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쓴 이혼일지 - 지극히 사적인 이별 바이블
이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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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선택한 여자의 이혼 이야기




책을 선택한 이유



2023년 한국 혼인 건수는 19만3천 건, 이혼 건수는 9만2천 건이다.


연간 혼인 건수의 절반 수준의 이혼이 발생하는 등,

한국 사회에서 이혼은 흔하게 발생한다.


이혼의 전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잘 쓴 이혼일지"를 선택한다.




"잘 쓴 이혼일지"는


1부 법적 이별

2부 현실적 이별

3부 정서적 이별

4부 물리적 이별

5부 마침내 엔딩


로 구성되었다.




1부 법적 이별 에서는


부모님에게 이혼 결심을 말하자, 예상한다는 듯한 반응에 놀랐고,

서운한 마음도 든다.


이혼을 결심한 이후로는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하고, 여유로워진다.

차가운 확신은 어느 때보다 가장 이성적인 시기를 겪는다.


이혼 프러포즈 는 사랑을 쟁취하는 것만큼이나 위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미친 사람 널뛰기를 하듯 떼를 쓰기도, 막무가내로 협박도 해가며,

남편을 설득하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투자한다.


여름에 시작된 습한 전쟁은 가을이 돼서야 법원에 갈 수 있게 된다.


강하게 견디게끔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드는 내가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완주에 집중하려 한다.



불편한 감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이는 남편이 유일하다.

다시는 그런 사이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분하고 속상하다.



법원에 협의 이혼 신청을 마치고 나면 조정 기일이 적힌 종이를 준다.


한 사람이라도 참석하지 못하면 협의 이혼 신청은 무효가 된다.

조정 기일을 받고 처리가 끝나버리자, 남편은 허무한 표정이다.


일주일은 슬프고, 술도 마시고, 취하고, 화도 나지만

2주가 되니 적응이 되어간다.


8월에 남편에게 이혼하자는 간청을 했고, 8개월을 더 같이 산다.


이혼할 남편과 동거하면서, 남편이 먹는 음식이 아깝다.

남편과 함께한 추억의 부엌 싱크대를 대기권 밖으로 내던지고 싶다.


전세가 나가지 않아, 이혼 신고를 마칠 때까지 동거를 계속하게 된다.



네이버 이혼 부부 카페에서는 과실이 있는 배우자를 유책이라 부른다.

명백한 이혼 사유가 없는 경우에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는 모른다.


남편의 휴대폰에 이름으로만 저장돼 있는 걸 발견하자 서운하다.

최종적으로 룸메. 친구.로 호칭이 정리된다.


사이 좋게 지내자는 문장을 가슴에 담아놓고 룸메 생활을 이어가는 데.....




2부 현실적 이별 에서는


이혼 커밍아웃, 청첩장을 전하는 마음으로 소식을 전해야 한다.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줬다.

위로를 하는 건 친한 직장 동료들이다.


또다시 이런 힘든 사연을 전하느라 서로 짠해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


서류 정리도 이혼 신고도 모두 끝났지만,

이혼한 남편과 룸메이트처럼 사는 이상한 동거를 한 지 2개월,


스튜디오 에서 웨딩 앨범을 무료로 택배로 보내준다는

친절한 안내에 어쩔 수 없이 주소를 불러준다.


결혼하고 나서도 1년 6개월이 지났고, 이혼을 하게 됐지만,

웨딩 앨범이 집까지 제 발로 찾아온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목표 자체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용서와 실수가 반복되는 사고들이 생기고,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습관들, 맞지 않는 관념을

결혼을 해보고 나서야 안 것뿐이다.


새 술은 새 잔에 담는다.

나의 마음을 행복하게 누일 집을 알아보러 다녀야 한다.



전세가 빨리 나가지 않는다.


현관에 가위 거꾸로 걸어놓으면 빨리 나간다는

엄마의 말에 귀가 쫑긋해진다.


새로 이사 갈 집을 알아보러 갔다가,

여기가 내 집이구나 하는 편안한 마음이 드는 집을 만난다.



미신이라는 게 별게 있을까.

안 믿으면 그만이고, 믿고 싶으면 지키면 그만이다.

가끔은 미신들을 믿고 지키고 싶을 때가 있다.



이혼을 하고 살림을 찢는 일은 괴롭고 어설프다.


네거 내거를 나누기 시작하며, 꽁냥거리는 모습이 조금 슬프다.

남편은 주요 가전을 가져가는 대신 돈을 달라고 한다.



서울에서 적당한 가격에 제대로 된 집을 찾기 쉽지 않다.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이라는 말도 옛말 같다.

부천도 휘황찬란하고 인천 가격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찬란한 짐 정리를 하는 데....





3부 정서적 이별 에서는


누군가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은 미워할 자신이 없거나

감당하고 싶지 않은 스트레스 를 소화하는 합리화일 수도 있다.


