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까불어보겠습니다 - 어차피 나와 맞지 않는 세상, 그냥 나답게!
김종현 지음 / 달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한번까불어보겠습니다

#김종현 #퇴근길책한잔

#달 #달출판사

_

학력고사(지금의 수능)를 마치고 한창 책을 읽어나갈 때,

자주가던 동네의 책방 사장님이 무심코 던진 '넌 커서 서점 주인하면 좋겠다'라는 한마디에

20대 동안 '책방 주인'을 하는게 꿈이었던 흘러간 시간들이 있다.

_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서점주인이 못되고, 여러 직장을 전전한 이유를 깨달았다.

「 나는 가족이 '룸메이트'라고 생각한다 」

.

나는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아마 난 서점주인이 못되었을 것이다.

_

김종현 작가는 '퇴근길책한잔 @booknpub '이라는 작은 책방의 주인장이다.

'어차피 맞지 않는 세상, 그냥 나답게 살자'는 생각을 실천하며 살아간다.

_

그 반면 나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나의 '나 됨'을 다른 사람의 관심과 시선에 끊임없이 맞춰왔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래디컬함에 놀라기도 하면서 부러운 마음을 가지며 읽어갔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나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가며. 

하지만 내심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_

「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계획은 나의 선택의 자유를 끝까지 지키면서 살아남는거예요 」

.

51:49의 선택. 

나의 51은 이것이지만, 너의 51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선택한 생각을 궁금하게 여기는 삶이라면,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사회가 지금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_

「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돈을 버는 사람인가로만 한정해왔다...

이름, 나이, 직업이 아니라 내가 지금 나에게 부여하는 정체성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면 어떨까? 」

.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게 결핍한 부분이 이 부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내 정체성.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온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맺어오면서

내 '정체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이 고민해보지 못한 것 같다.

_

나이가 들만큼 들어가는 지금,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일면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나의 '나 됨'을 어떻게 규정해볼지를 생각하기 시작하게 한 무척 귀한 책.

'나도 한번 까불어볼까?'

_

#에세이 #에세이추천

#독서 #책읽기 #완독 #책추천

#에세이읽기의즐거움

#책을읽읍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
안대근 지음 / 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보고싶은사람들모두보고살았으면

#안대근 #안대근에세이

#달출판사

_

몇 주전 읽었던 「 #웃음이예쁘고마음이근사한사람 」에 이어

안대근 작가의 신작.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이라는 제목이 마음을 뜨끈하게 한다.

_

안대근 작가의 글을 한 꼭지씩 읽어나가다 보면, 

이토록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이도 있구나 싶어 무척 놀란다.

그저 스쳐 지날 수 있는 일상을 이렇게도 마음에 새기는 이. 

이런 분들이 작가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나고.

_

「 좋아하는 마음을 증명하기 위해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마음이 있기에 하기 싫은 일들도 해내게 되는 일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

.

첫사랑을 할 때가 떠오른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전에는 뭔가를 증명하기 위해서,

그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심지어 아침 일찍 일어나기까지, 뭔가를 했었는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서는,

참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기에 굳이 하기 싫은 일이 없었던 때. 그 때.

_

「 밖에서 묻히고 온 더러운 먼지, 오늘 하루 남에게 보여준 과장됐던 자신의 모습,

오늘에서 끝냈으면 좋을 부끄러운 기억들을 내일까지 가져가고 싶지 않으 사람 」

.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유독 피곤한 날은 유난히 남에게 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 날이었다. 집에 돌아와 그날을 돌이켜보며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외출한 날보다 더 부끄러움과 어색함에 짓눌려있었던 것을 

빨리 떨치기 위해서 어느날보다도 더 거품을 많이 내서는 몸을 닦아내던 하루.

_

「 상심의 반복이 좌절로 나아가지 않는 그런 여행.

상심이 반복되는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는 그런 하루를 보내게 해줄거라고 」

.

처음 책표지를 열면 드러내는 글귀, 

'상심이 반복되는 순간에도 좌절로 나아가지 않는 이유가,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있다'.

과연 그런가? 그렇게 좌절로 빠져들듯한 상심 속에서도, 그럼에도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며

스스로 위로했던 힘의 근원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마음속에 보고 싶은 사람들이

내게 그렇게 응원과 격려를 해줬던걸까?

_

「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내가 아는 누군가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인걸까 」

.

그저 순간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문득 나와 취향이 비슷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함께 좋아하는 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순간의 사람'에서 '보고 싶은 사람'으로 변해가는 거지.

_

그래서, 

하루가 갈수록 차가워지는 날씨에서

따뜻한 온도를 가진 책을 만나고 싶은 분들께,

이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 

그리고 작가의 전작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을 보낸다.

