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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평점 :
환생하는 자와 환생을 막으려는 자
돌연사로 죽음과 출생을 반복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죽든 2005년 딸 송재이로 태어난다.
딱 한 번만 어른이 되어보고 싶다.
이기적인 우주의 시덥지 않은 환생놀이를 멈추고 싶다.
엄마 김은혜는 이제 막 상사가 된 남편 송유진의 직장 동료들로부터
형수나 제수, 아이들로부터는 삼촌으로 불린다.
재이는 바닥을 향해 머리부터 곤두박질치며, 허무하게 첫 번째 종말을 맞이한다.
1회차 괴물은 할머니 였다.
재이는 출생 과정이 뚜렷이 느껴지며 환생이 고통스럽다.
부모는 재이가 환생이나 죽음을 중얼거리는 것이 걱정스럽다.
재이는 부모와 함께 정소영의 심리 상담실에 간다.
소영은 다시 태어나면 된다는 아이의 목소리와
다시 태어날 기회는 여섯 번이라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목소리를 듣는다.
재이의 죽음은 스물여섯 살 소영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의 잇단 죽음, 심리 상담센터 개원,
중학교 교사 김요한 과 연애 등 3년의 시간 흐름이,
재이 의 죽음으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확신한다.
소영은 재이의 종말을 막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은혜는 페이스북 에서 초등학교 동창 이상훈을 발견하고,
수영 강사 상훈이 일하는 일산 범고래수영장으로
재이를 데리고 간다.
엄마 은혜와 상훈이 썸타는 중, 재이는 호기롭게 수영장으로 들어간다.
호흡의 리듬이 엉키고, 몸이 가라앉자,
재이는 두 팔을 퍼덕이며 물 밖으로 아주 잠깐 머리를 내민다.
2회 차 괴물은 엄마, 은혜였다.
소영은 결혼식 전날 피부과에서 두 번째 종말을 맞이한다.
재이가 목소리와 거센 물이 공기처럼 들이닥치는 소리가 들리며,
고시원에서 눈을 뜬 자신을 발견하자, 사력을 다해 목청을 터뜨린다.
소영은 자신과 재이가 잘못 엮인 리본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
자신에게 남겨진 환생의 횟수를 미리 알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생의 종말을 예측하는 재이.
재이의 죽음으로 자신의 삶도 종말되면서,
삶의 흐름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소영.
재이의 환생의 시간은 흐르고, 종말된 소영의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른다.
재이를 사랑하지만, 아이를 위해 헌신할 만큼 성숙하지 않은
은혜와 유진의 본질은 그대로다.
7회 차 인생의 재이는 전생 고백을 멈춘다.
재이는 남의 코치 없이도 에둘러 갈 요령이 생긴다.
재이를 위해 살인자가 된 소영은 재이의 눈을 바라볼 용기가 없다.
재이는 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발버둥치고,
소영은 조용히 소모된다.
끔직이도 선명한 여섯 번의 전생의 기억은
시간이 흐르면 고통이 사라져 간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우연한 사고, 우발적 행동이 죽음을 가져올 수 있다.
재이는 죽은 후 삶을 리플레이 할 수 있지만,
소영은 재이가 죽으면 고난의 시기로 삶이 초기화 되지만,
소영의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삶은 수많은 우연과 필연으로 이루어진다.
시련과 좌절에도 삶을 리플레이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다른 사람의 죽음으로 나의 인생은 리플레이 되지만,
정작 나의 시간은 리플레이 되지 않는 대조적인 상황을 통해,
작지만 분명한 삶의 기적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반복되면서도 변화하는 재이 와 소영 의 시간을 이야기 한다.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영향을 받는다.
삶은 서로 주고 받고 교류하면서 살아가게 되고,
인생도 나만의 인생은 아닐 것이다.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은
삶의 환생을 거듭하는 운명을 타고 난 재이 와
재이가 환생하지 않도록 재이를 지키려는 소영 의 노력이
일으킨 다양한 삶의 변화를 다룬 이야기다.
환생을 반복하는 재이, 재이의 생명을 지켜서,
자신의 인생을 지키려는 소영 의 노력은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롭게 지켜보게 된다.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은
익숙한 환생의 개념과 평행 셰계의 결합을 통해,
기적과 같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교보문고 북다 와 컬처블룸 서평단에서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을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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