다정한 사람은 이혼을 할 때도 다양하다.


이혼을 하자고 처음 얘기했을 때에도 남편이 받아들이기

가장 좋은 주말의 오후를 고르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


내가 받은 상처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내 기분과 단호함을 가르쳐주고,


절박함을 호소하기 위해 절규도 하고,

미안해서 안부를 물어간 다정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시작의 날에는 누구의 잘못도 없다.

우리는 이렇게 되리라는 걸 모른 채 열심히 서로를 향한다.



결혼 1주년 기념 여행 때, 몸이 아파도, 남편에게 눈치 보고 신경 쓰인다.

다음 날 남편도 몸이 급격히 안 좋아진다.

전날 먹었던 한우 육회 때문이다.


뒤늦게 코로나 에 걸렸을 때, 주말 동안 남편이 어질러 놓은 것을 보며,

인격적으로 존중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든다.


코로나 에 걸렸을 때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남편이 이혼을 취하하겠다고 소송을 걸고, 더욱더 못살게 굴 것만 같다.


코로나 는 잘한 결정이라고 혼자 합리화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아서 이유를 만들어준다.



남편은 출퇴근에 세 시간을 써야 한다.


오전 6시에 출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처럼 황급히 출근해도,

저녁에 마법처럼 모든 게 치워져 있는 삶을 선사해 주는 것이 기쁘지만,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는 나쁜 버릇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열려 있는 치약 뚜껑과 눈을 마주치면,

집 안에 있는 모든 뚜껑을 쓰레기통에 처넣고 싶다.


뚜껑을 안 닫아주는 게 너무나도 싫었다.

나만 유난스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덜 닫힌 뚜껑 같아서.


섹스 는 정서적 안정, 상대방에 대한 신뢰의 확인,

사랑을 확인하는 또 다른 언어다.


남편이 섹스 와 격한 몸의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은

관계 자체에 큰 호응이 없기 때문이라는 믿음은 파괴되는 데....




4부 물리적 이별 에서는


광주 출신 남편의 어휘는 재미난 것들이 많다.


상황에 서운하다고 사용하는게 색다르게 느껴진다.

집에서 이사할 짐을 빼기 전 서운하다고 말한다.


거실 수납장에 있는 스타벅스 컵 두 개를 다 갖기 위해 옥신각신한다.


대만 여행에서 기분 좋게 사온 컵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에

괜히 분하고 욕심이 난다.


남편이 가져가라고 양보한 초록색 컵을 보면서,

눈물이 차오르자, 컵을 가져갈 수 없다.



이사를 하면서 짐이 점점 비어갈수록, 눈물이 차오른다.


동네 슈퍼 평상에서 남편과 함께 했던 날들이

다시는 못 오겠구나는 생각에 울음이 멈추지 않는다.


하고 싶어서 한 이혼이지만, 희망찬 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했던 처음 들어올 때 모습이 떠오르자, 울게 된다.


남편이 잘 되기를 바라고,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다.

남편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 사람이 되는 건 싫다.

나한테 하던 대로 변함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이혼하고도 남편과 장난 같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버틸 방도가 없어서다.


간격은 점점 멀어져 결국은 거대한 공백이 될 것이지만

그렇게 조금씩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사 전에 배송된 카드를 가지러 상암동 집으로 간다.


집은 딱히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모르는 사람의 집 같다.

청바지와 폰케이스 를 담아둔 쇼핑백을 가져가면

다시 올 일은 없다.



이혼을 결정한 후부터 남편은 주말에 대리운전을 뛰기 시작한다.


꾸준히 게으르게 살지 않는 것이 얄밉다.


한밤중에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하소연과 푸념을 늘어놓고,

아파서 수액을 맞으러 가야 할 때 태워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전 남편과 전 와이프 의 관계는 최소한의 배려인 것 같다.


외롭고 괴로워도 버텨내는 힘을 키워나가 보기로 하는 데....




5부 마침내 엔딩 에서는


하얀 대접에 정갈히 담긴 물 한 그릇 같은 마음.

아무 걱정 없이 웃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낯설고 놀랍다.


시간을 더 건설적인 계획과 예쁜 행복으로 채우는 일을

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관계를 단호하게 정리할 결단력이 필요하다.

존재의 이별과 정리는 만족감과 안정감이라는 보상을 준다.


결혼을 했어도 둘 이라고 느끼지 못한 날이 있고,

이혼을 해도 혼자라고 느끼지 않는 일이 있다.


이혼 사실을 농담의 소재로 활용하자,

자학 개그 라며 괴로워하는 모습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잘 쓴 이혼일지"는 이혼을 결심하고, 법적으로 이혼하고,

관계를 정리해가는 경험을 소개한다.


부모님에게 이혼 결심을 말하자, 예상한다는 듯한 반응에 놀란다.


이혼의 확신은 어느 때보다 이성적이다.


