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예전부터 보아왔던 오리인지 토끼인지 모르겠는 이 그림은 정사각 책 속에서 아주 재미난 상상력을 다시 발휘한다. 아마도 우릴 일 수도 있고 아마도 토끼일 수도 있는 동물을 두고, 보이지 않는 화자 두명이 말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한 명은 오리라고 주장하고 1명은 터키라고 주장하는데 더위 갈수록 그 주장은 점점 더 강해진다. 서로의 내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결코 접점이 없을 듯 한데,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둘은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의견이 바뀌게 된다. 마지막에는 또다시 새로운 논쟁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계속해서 웃음을 안겨준다. 가벼운 주제지만 조금 더 깊은 생각거리를 안겨주기도 한다. 그러고보면 흑백 논리를 고수할 필요도 없고, 내 주장만 관철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동물은 막상 말이 없는데 관찰자들만 말이 많다. 실제로 말하는 듯한 구어체의 짧은 문장에 아이가 즐거워하는 책이다. 토끼인지 오리인지 알 수없는 동물에게 털이나 깃털을 입혀보니 복슬복슬 더 귀여워진다. 나는 그림책을 볼 때 표지나 안쪽 페이지까지 보는 편인데,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보니 오리인지, 토끼인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구름들이 떠 간다. 글밥이 적고 짧아서 아이와 쉽게 볼 수 있었다. 외국에서 수상 후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하는데, 깜찍한 아이디어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하다. 교과서에서 접하면 이 구름들을 못보겠지? 하니 왠지 작은 비밀을 하나 가진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