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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랜드 엘레지
아야드 악타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평점 :
열린책들 과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트럼프 를 싫어하는 무슬림 미국인의 심리

아버지 아흐타르 는 도널드 트럼프 처럼 1980년대에 마구 빚을 내 투자한다.
1987년 주식 시장 붕괴를 시작으로 불행한 신용 사태가 쏟아지자,
아버지의 순자산은 마이너스 가 된다.
트럼프 는 경제적 위기에 처하고, 전처 이바나 는 여론으로 트럼프 를 공격한다.
트럼프 는 심장 마비로 쓰러졌다 깨어난다.
검사 결과 심장에 문제가 있었지만 간헐적 패턴으로 확인되자,
심장학 권위자인 아버지 아흐타르 와 만난다.
트럼프 는 아버지를 위해 세심하게 배려했지만,
정작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숙소에서 잠들기 전 아버지는 트럼프 의 전화를 받는다.
트럼프는 아버지에게 대접이 마음에 드는지 묻는다.
트럼프 는 아버지 이름의 파카스탄 발음이 어렵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악타르 로 불러도 좋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극진한 대접은 영광스럽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는 아버지에게 약속 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내일 꼭 가겠다고 약속한다.
트럼프 는 미안하다는 말을 못한다는 지적이 끝없이 제기된다.
잘못을 인정하는 건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고, 사업적 본능뿐 아니라
존재의 법칙 자체에도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버지는 트럼프 의 제스처 를 결코 잊지 못한다.
TV에서 전문가들이 트럼프 가 사과할 줄 모른다고 말하면
아버지는 성난 야유를 보낸다.
아버지는 트럼프 후보에 대한 매혹의 과정을 밟아 간 것은
중독의 범주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트럼프 의 헛소리를 이해하기 위해 정신적 왜곡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노망이 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트럼프 에게 투표하는지 다투다가,
아버지에게 선을 넘는 말을 하게 되자 마음이 괴롭다.
트럼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슬림 미국인이 911 테러 를 보면서, 미국이 당해도 싸고
앞으로 닥칠 일의 전조와 같다는 내용의 희곡 홍조를 쓴다.
희곡 홍조가 퓰리처상을 받고 세계적으로 상영되자,
사람들은 자전적 작품인지 물었고, 대답을 회피한다.
사람들은 조용한 회피를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부모님이 파키스탄 의과 대학에 다니던 1960년대는 격동의 역사다.
파키스탄 은 CIA에서 배운 테러 전술로 인도에서 분리된다.
유혈 사태가 벌어지면서 플랫폼에서 일꾼들은 시체 더미를 옮긴다.
수천 명의 시크교도가 불구가 되고 강간당하고 살해당한다.
어머니가 거의 평생을 사랑한 남자는 아버지가 아니라
아버지의 의과 대학 친구 라티프 아완 이다.
라티프 는 키가 크고, 조 바이든 과 인상이 비슷하다.
어머니는 라티프 가 무척이나 온화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라티프 가 목말을 태워 주면서
발목을 그러쥐던 거대한 손은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아프가니스탄 에서 벌어지는 소련과의 전쟁은 라티프 를 변모시킨다.
무슬림에게 소련이 상징하는 악은 무신론이다.
아프간 전사들은 고귀한 투쟁을 하지만, 건국의 아버지들은 세금을 내지
않으려 무기를 든다.
어머니는 요리 솜씨가 뛰어났음에도 평소엔 주방을 싫어했지만,
아완 가족과 함께 지내는 동안은 돌변하여 주방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아완 가족과 식사를 하면서, 라티프 는 본국에 돌아가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반대한다.
라티프 는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 페샤와르 로 돌아가 ,
CIA 자금 지원을 받아 병원을 설립하고,
무자헤딘 전사들을 치료하며, 위생병을 수련시킨다.
소비에트 제국이 무너지고 아프간 전쟁이 막을 내리자,
테러 단체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면서,
911 폭탄 테러로 이어진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을 버리고, 이라크 에서 전쟁을 일으킨다.
서구화는 무슬림의 땅과 믿음, 목숨을 앗아 갈 뿐이라는 견해들의,
가장 격렬하고 게릴라적 대변자는 오사마 빈 라덴 이다.

테러리스트 스파이 사망 소식이 CNN에 나오고,
뉴스에서 라티프 와 마난 형제의 사망을 알게 된
아버지는 충격을 받는다.
어머니의 반미 감정이 격렬해지고, 미국을 외국으로 부른다.
9월의 미국의 상징에 대한 모독은 상징이 지닌
힘의 심오함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준다.
미국의 신화가 깨지면서 참혹한 결과를 견뎌야 하는 것은
주로 미국인이 아니다.
전쟁과 정치를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는 건 잘못이다.
기꺼이 나서서 싸우지 않고는 보고 싶은 세상을 만들 수 없고,
원하는 세상을 유지할 수도 없다.
싸우는 건 삶에서 의미를 찾는 하나의 방식이다.

