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 - 장애, 세상을 재설계하다
사라 헨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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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는 분, 혹은 장애가 있는 분과 함께 살아가며 조금은 불편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마주할 때마다 이 세상은 참 이들에게 다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구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하루 아침에 시각장애인이 된 김동현 판사의 에세이 <뭐든 해 봐요>를 통해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보던 웹사이트가 장애인들을 위한 웹 접근성이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한, 백정연 대표의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을 읽고 발달 장애인이 이해 가능한 ‘쉬운 말’로 된 행정 서류에 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이번 <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을 통해서는 ‘평균’과 ‘정상’이라는 잣대의 잔인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집단을 나타내는 특성에도 가치는 있지만, 통계는 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다(p.26)”는 저자의 말처럼, 대다수의 편리함을 위해 고안된 대부분의 건물과 편의시설은 개개인의 삶까지 모두 만족시키지 못한다. 다수의 편리함은 충족되었으니, 장애를 지닌 소수의 불편함은 그들 개인의 몫인가?

 

모두가 더불어 잘 살자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이 책에서는 장애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보고 장애를 가진 개인의 조건과 주변 환경 사이에서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지, 장애인의 삶의 양태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이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비단 기능적인 부분만이 아닌,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훌륭한 편의시설 또는 기기를 통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장애인을 위한 기구나 시설에 ‘디자인’을 접목해 보려는 생각은 전혀 해볼 생각조차 못했었는데 신선하면서도 조금은 부끄러웠다. 아직은 생소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디자인‘ 분야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또 함께 발전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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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
존 리 지음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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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 읽었던 <엄마, 주식 사주세요> 덕분에 우리 아들에게 일찌감치 해외 주식 계좌를 개설해 주고 바지런히 분산 투자를 해주고 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존 리만큼 대중을 위한 투자 마인드 강의를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은 없는 듯 하다.

이번에 출간된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도 기존의 책들과 결이 비슷하다.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로 인한 노후 대책 미비를 경계하고, 자녀에게 경제 관념과 투자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절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조한다.

물론,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점수’를 기반으로 한 서열 매기기 분위기와 경직적인 노동 시장 등 고질적인 한국 사회의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할 테지만, 이 책을 통해 존 리는 당장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 세 가지를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금융교육의 절실함

둘째, 창업정신의 절실함

셋째, 여성 인력 활용의 절실함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이미 한국 사회는 위기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거나 알고도 외면하고 있다.

어차피 나 하나 바뀐다고 이 사회 분위기가 변하겠냐고 체념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보자. 정부 주도의 출산률 장려 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조금씩 이 사회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바꾸어 나간다면, 희망의 싹은 꽃을 피우게 될지도 모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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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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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과 같은 인류애 충만한 사람들로 가득하다면 이 세상은 참으로 평화로울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희망의 이유>는 아프리카에서 십수년 간 침팬지를 연구하며 인간 또한 유인원의 한 종일 뿐이라는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 제인 구달 선생님의 책이다. 자신이 살아온 여정과 비전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 여전히 이 세상은 희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20대 초반의 어느 날, 나는 제인 구달의 침팬지 연구에 관한 집념과 야생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그 모습에 경외심을 느꼈다. 누군가 존경하는 사람을 물을 때면 주저 않고 ‘제인 구달’이라는 대답을 했었더랬다. 하지만 경외심과는 별개로 <희망의 이유>는 읽지 않고 있었기에 마음 한 구석에 항상 자그마한 죄책감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번에 개정판 출간을 계기로 각잡고 일주일 간 <희망의 이유>를 옆에 끼고 그녀의 여정에 동참하였다. 이제야 비로소 마음이 홀가분해 지면서 제인 구달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기뻤다.


혼란과 절망, 심지어 전쟁의 참혹함까지 가세한 21세기 오늘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를 공감하며 보다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굳게 믿고 또 이를 위해 지구 곳곳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연대를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간직한다.


제인 구달과 같은 선한 마음의 사람들이 있기에 지구도 단단히 중심을 잡고 돌아가는 것만 같다. 유명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나도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그마한 바람이 생겼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고민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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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안녕 샘터어린이문고 71
박주혜 지음, 김승혜 그림 / 샘터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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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모두씨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어린이 동화책이다.

화장품을 연구하며 어쩔 수 없이 동물 실험을 해 온 모두씨. 이에 마음 아파하던 모두씨는 마지막 남은 토끼 ‘안녕이’를 데리고 나와 안녕이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 끝에 “모두의 안녕”이라는 빵집을 연 모두씨는 따뜻하고 달콤한 빵을 나누며 모두의 안녕을 기원한다.

모두씨는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마음의 위로를 해주는 빵을 만든다. 나도 그 빵을 한 번 먹어 보았으면…

함께 사는 세상에서 고통받는 이 없이 더불어 살아가자는 긍정의 메시지를 주고 있어 매우 교훈적이다👍🏻 7-8세 정도 친구들에게 추천한다.

(아쉽게도 다섯 살 우리 아들에게는 너무 글밥이 많고 어려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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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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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트럼 문디*.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무대 위의 배우들 이니까.” -p.50

*테아트럼 문디(theatrum mundi): 이 세상은 신에 의해 창조된 무대이고 인간은 역할을 맡은 배우임을 인간 스스로가 깨닫고 있음을 의미하는 문학 용어

소설에 등장하는 이 용어는 <배니시드>를 축약해 놓은 듯 하다. 주인공인 ‘나’가 마치 인생을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보고도 못본 척, 알고도 모르는 척, 타의지만 자의인 척 살아가는 주인공의 의식을 따라가다 보면 뭐랄까 사건의 인과관계에 관한 비밀이 해소되었음에도 그것이 진실인지 상상인지 혼란스럽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지만 주인공 주변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무언가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이면서 긴장감을 유발한다. 화자의 유추에 따라 맞춰지는 퍼즐이 진실인지 상상일 뿐인지에 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겨 둠으로써 꽉 닫힌 기괴함을 마주한 느낌이다. 모두가 일그러진 얼굴 위에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미소가 그려진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것만 같다. 유일하게 표리부동하지 않은 사람은 ‘자영이 엄마’뿐.

처음에는 화자(‘나’)의 쓸데없는(?) 생각의 나열이 이어지는 것 같아서 오히려 주인공이 정신이상자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런 장치들이 더욱 이 미스터리 소설의 기괴한 분위기를 한껏 조고시켜준 것 같다. 도입부분만 잘 넘어가면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소설. 다 읽고 나니 너무 섬뜩하고 정신이 혼미해지더라. 부산국제영화제 ACMP 화제의 선정작이라더니, 인정. 영상화되면 얼마나 숨이 막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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