산 정약용이 풀어내는 정의란 무엇인가?
정약용 지음, 오세진 편역 / 홍익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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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조선시대 살인 사건파일







책을 선택한 이유


범죄는 시대를 대변한다.


살인은 중죄로 처벌받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조선 시대에 벌어진 살인 사건을 알아보기 위해

"흠흠신서, 법은 누구의 편인가"를 선택한다.







1장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면 안 된다 에서는


보고기한은 상해를 입힌 사람이 치료할 시간이 경과한 다음에

가해자에게 판결을 내리는 기간이다.


아버지가 이복 형제의 폭행으로 보고기한이 지나 사망하자,

아들은 아버지 의 원수를 갚기 위해 아버지의 이복 형제를 살인한다.


아들의 여동생은 정조 의 행차길을 막고,

아버지의 죽음을 살인 사건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정조는 자초지종을 듣고 의혹을 조사하라고 명령하는 데....



친척이 논에 떨어진 이삭을 줍자 도둑으로 감옥에 신고한다.


일곱 명이나 되는 식솔들을 새끼줄로 묶고 물에 뛰어드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진다.


정조는 일가족이 한꺼번에 죽음에 이르게 된 일에 크게 분개하는 데....



아버지와 아들의 폭행 끝에 며느리가 숨진다.


부자는 시신을 연못으로 끌고 가서 자살한 것으로 위장한다.

검시관은 썩어 문드러진 시신에 폭행당한 흔적을 발견한다.


무원록에 따른 익사자의 흔적과 시신의 모습은 일치하지 않는 데....



사내는 아들의 밭을 빼앗으려는 목적으로

오래전부터 아버지와 아들을 이간질하며 분노를 부추긴다.


아들의 살인 현장에는 사내와 아버지가 있다.

살인 사건의 범인은....



머슴이 싸우다가 아버지를 죽게 한다.


아들은 아버지를 재빨리 매장하고, 머슴에게 금품을 요구한다.

머슴에게 돈을 받은 아들은 14년이 지난 뒤 금품을 다시 요구하고,

머슴이 거절 당하자 고발하는 데...



남편이 고부 관계 악화로 아내를 꾸짖자, 아내는 죽이라며 발악한다.


사업에 큰 손실이 발생하며 감정이 격해진 남편은 아내를 폭행한다.

아내는 분한 마음에 벽에 머리를 찧고 자해하다 다음날 사망하는 데....



아내가 시아버지에게 욕을 하며 대들자,

남편은 잿물을 덮어 씌우고 무지막지하게 때린다.


다음날 아내는 헛간에서 목을 매어 죽은 채로 발견되는 데....





2장 나라에 법이 있다면 어찌 이럴 수 있겠는가? 에서는


옥졸이 죄수에게 관행이던 뇌물을 요구한다.


옥졸은 고참 죄수를 시켜 폭행하고, 죄수는 시달린다.

어느 날 죄수는 담벼락에 머리를 부딪치고 사망한다.


정조는 관원이 죄수를 사주하여 새로 들어온 죄수를

폭행 치사에 이르게 한 사건에 분개하는 데....



타향살이를 하는 재산 많은 양반이 동네 사람들이 미움을 산다.


마을 사람들은 노비를 통해 양반의 불륜에 대한 거짓 소문을 퍼트리고,

양반이 소문을 퍼뜨린 노비를 매질하자, 열흘 뒤 죽는 데...



전라 감영 비장이 역참에서 좋은 말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한다.


비장은 채찍으로 역마 관리 담당자를 매질하고,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한겨울 들판에 방치한 채 자리를 떠나는 데....



친척 돼지가 반복해서 농작물에 피해를 주자, 큰 싸움이 벌어진다.


악독하게 폭행을 가했고, 주범 아들과 종범 어머니는 투옥된다.

어머니가 조사를 받던 중 사망하자, 아들은 어머니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데....



도둑이 붙잡히자 칼로 찔러 살해한다.


피살자 가족은 보복을 걱정해 관아에 상황을 알리지 않는다.

동네 아이들의 증언으로 살인자는 검거되는 데....



이성계의 이복조카가 노비의 남편을 죽인다.


태종이 용서해주려 하자 신하들은 예외 없는 법 집행을 요구한다.

태종은 왕족을 포승줄로 묶어 유배지로 호송한 관원을 처벌하려 하는 데....



노파는 양반가 규수를 친척 남자와 결혼시키기 위해,

규수가 간음한다는 소문을 낸다.


규수가 시집을 간 후에도 노파는 모함을 멈추지 않자,

규수는 코웃음을 치는 노파를 칼로 살해한다.


정조는 규수가 수년 동안 당한 무고를 동정하는데....




