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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평점 :
미래 세계를 탐구해 보자
책을 선택한 이유
예술가의 상상력은 미래를 예언하는 것 같다.
2020년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소개된
심술통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가
이정문 화백이 1965년에 그린
'서기 2천년대 생활의 이모저모'가 화제가 되었다.
태양열 주택, 청소 로봇, 전기 자동차, TV전화기,
원격 진료, 원격 수업, 움직이는 도로 등
대부분의 예측이 현실화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흑백TV, 전화기도 드물던 시절에
신문 기사를 읽고 만화적 상상력을 보태
미래를 거의 완벽하게 예측하였다.
이정문 화백의 만화를 읽은 아이들은 자라서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인터넷 시대를 열었다.
예술적 창작력은 시대를 여는 힘이 있다.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에서
우리 문단을 짊어질 차세대 신진작가 9인은
어떤 상상력으로 미래를 바라볼까.
신조하 작가의 "인간의 대리인"은
무뇌증으로 태어나 인공뇌를 이식받은 변호사.
임상실험 후유증으로 좀비 상태가 된 사람의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맡는다.
인간 기능 상실과 존엄성 유지의 문제,
인공지능이 진실을 이야기 할 것인지 등을
생각해 본다.
유이립 작가는 "스키마 리셋터"에서
상대방에게 나의 순수한 의견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장치 '스키마 리셋터'를 제시한다.
'스키마 리셋터'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따르도록 세뇌시킨다.
노조의 극한 대립과, 분실된 "스키마 리셋터",
'스키마 리셋터'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임하곤 작가의 "나의 올퓌"에서는
인간과 닮은 휴머노이드가 노동을 제공하는 시대,
바이러스 살포로 벌어진 정전사태
휴머노이드 올퓌와의 우연한 만남과 여행을 통해
기억의 소중함과 휴머노이드와 인간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최희라 작가의 "영원"은
인간의 두뇌에 삽입하는 칩 "인피니티 3호"를
거부했으나, 강제적 두뇌 스캔으로 종료될
운명에 처한 '한설' 박사.
50년 전 "인피니티"시리즈를 개발하던 기억을
떠올리는데...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 인간적인 로봇의
윤리문제 등을 생각해 본다.
이세형 작가의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는
AI를 통해 '감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 이모션'과
돈을 받고 감정적 문제를 대행 해주는 '감정 대리업'을
이야기 한다.
인간과 다툼과 화해에 AI가 개입하고,
감정적 체험을 돈으로 거래해는 세상은 어떨까?
클레이븐 작가의 "도덕을 도매가에 판매합니다"는
배달업을 하는 정수는 도덕 버전이 낮다는 이유로
해고 당한다.
도덕의 기준, 도덕의 정당성과 폭력성 등을
생각해 보았다.
강윤정 작가의 "대통령의 자장가"의
대통령 인공자궁 속 태아 납치사건.
인공자궁 속 태아는 과연 누구의 아이일까?
새로운 생명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의
윤리 문제를 다룬다.
이성탄 작가의 "정신의 작용"은
인간을 두뇌를 디지털 세계에 업로드하는
"영생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AI 엔지니어"
연경의 시각으로 AI 시대를 살펴본다.
인간의 지성을 디지털 세계에 구현하거나,
나와 나를 모방한 디지털 자아와의 관계,
나의 정신을 타인의 뇌에 이식하는
윤리성의 문제 등을 생각해 본다.
안리준 작가의 "미래의 죽음"에서는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모니터 화면에서
데자뷔처럼 부인 미래의 장례식 풍경을 보았다.
인생은 선택으로 결정되는가,
결정된 삶을 맞추기 위해 선택을 하는 것인가,
내 의지는 인생에서 무엇을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신진작가 9인의 SF 단편집을 통해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에게 미칠 영향과
인공지능의 윤리성,
휴머노이드나 디지털 자아의 등장이
가져올 죽음의 개념 변화 등을 살펴보았다.
인간의 감정이 돈으로 거래되며,
도덕 등을 프로그램으로 강제적으로 주입하고,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제거하거나,
자기의 목적에 따라 생명을 만들어 내고
없애 버리는 미래의 모습은 섬뜩하기도 하다.
인생의 미래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면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에서
바라본 미래를 통해
더 밝은 미래가 되기를 희망하며 책장을 덮는다.
네오북스와 책과콩나무 서평단에서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를
증정해 주셨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