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임년 호랑이해에 또 하나의 유쾌한 호랑이 그림책을 또 만났다. 독특한 이야기 구성이 늘 기다려지는 박정섭 작가님의 이야기에 선 굵은 이육남 작가님의 그림과 만나 신명나는 그림책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알게된 부동산 상식들. 그와 함께 조심해야할 여러 가지 술수들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었다. 하루벌어 하루사는 노동자들의 고단함이 소금장수에게서 묻어나와 왠지모르게 짠하면서도 남같지 않다. 특히 적은 돈 모아모아 집 하나 마련해보겠다고 토선생같은 사기꾼의 레이더에 잡혀 보기좋게 사기를 당하는 것도 우리들의 모습이다.그렇게 소금장수는 호랑이들과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되는데 가진 재주라고는 피리 연주!피리소리와 호랑이의 춤사위가 찰떡인 삘리리 범범이 연주되고 호랑이들은 그 연주에 무아지경으로 빠지는데...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전국방방곡곡 소문이 나면서 소금주머니가 돈주머니가 되고 호랑이들도 금덩어리 하나씩 꿰차며 소금장수를 잡아먹고 돈도 함께 챙기기로 한다. 우리의 소금장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큰 판형과 굵은 필체,요즘 우리 시대 핫한 이슈인 부동산 문제를 풍자와 해학이 담긴 글과 그림으로 꼬집은 부분이 통쾌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하다. 전래동화 '춤추는 호랑이'가 역동적인 먹선과 노란색과 붉은색의 조화로운 구성에 고유한 우리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K그림책으로 재탄생했다. 상모를 돌리며 스트리트 댄스를 추는 예사롭지 않은 호랑이들, 눈이 부리부리한 (봉산탈춤에 본 듯한 취발이)탈을 쓴 소금장수와 그의 패랭이 모자, 옛 우리 음식과 옷들이 오늘날의 것과 잘 버무려진 그림까지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작가님이 만든 배경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삘릴리 범범 함께 흥얼거리게 된다.호랑이와 소금장수, 토끼의 마성의 매력에 빠져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