나와 좋은 것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_

#독서 #책읽기 #에세이읽기 #완독 #책추천 #에세이추천

#에세이읽기의즐거움

#책을읽읍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안녕다정한사람 

#은희경 #이명세 #이병률 #백영옥 #김훈

#박칼린 #박찬일 #장기하 #신경숙 #이적

#달출판사 #달 

_

10인의 걸출한 문장가들이 적어나간 기행문을 묶어 「안녕 다정한 사람」이란 제목의 책이 되었다.

각 작가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여행에 대한 정의를 시작으로 글을 풀어나가고,

그것은 본인의 영역을 바탕으로 하되, 꼭 거기에 국한되는 것은 아닌 글을 써나갔다.

은희경은 호주를 다녀오면서 '여행은 낯선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나로 돌아오는 탄력의 게임'.

이명세는 태국을 다녀오면서 '여행은 책상을 걷어차고 이미지 만들기'.

이병률은 탈린을 다녀오면서 '여행은 바람, '지금'이라는 애인을 두고 슬쩍 바람피우기'.

백영옥은 홍콩을 다녀오면서 '여행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도돌이표'.

김훈은 미크로네시아를 다녀오면서 '여행은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관찰하는 노동'.

박칼린은 뉴칼레도니아를 다녀오면서 '여행은 물이고, 시원한 생수고, 수도꼭지'.

박찬일은 일본 에키벤을 먹으면서 '여행은 좋은 친구와 여행을 떠나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

장기하는 런던을 다녀오면서 '여행은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타게 된 전철 창밖으로 바라본 풍경이 문득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운 것'.

신경숙은 뉴욕을 다녀오면서 '여행은 친숙한 나와 낯선 세계가 합해져서 넓어지는 일'.

이적은 캐나다를 다녀오면서 '여행은 현실을 벗어나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것,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는 것'.

이라고 각각 정의했다.

_

나는 '여행은 목적지까지 가는 여정'이라고 평소에 생각해왔다.

사실은 여행의 목적지에게 가서 보고 느끼는 것, 즐기는 것도 소중하지만, 내게는 그곳에 가기까지 계획을 짜고, 상상도 하고,

그곳에 가기까지의 그 과정을 즐겼던 것 같다.

_

나홀로 여행은 결혼 이후 거의 하지 못하지만, 가족들과의 여행도 그곳에서의 시간도 좋지만,

나는 그것을 준비해가는 과정이 더 설레고, 마음이 부풀어 오름을 느낀다.

_

2019년 이전에는 에세이를 잘 읽지 않았는데, 에세이를 읽어나가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에세이 모음을 한권 읽고 나면 언제나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틈새를 파고든다.

올 겨울, 혹은 언제가 되었든,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이런 글 한편씩 남겨보는게 내게는 또다른 여행의 의미가 되지 않을까?

_

이 책의 아름다운 많은 문장들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

은희경 작가의 한 문장이다.

_

「낯선 것은 매혹적이다. 그러나 낯섦을 느끼는 건 익숙함에 의해서이다.

그래서 낯선 것 가운데에 들어가면 간혹 내가 더 또렷이 보인다」

_

우리가 여행을 하는 것의 의미가 아닐까? 익숙한 것들, 관계들, 풍경들 속에서 벗어나

낯선 곳 가운데로 들어가야 내가 더 또렷해지니까.

_

#에세이추천

#독서 #책읽기 #완독 

#에세이읽기의즐거움 #책을읽읍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1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안대근 지음 / 달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웃음이예쁘고마음이근사한사람

#안대근

#달 #달출판사

_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지내다 문득,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자문에 멍해질 때가 있다.

이 질문에는 내가 생각하는 나, 남이 생각하는 나 모두 포함되어 있는 질문일텐데.

_

대학 시절, 한 선배 누나로부터, '넌 좀 웃고 다니면 좋을텐데...너무 찬 바람이 불어' 라는 한마디에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했던 기억. 난 그 누나를 좋아했었나 보다.

그 누나에게 나는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나 보다.

그걸 진작 알아챘으면 좋았을텐데. 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군대를 가버렸다.

훈련소를 거치고, 자대 배치를 받고, 두계절 정도 지나고 나서야 아...난 그 누나를 좋아했구나...깨달았다.

_

「10초만 먼저 알아챘으면 놓치지 않았어도 될 일들이,

조금만 더 껴안아주었으면 등돌리지 않았어도 될 사람들이,

언제나 익숙하게 떠난다. 익숙하게 놓친다.  #익숙한체념 」

_

제대후 복학하며 만난 후배. 항상 내게 환한 미소를 안겨주었던 그녀.

그 후배가 내게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눈치챘지만

내가 뭐기에 거기에 맞춰주나 싶어 애써 외면하며 다시 두계절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보내는 계절 동안 편지를 보내왔고, 좋아하는 노래의 악보도 직접 그려 보내왔다. 