3장 법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에서는


마을로 들어가는 큰길에 시체로 발견되지만,

사망 원인이 불명확하고 증인마저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를 진행하던 중에

복부에 미세하게 밟힌 자국이 발견되는 데....



혼인한 지 석 달만에 갑자기 부인이 자살한다.


시신의 목 뒤쪽의 뼈에 세 군데 칼자국이 난다.

유족들은 시어머니의 오랜 학대로 자살했다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고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조는 은밀히 암행어사를 파견해 진상을 밝히는 데....



피해자를 물에 빠뜨려 죽이자, 피해자 가족들이 가해자를 폭행하여 죽인다.


여러 사람이 폭행에 가담하고, 검시 결과가 제각기 다르다.

검시에 따라 주범이 뒤바뀌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데....



간통남이 남편을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분노한 남편은 부인의 오빠와 부인과 합세해 간통남을 폭행한다.

간통남이 사망하자 주범을 판단하기 혼란스러워지는 데....



태화강에서 남녀가 쪽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여자가 강물에 몸을 던지고, 남자는 황급히 도망친다.


쪽배를 뒤쫓던 뱃사공은 관아로 달려가 자초지종을 고하는 데....



주인은 여자 노비를 여자 노비 아들과 함께 양인으로 풀어주지만,

중병이 들어도 문병을 오지 않는 배은망덕한 처신에 화가 난다.

여자 노비에게 몽둥이질을 하고, 여자 노비는 사망하는 데....



남편은 부인의 제부와 간통남을 폭행하고, 간통남은 죽는다.


옥사가 길어지자, 남편과 부인은 제부를 주범으로 지목하고,

피해자 가족들도 의문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데....



4장 조선판 유전무죄 무전유죄 에서는


무관이 소를 사 가지고 돌아오다 도둑을 만나 죽는다.


무관의 아들은 급사한 것이며 도둑을 만난 일이 없다고 말한다.

살해 소문이 끊이지 않자, 정약용은 사건 현장으로 가는 데....



부모의 묘를 남의 집안 산에 몰래 설치한다.


화가 난 사람들은 범인을 폭행하고, 범인은 사망한다.

초검과 재검에서 주범을 다르게 판단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데....



남의 땅에 시체를 묻으면, 묏자리를 내준 집안은 멸문을 당한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엄청난 일이다.


묏자리를 두고 소송을 벌이는 산송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민사 소송 사건이다.


주인은 묏자리를 훔친 범인과 멱살잡이를 하며 다투다가,

범인이 벼랑 아래로 떨어져 죽는다.


사건의 주범, 실제 사인이 무엇인지 밝혀야 하는 데....



치고 받고 싸우다 사망하면서, 급소에 크게 폭행을 당한 흔적이 발견된다.


폭행한 집의 어머니가 독극물을 마시고 사망하자,

아들은 어머니가 폭행했다고 주장하는 데....



계집종이 첩이 되자, 정실부인과 아들, 손자가 병으로 죽는다.


손자며느리는 첩의 저주로 생긴일이라고 관아에 고발한다.

본처의 적자와 첩의 서자 간 갈등이 잦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데....



여동생이 어려운 시집살이를 하다 자살하자,

오빠는 남편과 시어머니를 무지막지하게 폭행하고,

시어머니는 사망한다.


지병이 있던 시어머니가 병 때문에 죽었는지,

폭행 때문에 죽었는지 밝히는 것이 관건이 되는 데....



창고지기는 미납한 환곡을 독촉하기 위해 찾아갓다가,

마당 한쪽에 있던 송아지를 끌고 나온다.


미납자는 창고지기를 구타하고 송아지를 빼앗은 후,

머슴에게 폭행을 사주하고, 창고지기는 저녁에 사망한다.


폭행 치사 살인의 주범에 대한 최종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데....




5장 법이란 억울한 백성을 살리는 것이다 에서는


엿 2개 외상값을 독촉하지만 갚을 생각을 하지 않자,

엿장수는 말다툼 하다가 피해자를 밀친다.


벌렁 넘어지는 과정에서 지게 뿔이 항문을 통과하여

복부를 관통해 사망한다.


수령들은 엽전 두 닢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으니

사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 말하는 데....



소를 탄 소년이 장대를 든 친구와 이야기 하던 중,

갑자기 소가 펄쩍 뛰어 땅에 떨어져 사망한다.


아버비는 친구가 장대를 휘둘러 소가 놀라서

떨어져 죽은 것이니 친구를 처벌해야 한다고 고발하는 데....



호형호제하고 지내던 소거간꾼 두 명이 몸싸움을 벌인다.


화해를 했지만, 시름시름 않던 소거간꾼이 8일 후 숨진다.

사건을 올리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자,

가해자는 장난을 치다 생긴 일일뿐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데....



주막에서 술에 취한 남편은 아내를 폭행한다.


