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평점 :
이념에 미친 인간의 악마성
은행 강도단의 우두머리 사내는 자신과 처가의 집 근처를
지나가는 현금 수송 마차를 공격한다.
폭탄과 총을 난사하면서 쓰러지는 사람에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부하의 머리를 권총으로 날려버린다.
사내는 6년만에 자신의 고향에 돌아오지만
비밀경찰에 쫓기는 행색이 역력하다.
사내의 어머니 케케는 아버지 역할을 하지 않는
인간 백정 사내를 나무라지만
사내는 투루한스크 변경주로 유배를 떠나는 척하며
비밀경찰을 피해 탈출할 계획임을 밝힌다.
케케는 투루한스크 유쥐나야 마을의 북쪽에
새로 지어진 홀로드나야 에 대해 이야기 한다.
차르 와 리센코 후작은 냇가를 사이에 두고
쌍둥이가 마주 본 것처럼 똑같은 마을을 두 개 만들게 한다.
유쥐나야 사람들은 새 마을을 홀로드나야 라고 부른다.
리센코 후작은 유쥐나야의 젊은 인구를 늘리기 위해
페테르스부르크 고아원의 5백여 명의 고아들을
기숙 학교에 입소시킨다.
고아인 케케는 홀로드나야 마을에 들어왔고,
사내의 아버지 베소를 만나게 된다.
리센코는 강추위에 굴하지 않는 제국군과 러시아 백성들을
유전학으로 20년 내에 완성할 수 있다고 차르를 설득한다.
일곱 살에 영국 유학을 떠난 신동 리센코는
스물두 살의 천재 생물학자가 되어 유전 실험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사내는 차르나 귀족 계급을 투쟁과 혁명으로 뒤엎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열을 올리지만,
케케는 살인, 납치, 은행 강도 등 악행을 저지르면서
사내가 꿈꾸는 세상이 터무니없다고 나무란다.
케케는 홀로드나야 에서 이루어진 한랭 내성 실험에 대해
사내에게 이야기 해준다.
홀로드나야 의 소년과 소녀들은 총각과 처녀가 되었고,
추위를 잘 참는 한랭 입수 테스트에 통과한 아이들은
통나무 오두막을 떠나 부부가 되어 수도원에서 살 수 있다.
영국의 골턴은 리센코에게 부모가 획득한 한랭 내성 형질은
아이들에게 유전되며, 혹독한 환경에서 한랭 내성을 발현시키면
유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편지를 쓴다.
한랭 내성 실험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리센코는 연구의 성공을 위해 잔인해져 가는데....
검증되지 않은 이론도 장기간 믿게 되면 바꿀 수 없는 신념이 된다.
초초해질 수록 포악해지고, 불안은 광기로 실망은 폭력으로 폭발한다.
"악의 유전학"은 한랭 내성의 우성 형질을 발현하려는
착하고 젊고 패기 넘치는 천재 유전학자가
악마처럼 변해가는 이야기를 통해
허황된 이념을 추구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생명을 수단으로 여기며 존엄성을 무시하는
인간의 잔인함과 악마성을 이야기 한다.
이념과 사상은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함에도
권력가의 입맛에 맞게 이념과 사상을 내세워
사람을 희생하는 상황을 풍자하는 "악의 유전학"은
이념과 사상에 경도되어 인간을 수단으로 보는
잔인한 권력가의 행태를 잘 보여준다.
쌤앤파커스 와 글담 서평단에서 "악의 유전학"을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공산주의 #악의유전학 #스탈린 #풍자 #임야비
#쌤앤파커스 #글담 #트로핌데니소비치리센코 #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