내 음성으로 그 노래를 들려달라며. 아직까지 기억하는 시인과 촌장의 '풍경'

_

「나는 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여백이 많은 사진을 한 장 떠올렸다.

나는 풍경같은 사람.

그리면 그릴수록 당신에게 편안해지는 

당신에게 지금 제일 편안한 사람.  #여백 」

_

이 책을 읽으며, 20대의 그 마음들이 떠올랐다.

글들을 읽으며, 간지럽긴 하지만,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도 가졌지만,

20대의 마음을 헤아려 짐작할 수 있어 그것으로 좋았다.

내게 목젖이 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어주던 그녀와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기 시작하였고, 졸업후 장거리 연애를 거쳐 지금까지 함께 하는 아내.

소위 #전여친현아내

_

그간의 세월동안 미안한 것도 많고, 잘못한 것도 많지만

여전히 내가 제일  편하다는 사람. 고마워.

_

「 소리없이 생겨나 집안에 쌓이는 먼지처럼

당연한 두께를 만들어 가는 일

그러다 바람불면 날아가는 나뭇잎처럼 알게 모르게 흩어지는 일.

이 모든 게 소중해.  #관계 」

_

「 피곤할 때 보는 영화는 조금 걱정되잖어. 깜빡하고 잠들어버리면

난 중요한 걸 몽땅 놓쳐버리는게 아닐까?

근데 한번 봤던 영화라면 괜찮어.

꿈뻑꿈뻑 졸다가 가운데를 건너뛰더라도

어느 그 장면부터 시작하면 되니까.

한번 봤던 영화같은 사이였으면 좋겠어. 우리 피곤해서 깜빡 잠들어버리더라도

깨고나면 붙어있는 서로를 보고 편안해지는  #한번봤던영화같은사이 」

_

아내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유할텐데...사실 권유하기도 전에 책꽂이에 꽂아두면

어느새 뽑아들고 읽겠지만.... 읽으며 나를 보고 깔깔댈 걸 생각하니 민망하기도 하지만.

_

이 책은 내게 20대로 돌아가게 한 타임머신 같은 책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독태기를 벗어나게 해줘서 고마운 책.

_

#에세이 #미셀러니 #미셀러니읽기의즐거움

#책을읽읍시다

안대근, 달출판사, 웃음이예쁘고마음이근사한사람, 에세이, 미셀러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장석주 지음 / 달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가만히혼자웃고싶은오후

#장석주 #장석주시인 #장석주산문집

#달 #달출판사

_

수개월전 읽었던 #인생은이상하게흐른다 의 작가 #박연준시인 의 글을 읽다 장석주 시인을 알게되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남을 흘려버리고 부부의 연을 맺은 분.

_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를 읽으면서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의 윗순위를 차지 하고 있는 이른바 '힐링에세이'와는 

글맵시가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장의 힘이랄까. 연륜의 힘이랄까.

_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문장이지만, 읽다 보면 생각하게 되는 힘. 어쩌면 이 산문집의 글이 각 글의 제목 밑에 한줄씩

덧붙여져 있는 책의 한구절, 혹은 격언들로 보아 장석주 시인의 독서 遍歷의 감상들이라 생각되기에, 그 독서를 통한 바탕과

책을 읽음으로 체득된 인문학 소양이 잘 어우러져서 표현된 것이라 그렇지 않을까.

"시작보다 끝이 더 많아지"는 인생의 '오후'에 당도한 詩人이, 그 여유속에서 가만히 혼자 웃으며 써내려간 글들.

사계절을 예순번 넘게 보내면서 깊어지는 사유들.

인용된 '키에르 케고르'의 「인생은 뒤돌아볼 때 비로소 이해되지만, 우리는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라는 격언에

걸맞는 글모음이 아닐까 싶다.

_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 어느때보다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가 치밀어올랐다. 

어렸을 적 방학 숙제로 나온 일기를 제때 쓰지 않고, 방학 말미에 몰아 써버리다 아버지에게 걸려 글꼴이 이게 뭐냐며

타박을 받으며 생겼던 글쓰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제는 벗어버리고 싶다. 

나도 책을 한권 읽을 때마다, 그 생각거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펼쳐볼까?

_

에세이와 미셀러니를 오가는 글을 써나가며 빙긋이 혼자 웃고 있을 장석주 시인의 모습,

인생의 여러 질고를 겪고 아내 박연준 시인과 함께 그 오후를 즐기고 있는 모습도 그려지면서

나도 언젠가 때가 이르렀을 때, '나'에 대해 제대로 알기를 바라고, 그 '나'답게 살아가는 모양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_


#에세이추천

#독서 #책읽기 #완독 #책추천

#에세이읽기의즐거움 

#책을읽읍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