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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가족 ㅣ 모해그림책 6
이연숙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모해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민화로 된 그림책은 잘 없었거니와, 맨 처음부터 갑자기 까마귀가 지저귀는 것으로 시작해서 신선했어요. 할아버지가 어딜 간다는 말도 없이 나가버렸다는 까마귀의 말에 맨 앞 장 한두페이지가 빠진 줄 알았는데, 뒤에 다시 설명이 나와요.말 없이 나가버린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나무, 까치, 호랑이는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모두 할아버지가 그려준 그림들인데요. 할아버지가 직접 정성껏 그려서 정말 살아움직이는 동,식물들이 되었나봐요. 기다리는 동안 호랑이는 할아버지가 빼먹은 발톱 이야기만 합니다. 기세등등해야 하는 호랑이인데, 이빨 말고 발톱이 빠져버렸으니 아쉬움이 큽니다. 돌아오면 제일 먼저 발톱부터 그려달라고 할 건데요. 그 때 할아버지가 아니라 딸이 왔어요. 할아버지는 술을 마시다가 병이 나는 바람에 급하게 병원에 갔다고 해요. 소식을 들은 그림들은 걱정 반, 안도감 반인데 호랑이는 아직도 발톱 생각뿐입니다. 온통 자기생각 뿐인 호랑이에게 나머지 그림들이 호랑이를 면박줍니다. 딸은 화구를 정리하고 아버지의 그림을 들여다봅니다. 그림 속 소나무는 듬직한 큰오빠, 호랑이는 작은 오빠, 까치는 자기를 닮았다며 좋아해요. 가족을 꼭 닮은 그림 속 모습에 딸은 애정어린 모습으로 들여다봅니다. 발톱 없는 호랑이에게도 오빠와 닮았다며 늠름한 호랑이라고 칭찬해줍니다. 읽다보니 어른들의 눈과 내가 보는 가족이 다르네요. 모두가 개성이 있고 각자 다른 장점이 있어요.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결점이라고 여기는 것들까지 모두 합쳐서 가족들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해 있는 세상이지만 아름다움이나 힘을 추구하기 보다는 나의 모습을 사랑하자는 교훈도 얻을 수 있었어요. 미취학 아이부터 초등학생 아이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