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귀여운 달토끼라니!상현달, 반달, 보름달, 하현달이 달에 살고 있는 옥토끼의 수고로움으로 만들어지는 상상 자체가 귀엽고 기발하다. 그리고 그 옛날 떡방아 찧던 옥토끼가 시대적 흐름을 타고 알람시계에 맞춰 일어나고 냉장고에 당근으로 만든 음식들이 가득하며 달 크레이터에 비닐하우스나 농구코트같은 시설까지 갖춘 집에서 살고 있다는 설정까지 옥토끼의 집도 눈을 사로 잡는다. 그리고 2029년 4월 11일 이스라엘의 무인 달 탐사선 베레시트가 달 표면 착륙을 시도하던 중 달에 추락했는데 그 우주선에 실어갔던 생존능력 강한 곰벌레를 이렇게 요긴하게 쓸 줄이야... 작가님의 '그냥 그렇다고요'의 깨알 유머까지 너무나 귀여운 그림책이다. 곰벌레가 끌고 간 달가루를 지구에 뿌려 눈이 내리는 낭만적인 스토리 설정 어쩔겁니까. 또 한 가지 곳곳에 보이는 사랑스러운 달토끼의 모습을 찾는 재미까지 갖춘 기발한 그림책이다. 달 표면,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뒷면지 토끼와 거북이의 토끼친구까지 곳곳에 묻어난 유머코드가 미소짓게 한다. 달토끼는 아침 7시에 기상해서 안경을 끼고 당근주스에 당근을 먹고 모아둔 달가루를 체크한 후 삽과 곡괭이를 챙겨 로보와 함께 출근한다. 달에 옥토끼가 사는 것은 그대로지만 떡방아찧는 그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토끼가 캔 달가루를 로보가 정성스럽게 모으고 토끼가 캔 달가루가 많아질수록 달은 그믐달이 된다. 그후 감자만한 조각들을 심어주고 달뽀복을 들으며 달조각이 자라면서 반달을 거쳐 보름달이 되는 과정을 그려낸 상상력에 감탄했다. 게다가 곰벌레가 귀찮은 존재가 아닌 필요한 존재로 함께 살아가도록 공생하는 방법을 깨달은 토끼의 모습에서, 눈가루가 지구에 내리는 눈으로 바뀌며 지구 사람들의 행복까지 책임지는 토끼의 낭만적인 모습까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우리가 지금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