동네 형제들이 남편을 말리자 시비가 붙고,

남편은 낫을 집어들어 형을 살해한다.


남편은 범행을 극구하고, 동생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데....



주인은 돈을 빌려간 머슴에게 빚 독촉을 하다가,

주먹으로 머슴을 수차례 때린다.


머슴과 화해하고 멀쩡하던 머슴이 여드레쯤 지나자,

몸에 독기가 번지자, 한증을 하다가 갑자기 숨이 멎는다.


머슴의 가족들은 구타가 사망의 원인이라며 주인을 고발하는 데...



상호 부조를 내지 않아 말다툼 하다가 몽둥이로 맞은 다음날 죽는다.


3개월 만에 의혹을 제기하자 검시를 실시한다.

스스로 넘어진 것이라는 증언이 나오는 데....



미치광이가 우연히 만난 사람을 이유 없이 몽둥이로 때린다.


피해자가 뇌진탕으로 사망하자,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관아에서는 정신이상자로 보아 사건을 상부 기관으로 이관하는 데...




술을 마시고 농담을 하고 장난을 치다가 싸움이 붙는다.


욕설을 퍼붓고 구타당한 피해자는 사흘 만에 죽는다.


조사 과정에서 한 쪽의 의관이 온전하고 다른 한 쪽의

의관이 부서진 사실이 사실이 밝혀지자,


유족은 당초 고발자를 바꾸어 의관이 찢어진자를 고발하는 데....



조선 시대에 벌어진 살인 사건의 면면은 조선 시대를 잘 말해준다.


가족 때문에 벌어진 살인 사건도 있다.


이삭을 주운 가난한 친척을 도둑으로 몰아 일가족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내몬다.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보복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보복이 두려워 가족을 죽인 살인자를 은페하기도 하고,

살인자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다.


가정 불화는 살인이나 자살로 이어진다.



조선 사회의 민도는 처참한 수준이다.


옥졸은 뇌물을 안 주는 죄수를 폭행하고,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을 쫓아내려 거짓 소문을 퍼트린다.


비장은 지나친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관리를 폭행하고,

노파는 양갓집 규수가 간음한다는 모함을 멈추지 않고,


살인자 아들은 죽은 어머니에게 모든 죄를 떠넘긴다.



조선시대의 법의학 이야기는 흥미롭다.


변변치 않은 낙후된 과학 수준에도

변사, 자살, 집단 폭행, 명예 살인, 살인 전가 등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다양한 수단을 연구한다.



돈을 받고 살인 사건을 은폐하려는 가족,

남의 땅에 부모의 묘를 몰래 쓰다가 벌어진 싸움,

첩이 본처의 자식들를 저주 했다는 고발 사건,


고된 시집살이로 자살한 여동생을 위한 오빠의 복수,

환곡 징수원의 폭행을 사주한 환곡 미납자,


외상값 독촉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

소에서 떨어져 죽은 소년의 사망 원인,


소거간꾼의 몸싸움 후 일어난 갑작스러운 사망,

살인을 하고 혐의를 뒤집어 씌운 뻔뻔한 살인자,


빚 독촉을 하다 구타한 후 시간이 지나 사망한 머슴,

상호 부조를 내지 않아 구타당해 죽은 자,


미치광이의 이유 없는 살인.

가족이 살인 혐의자를 바꾸어 고발한 이유 등


살인의 기록 등은 조선 시대의 진실을 알려주는 생생한 기록이다.



같은 살인 사건을 보면서도 사건을 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는 것은 재미있다.


정조는 온정주의를 바탕으로 판단하지만 사회 질서를 해치는 행위는 엄격한 태도를 보인다.

정약용은 공정성을 추구하면서 법치주의로 판단한다.


어떤 판결이 맞는지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시대 상황이나, 사회 통념 등 다양한 상황이 얽히고 설키면서,

지금과는 다른 기준으로 해석 될 수도 있다.


살인 사건의 원인은 원한, 치정, 금전 등이 원인이며,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 없는 인간의 검은 욕망을 잘 보여준다.


범죄를 은페하고 왜곡하거나, 제대로 법 집행을 하지 않는 등

조선에 퍼진 부조리는 심각한 수준이다.


노비를 때려죽이는 살인 사건은 비윤리적 행위를 떠나서,

조선 사회 멸망의 단초임을 생각하게 한다.


살인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검시 등에 대한 기록은

당시 열악한 과학 수준에도 체계적인 범죄 수사를 시도하였음을

알려주는 좋은 역사적 사료가 된다.



"흠흠신서, 법은 누구의 편인가"는

조선 시대 살인 사건과 판결에 대한 기록을 통해,

조선 사회의 병폐를 이해하고, 조선 사회상을 이해하면서,

인간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음을 깨닫게 한다.



홍익피앤씨 와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흠흠신서, 법은 누구의 편인가"를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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