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의 낭만과 정치적 불안이 공존했던 80년대 대학가, 시인은 성균관대 <행소문학> 회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은퇴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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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에 누워
빗소리보다
좋은 시가 있을까.
옛집에 누워
빗소리 듣는다.
늘 목마르던 세상
떠나간 사람이 남겨두었을
슬픈 노래처럼
부슬비가 내린다.
이따금
죽비를 때리듯
지붕엔 감이 떨어겼다.
객지로 떠돌았던 시절
옛집 처마에서 울려 퍼지던
집시랑물 소리
미치도록 시가 그리웠다.
옛집에 누워
빗소리 듣는다.
빗소리보다
좋은 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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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시인,
옛집에 누워 듣는 빗소리는
슬픔과 추억과 사랑과 그리움의 노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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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 대하여
- 죽마고우를 떠나보내며
더 내려갈 수 없는
밑바닥이라고 주저앉지 마라.
한 발자국만 내디디면
희망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얼어버린 땅 밑에서
씨앗들은 꿈꾸고
바위틈에서 새싹은 움튼다.
바람에 꺾이고 함부로 짓밟힌 풀도
언젠가 일어선다.
살얼음판 아래서도
강물은 흐른다.
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동지를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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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하는 절망의 순간에
우연히 만난 시로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질 때가 있다.
시의 힘은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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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로 쓴 한국 현대 민중사라 할 만 했다.
한 개인의 삶도 역사다.
그것도 아름다운 시어로 전한다.
시인 자신도 지금껏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싶다고 한다.
- 펴낸이의 말 중에서
@chae_seongmo님을 통해 @페이퍼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