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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 페이퍼로드 시인선 3
김종두 지음 / 페이퍼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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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의 낭만과 정치적 불안이 공존했던 80년대 대학가, 시인은 성균관대 <행소문학> 회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은퇴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옛집에 누워


빗소리보다
좋은 시가 있을까.

옛집에 누워
빗소리 듣는다.

늘 목마르던 세상
떠나간 사람이 남겨두었을
슬픈 노래처럼
부슬비가 내린다.

이따금
죽비를 때리듯
지붕엔 감이 떨어겼다.

객지로 떠돌았던 시절
옛집 처마에서 울려 퍼지던
집시랑물 소리
미치도록 시가 그리웠다.

옛집에 누워
빗소리 듣는다.

빗소리보다
좋은 시는 없다.

🖋
고향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시인,
옛집에 누워 듣는 빗소리는
슬픔과 추억과 사랑과 그리움의 노래였을 것이다.



희망에 대하여
- 죽마고우를 떠나보내며


더 내려갈 수 없는
밑바닥이라고 주저앉지 마라.

한 발자국만 내디디면
희망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얼어버린 땅 밑에서
씨앗들은 꿈꾸고
바위틈에서 새싹은 움튼다.

바람에 꺾이고 함부로 짓밟힌 풀도
언젠가 일어선다.

살얼음판 아래서도
강물은 흐른다.

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동지를 튼다.

🖋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하는 절망의 순간에
우연히 만난 시로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질 때가 있다.
시의 힘은 그런 것이 아닐까?


📖
이 책은 '시로 쓴 한국 현대 민중사라 할 만 했다.
한 개인의 삶도 역사다.
그것도 아름다운 시어로 전한다.
시인 자신도 지금껏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싶다고 한다.
- 펴낸이의 말 중에서


@chae_seongmo님을 통해 @페이퍼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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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뮤지엄 : 파리 - 하루의 끝, 혼자서 떠나는 환상적인 미술관 여행
박송이 지음 / 빅피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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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뮤지엄 파리


Starry sr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첫 장을 펼치니 귓가에 Don Mclean의 노래 vincent가
들려온다. 파란 배경에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 때문에
자연스레 고흐가 떠오른다.
본격적인 미술관 관람 전부터 가슴이 촉촉해진다.

🖋
1장은 하루 정도 시간을 할애하면 좋을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미술관 - 파리가 사랑한 화가와 작품들을 만난다

2장은 반나절 정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미술관
- 마르모탕 미술관,귀스타브 모로 미술관,프티팔레와
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이다.

이 책은 작품 관람과 더불어 미술관 스토리는 물론
대표적인 작품의 시대적 배경, 개인적 스토리, 화가의
배경, 기법, 영향을 주고 받은 화가들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져 너무나 흥미롭게 읽었다.
그림을 잘 몰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잡는
순간 밤을 꼴딱 샐 수도 있다.🌙


🖋
특히 관심이 갔던 몇 작품이 있다.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색감이 밝고 따뜻한
그림을 좋아하는데 '행복한 화가'라 불리는 르느아르의
<물랑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림은 즐겁고 아름다워야 한다.
세상은 이미 추악하기에 그런 것을 더 할 필요가 없다."
-르느아르-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파란색과 노란색이 주를 이루지만 단조롭지 않고
풍부하도록 부분부분 변화를 주고 있다'는 설명으로
나도 모르던, 좋아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5만명이 돈을 내고 구경했다는 자크 루이 다비드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도 흥미로웠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입장료를 내고 작품을 관람한 예가
없어서 누가 보러가겠냐고 했는데 사람들의 평이
입소문을 타고 전시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베로네세의 <가나의 혼인잔치>는 생동감과 풍만함이
넘치고 루브르에서 가장 큰 그림이다. 그런데 루브르에서 가장 슬픈 그림이기도 하단다.그 이유는 같은 방에있는
그림 <모나리자> 때문이라는 사실.

