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근 작가님의 <달목욕탕>을 처음 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작가님만의 푸른색이었다. 익숙한 ‘목욕탕’이라는 공간에 ‘달’을 더하니 평범한 일상이 어느새 신비로운 상상의 공간으로 바뀌는 마법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색을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달목욕탕에 함께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빨간 모자를 쓴 후는 달목욕탕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이리저리 헤맨다. 당황하기도 하고, 생각처럼 되지 않는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후는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간다. 누군가 정해준 자리가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부딪히며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후의 모습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도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신에게 잘 맞는 친구 관계, 역할, 공간을 찾아가며 조금씩 성장한다. 때로는 잘 맞지 않아 다시 찾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편안하게 느끼는 것을 알아가기도 한다. 요즘 나의 삶과 닮아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책이다.요즘 과학 시간에 천체에 대해 배우고 있어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데 교과서에서는 달의 모습과 특징을 알아보고, <달목욕탕>에서는 달을 상상의 공간으로 만나볼 수 있겠다.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 지식과 그림책이 만들어 내는 상상은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아이들이 달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는 점에서는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책을 통해 과학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해 상상으로 나아가고, 다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나눠보아야겠다.무엇보다 김상근 작가님의 푸른색은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는다. 달목욕탕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아이들도 나 자신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과학과 상상이 만나고, 그 안에서 나의 자리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달목욕탕>을 아이들과 함께 천천히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