미친 사람 널뛰기를 하듯 떼를 쓰기도, 막무가내로 협박도 해가며,

남편에게 이혼을 설득한다.


여름에 시작된 습한 전쟁은 가을이 돼서야 법원에 갈 수 있게 된다.


편한 감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이는 남편이 유일하지만,

다시는 그런 사이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분하고 속상하다.



법원에 협의 이혼 신청을 마치고 나면 조정 기일이 적힌 종이를 준다.

한 사람이라도 참석하지 못하면 협의 이혼 신청은 무효가 된다.


8월에 남편에게 이혼하자는 간청을 했고, 8개월을 더 같이 산다.


이혼할 남편과 동거하면서, 남편이 먹는 음식이 아깝다.

전세가 나가지 않아, 이혼 신고를 마칠 때까지 동거를 계속하게 된다.


남편의 휴대폰에 이름으로만 저장돼 있는 걸 발견하자 서운하지만,

룸메. 친구.로 호칭이 정리하고, 룸메 생활을 이어가는 데.....




이혼 커밍아웃을 전하는 힘든 일은 다시 없으면 좋겠다.


전세가 나가지 않아 이혼한 남편과 룸메이트처럼 사는

이상한 동거를 한 지 2개월,


결혼하고 나서도 1년 6개월이 지났고, 이혼을 하게 됐지만,

스튜디오 에서 웨딩 앨범을 택배로 받는다.


용서와 실수가 반복되는 사고들이 생기고,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습관들, 맞지 않는 관념을

결혼을 해보고 나서야 안 것뿐이다.



이혼을 하고 살림을 찢는 일은 괴롭고 어설프다.

네거 내거를 나누기 시작하며, 꽁냥거리는 모습이 조금 슬프다.



서울에서 적당한 가격에 제대로 된 집을 찾기 쉽지 않다.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이라는 말도 옛말이다.



다정한 사람은 이혼을 할 때도 다양하다.


남편이 받아들이기 가장 좋은 주말 오후 이혼하자고 얘기하고,

내가 받은 상처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내 기분과 단호함을 가르쳐주고

절규도 하고, 안부를 물었으니 다정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시작의 날에는 누구의 잘못도 없다.

우리는 이렇게 되리라는 걸 모른 채 열심히 서로를 향한다.



코로나 는 이혼이 잘한 결정이라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코로나 에 걸렸을 때, 주말 동안 남편이 어질러 놓은 것을 보며,

남편이 이혼을 취하하겠다고 소송을 걸고, 더욱더 못살게 굴 것만 같다.



남편은 출퇴근에 세 시간을 써야 한다.


오전 6시에 출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처럼 황급히 출근해도,

남편이 열어 놓은 치약 뚜껑과 눈을 마주치면,

집 안에 있는 모든 뚜껑을 쓰레기통에 처넣고 싶다.


남편이 섹스 와 격한 몸의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은

관계 자체에 큰 호응이 없기 때문이라는 믿음은 파괴된다.




거실 수납장에 있는 스타벅스 컵 두 개를 다 갖기 위해,

남편과 옥신각신하며, 컵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에 괜히 분하고 욕심이 난다.


남편이 초록색 컵을 양보하자, 눈물이 차오르며 컵을 가져갈 수 없다.



이사를 하면서 짐이 점점 비어갈수록, 눈물이 차오른다.


하고 싶어서 한 이혼이지만, 희망찬 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했던 처음 들어올 때 모습이 떠오르자, 울게 된다.



남편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 사람이 되는 건 싫다.

나한테 하던 대로 변함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남편이 꾸준히 게으르게 살지 않는 것이 얄밉다.


이사 전에 배송된 카드를 가지러 상암동 집으로 간다.

집은 딱히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모르는 사람의 집 같다.



마음에 들지 않는 관계를 단호하게 정리할 결단력은

만족감과 안정감이라는 보상을 준다.


이혼 사실을 농담의 소재로 활용하자,

자학 개그 라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잘 쓴 이혼일지"는 이혼을 결심하고, 요구하면서,

이혼을 단행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쓴다.


별다른 이혼 사유도 없지만, 상대방의 습관이 싫고,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고, 믿음이 들지 않기 때문에,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단호하게 이혼을 진행하면서,

눈물을 쏟는 이중적인 생각은 아이러니하다.



이혼을 하게 되는 이유, 이혼에 대한 생각,

이혼이 주변 사람들과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은

이혼이 미치는 영향을 잘 알 수 있게 한다.


필요할 때 전 남편에게 의지하면서도,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점차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은


이혼 이후에 겪게 되는 인간 관계의 변화 과정을 알게 한다.



사소한 습관, 행동이 이혼의 불씨가 되고,

미움이 싹트면서 모든 것을 이혼 사유로 만들어 가면서,


이성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감정에 복받치는 심리는

결혼과 이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21세기북스 와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잘 쓴 이혼일지"를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잘쓴이혼일지 #21세기북스 #서평 #이휘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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