🔅직접 가서 꼭 보고 싶은 그림은 오랑주르 박물관에
있는 벽 전체를 장식한 모네의 <수련>이다.
연못 안에 있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수련 갤러리 가운데 앉으면 수련과 하늘, 구름과 나무가
반영된 잔잔한 수면이 둥글게 우리를 감싸 안는다'-본문-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퐁피두센터>로~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땐 미술관이 맞나 싶었다.하지만
작가의 설명을 읽고나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마치 건물의 안과 밖이 뒤집힌 것처럼 배관,파이프,
환풍구같은 설비들이 외관에 드러나고 설비들마다
색이 다 다르다.
'튜브 모양의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몽마르트르
언덕과 오페라 가르니에,노트르담 성당,에펠탑까지 볼
수 있다.'
외관 뿐 아니라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니 직접 가보면 상상력 뿜뿜 그 이상의 예술을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

🖋
최근 읽은 책 중에 나의 감성을 가장 풍요롭게 채워준
책이다. 마음이 부자가 되었다.
언젠가 파리에 가면 이 책을 꼭 데리고 가야겠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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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이 뛴다 상상 동시집 9
남은우 지음, 양민애 그림 / 상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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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동시집을 읽으면 남은우 시인이 궁금해진다.
시인의 마음 속엔 어떤 아이가 들어있을까?

장난꾸러기 아이가 되어
똥꼬 이야기에 깔깔거리고
오리발 내민 너구리에 큭큭거리다
이름으로 재미나게 말놀이하고
온 동네 동물 친구들 참견하며
밤 늦게까지 죠스바 쪽쪽 빨며 돌아다니다가도

따뜻하고 안쓰러운 마음 못 이겨
태풍에 섬끝 마을 백로 아이들, 팽나무 할머니 걱정으로
우산이 뒤집혀 손잡이만 남도록 뛰어다니는 아이가 있었다.

💭💭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논 어린 시절의 하루 같은 동시들...

비오는 날 뒹굴뒹굴 아이랑 상상놀이 시 읽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가겠네요.

💭💭💭
동시 <오락가락>에선
비가 오다 말다 하던 날
아스팔트로 올라와 있는 지렁이 말라 죽을까봐
평소의 무서운 맘 접어두고
지렁이 집어들어 풀밭으로 옮겨준
4학년 첫째 딸 따뜻한 마음이 생각나고

<우산이 뛴다>에선
갑작스런 소낙비에
엄마의 당황스러움은 나 몰라라
깔깔깔 웃으며 신나게 뛰던 4살 둘째 딸의
천진난만한 웃음이 떠올랐다.

행복한 상상놀이집 <우산이 뛴다>


🌂
오락가락

개구리 집에 갈까
지렁이 집에 갈까

오락가락

개구리 뺨만 적시다가
지렁이 등때기만 적시다가

해바라기 꽃밭에 갈까
백일홍 꽃밭에 갈까

오락가락

여우를 불러낼까
늑대를 불러낼까

오락가락

장맛비도 모르는 장맛비 마음



🪿🦝
오리너구리


오리야 학교 가자! 하면
너구리가 책가방 메고 나오고

너굴아 킥복싱 어때? 하면
오리가 복싱 장갑 끼고 나오고

간식은 오리가 먹는데
살은 너구리가 찌고

베개 벤 건 오리인데
이불에 지도 그린 건 너구리

오줌 내가 안 쌌거든!
오리발 깃발처럼 쳐든 너구리 따라
꽥꽥꽥꽥
하늘 깨는 오리




우산이 뛴다


태풍이 섬 끝 마을 지붕들 발랑발랑 뒤집고 있을 시간
우산도 급하다

달맞이꽃 노란 대문들 잘 붙들어 맸는지
모래톱에 놀던 백로 아이들 대숲 집에 돌아갔는지
링거가 주렁주렁 달렸던 팽나무 할머니는 무사한지

삼킬 것 찾아
우우웅 곰 울음 퍼지르는 태풍에게서
강 지켜 내려고

뛴다, 손잡이 하나로 남게 되더라도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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