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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이에요, 지금 - 산양유셔벗 & 벚꽃
구효서 지음 / 해냄 / 2023년 3월
평점 :
인생을 소설로 쓴다면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멋진 도시다.
따뜻한 봄날 리아스식 해안의 풍경은
이국적 정취를 느끼게 한다.
"통영이에요, 지금"은 통영을 배경으로 한
구효서 작가의 로맨스 장편소설이다.
소설가 이로는 원고지를 글 쓰기를 고집하면서
자기 글씨를 감상하는 버릇이 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아이스크림 카페 Tolo 에서
이로는 통영의 바닷가에서 석 달 정도 머물기로 결심한다.
Tolo 의 아이스크림은 이로의 입에 잘 맞는다.
휘핑크림 대신 산양유를 넣은 아이스크림은
셔벗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Tolo 의 여주인 박희린의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는
아이스크림 맛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생두를 무쇠 프라이팬에 볶아 만드는 커피도 맘에 든다.
희린에게는 두 명의 남자가 있다
희린은 애인 주은후 때문에 보안분실에서 취조받고 고문 당한다.
경찰이었던 김상헌은 희린에 반해버리고,
경찰의 고문 사실을 폭로하고 파면당한다.
은후의 변사 소식을 접하게 된 후 희린과 상헌은 함께 살게 된다.
죽었다고 알려진지 5년 후 희린에게 나타난 은후,
희린은 자신의 운명을 희린에게 건 상헌과
간절하고 애틋한 은후의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로는 장편소설 신인상 공모에 투고된 원고를 덮는다.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출판사에 알선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투고한 작가에게 전화를 건다.
투고자 박솔은 어머니의 글을 대리 응모했으며,
어머니에게 연락해서 가부를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Tolo 카페 희린의 눈길은 상대를 빤히 바라보는 것 같다.
희린의 느린 목례에서 풍기는 깊이, 표정의 아우라는
사람을 빠져들게 한다.
이로는 희린의 왼손에서 미세한 부자연스러움의
불균형을 느끼게 된다.
투고한 원고의 주인공 희린도 팔이 불편하다.
박솔은 원고는 소설이 아닌 어머니의 삶이며,
어머니는 출간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이로에게 말한다.
박솔은 벚꽃이 피고 질 때까지 통영에 있겠다는
이로의 말에 당황하는데.....
학생운동 지하세력 배후 인물로 공안당국의 수배를
받던 중 죽었다고 알려져던 은후가 살아 돌아오자
희린의 마음은 흔들리고,
상헌은 희린을 위해 은후의 도피를 돕는데.....
소설로 정리한 희린의 삶의 내용을 아는 것은
이로와 희린 뿐이다.
"통영이에요, 지금" 에서는
소설 속 희린의 삶의 이야기와
이로의 통영에서의 생활이
번갈아 가면서 진행된다.
이로는 세상을 물끄러미 관찰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행위를 살펴보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짐작한다.
세상을 살피고 글의 소재를 찾는
이로의 시선으로 바라본 에피소드는
과거의 기억으로 이어진다.
암울하고 비극적인 시대에서
세상을 구하겠다는 공명심에 넘치던 모습도
지금 보면 덧없는 치기였을 뿐이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사랑과 증오의 감정
사람의 온기를 느낄 줄 아는 그리움 같은
인간의 보편적 감성이야 말로
인생을 이끄는 중요한 힘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벚꽃이 피는 봄날의 통영에서
접하게 된 다양한 삶의 모습과
희린의 삶의 여정이 현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해냄출판사 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에서
"통영이에요, 지금"을 증정해주셨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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