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1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안대근 지음 / 달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웃음이예쁘고마음이근사한사람

#안대근

#달 #달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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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돌릴 겨를도 없이 지내다 문득,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자문에 멍해질 때가 있다.

이 질문에는 내가 생각하는 나, 남이 생각하는 나 모두 포함되어 있는 질문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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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한 선배 누나로부터, '넌 좀 웃고 다니면 좋을텐데...너무 찬 바람이 불어' 라는 한마디에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했던 기억. 난 그 누나를 좋아했었나 보다.

그 누나에게 나는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나 보다.

그걸 진작 알아챘으면 좋았을텐데. 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군대를 가버렸다.

훈련소를 거치고, 자대 배치를 받고, 두계절 정도 지나고 나서야 아...난 그 누나를 좋아했구나...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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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만 먼저 알아챘으면 놓치지 않았어도 될 일들이,

조금만 더 껴안아주었으면 등돌리지 않았어도 될 사람들이,

언제나 익숙하게 떠난다. 익숙하게 놓친다.  #익숙한체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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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후 복학하며 만난 후배. 항상 내게 환한 미소를 안겨주었던 그녀.

그 후배가 내게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눈치챘지만

내가 뭐기에 거기에 맞춰주나 싶어 애써 외면하며 다시 두계절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보내는 계절 동안 편지를 보내왔고, 좋아하는 노래의 악보도 직접 그려 보내왔다. 

내 음성으로 그 노래를 들려달라며. 아직까지 기억하는 시인과 촌장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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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여백이 많은 사진을 한 장 떠올렸다.

나는 풍경같은 사람.

그리면 그릴수록 당신에게 편안해지는 

당신에게 지금 제일 편안한 사람.  #여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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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20대의 그 마음들이 떠올랐다.

글들을 읽으며, 간지럽긴 하지만,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도 가졌지만,

20대의 마음을 헤아려 짐작할 수 있어 그것으로 좋았다.

내게 목젖이 보일 정도로 환하게 웃어주던 그녀와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기 시작하였고, 졸업후 장거리 연애를 거쳐 지금까지 함께 하는 아내.

소위 #전여친현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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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세월동안 미안한 것도 많고, 잘못한 것도 많지만

여전히 내가 제일  편하다는 사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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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없이 생겨나 집안에 쌓이는 먼지처럼

당연한 두께를 만들어 가는 일

그러다 바람불면 날아가는 나뭇잎처럼 알게 모르게 흩어지는 일.

이 모든 게 소중해.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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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할 때 보는 영화는 조금 걱정되잖어. 깜빡하고 잠들어버리면

난 중요한 걸 몽땅 놓쳐버리는게 아닐까?

근데 한번 봤던 영화라면 괜찮어.

꿈뻑꿈뻑 졸다가 가운데를 건너뛰더라도

어느 그 장면부터 시작하면 되니까.

한번 봤던 영화같은 사이였으면 좋겠어. 우리 피곤해서 깜빡 잠들어버리더라도

깨고나면 붙어있는 서로를 보고 편안해지는  #한번봤던영화같은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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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유할텐데...사실 권유하기도 전에 책꽂이에 꽂아두면

어느새 뽑아들고 읽겠지만.... 읽으며 나를 보고 깔깔댈 걸 생각하니 민망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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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게 20대로 돌아가게 한 타임머신 같은 책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독태기를 벗어나게 해줘서 고마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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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미셀러니 #미셀러니읽기의즐거움

#책을읽읍시다

안대근, 달출판사, 웃음이예쁘고마음이근사한사람, 에세이, 미셀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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