창으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건물들이 도로변에
간간이 보이는 익숙한 풍경이 이어진다.
운전사가 구자라트 말로 아이를 치료할 의사를 찾는다고 통화하자,
말을 알아듣은 아버지는 기사에게 펀자브 말로 치료를 돕겠다고 제안한다.
마을로 들어서면서 서행한다.
지저분한 천과 깡통, 녹슬어 가는 깡통, 판지로 지은
단층 가건물들이 서있으며, 낡아 빠진 작은 방에 사람들이
수십 명씩 우글거린다.
아이들이 차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하고,
헝클어진 머리에 옷차림도 꾀죄죄하지만 얼굴은 환히 빛난다.
아버지의 눈시울이 젖어 있다.
선적용 컨테이너 녹슨 상자로 만든 방,
작은 매트리스 에 남자아이가 힘없이 누워 있다.
골목에서 진료하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담배를 피운다.
노인은 담뱃대를 문 채 쭈그려 앉아
위대한 신의 사자 자이드 의 아들,
위대한 전사 오사마 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기사가 차를 살펴보는 동안
기사의 아들 오사마 도 나중에 위대한 전사가
되었으면 좋겠는지 묻는다.
아이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고,
제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다면.
아버지로서 그보다 큰 축복은 없을 것이다.
가난한 시골 운전 기사는 기쁜 기색으로 답한다.
도널드 트럼프 는 코로나 팬데믹 시절 치러진 대선에서,
사전 투표에서 큰 투표차로 패배하여 재선에 실패한다.
트럼프 가 사전 투표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미 의회에서 대통령 인증이 시작되자,
의사당에서 밖에서 부정 선거에 의문을 제기하던
시위대가 석연치 않게 의사당으로 진입하면서
비극적 사태가 일어난다.
대선에 패배한 트럼프 는 자택을 압수 수색 당하고,
머그샷 을 찍히는 등 민주당 정권의 정치 보복을 당한다.
트럼프 는 대선 선거 캠페인에서 호언장담한
랜드슬라이드 한 승리를 거두면서 설욕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의 정책에
많은 미국인들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에 대해 느끼는 생각은 극단적이다.
트럼프 에 열광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트럼프 에 반발한다.
트럼프 는 미국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트럼프 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각은
미국에 대한 상반된 사고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홈랜드 엘레지"는 파키스탄 출신 미국인 무슬림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트럼프 를 반대하는 미국인들을 이야기 한다.
아버지는 파키스탄 출신 심장 전문의로 트럼프 를 신뢰하지만,
무슬림 미국인 작가는 아웃사이더라는 생각에 트럼프 를 비판한다.
자신의 외모로 인해 당혹감을 느끼는 건 흔한 경험 중 하나지만,
피부가 희지 않다는 사실이 몹시 이상하다.
자신의 갈색 피부보다 흰 몸을 선호하는 욕망으로 발전한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무슬림 들이 갖는 미국에 대한 반감,
WASP로 상징되는 주류 백인 집단에 대한 뿌리깊은 증오,
비주류 무슬림 미국인들이 느끼는 차별에 대한 비관적 생각,
시대에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무너지는 흑인 공동체,
미국 최고의 결정적 가치로 군림하게 된 돈의 거대한 물결,
백인 기업을 비판하면서 흑인 기업의 기회를 만들려는 작태,
미국 사회에 만연한 무슬림에 대한 분노의 물결 등은
미국에서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미국인이
미국인으로 온갖 혜택을 누리면서도
미국을 싫어하는 이중적 심리의 원인을 생각하게 한다.
미국은 용광로라고 불리지만 그렇지 않다.
완충액은 물질들이 섞이지 못하고 분리되게 만든다.
미국의 서로 다른 인종들도 화합하지 못한다.
모국 파키스탄 에 대한 미국인들의 증오를 피하기 위해
인도계 미국인이라고 자신을 숨긴다.
모국에 대한 애정이 있지만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불만은 없다.
트럼프 에 대한 비판하는 미국인의 생각은
미국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소외감과 패배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다민족국가로 갈등 요소가 많다.
한국도 빠른 속도로 다민족국가로 변해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하겠다는
근시안적 정책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말살할지도 모른다.
한국은 같은 민족이지만 엄청난 대립을 겪고 있다.
이민이 증가하면 사회적 갈등은 더욱 심각해 질 공산이 크다.
지금부터라도 신중한 대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홈랜드 엘레지"는 파키스탄 출신 미국인이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무슬림 아웃사이더로서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에 소설적 허구를 결합시켜,
미국인으로 겪는 정체성 혼란과 소속감의 좌절을 이야기 한다.
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무섭다.
한국 사회도 외국인 이민자들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내 반트럼프 정서를 가진 사람들의 근원을 살펴보면서,
한국에서도 사회적 갈등에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열린책들 과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에서 "홈랜드 엘레지"를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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