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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을 움직여라 - 뜨개 애호가의 기쁨과 성공을 위한 단계별 가이드
셸리 브랜더 지음, 서라미 옮김 / 윌스타일 / 2024년 8월
평점 :
올해도 어김없이 뜨개의 계절이 왔다. 책을 보다보면 저자의 열정, 그리고 열정이 꽃피어나게 한 독립심에 주목하게 된다. 4살 때를 기억하며, 엄마가 장보러 가는데 같이 못간다고 하자 '꼭 따라 가야겠다'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세발자전거로 대로를 건너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 엄마에게 딱 걸려서 아빠한테 회초리를 맞는다. 나같으면 아이가 따라간다고 했을 때, 얼른 데리고 나왔을 것 같은데 부모님이 엄격하시구나 했다. 그런데 커서 졸업하기 전에, "엄마네 집에 취업할 때까지만 있어도 되지?" 물어봤더니 엄마는 말이 없다가 딱 한 달만 허락한다. 우리나라랑은 정서가 참 다르기도 한데, 그런 점이 독립심을 길러주는 듯하다. 그와 함께 작가는 취업준비부터 열정을 불태운다. 뒷배가 없으니 책임감이 무거워지는 게 당연하다. 요즘 아이에게 매일 자기 전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어제는 문득 한석봉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베를 잘라버리며 매몰차게 절로 쫓아내는 석봉의 어머니가 그런 심정이지 않았을까? 세상 어떤 엄마가 자기 자식 고생하길 원하겠나. 하지만 그런 어머니가 교육했기에 아이도 잘되는 것 같다. 젊어서 고생을 한 작가는 카피라이터에 사업자를 거쳐 뜨개질 공방을 차린다. 16살부터 뜨개질을 했지만 직접 차릴 생각은 없었는데, 작은 도시에 하나있던 뜨개공방이 없어지면서 공방을 차려보라는 제의를 받는다. 뜨개에 대한 열의가 강했던 그녀는 결국 공방들을 거쳐 뜨개질로 성공하게 된다.
뜨개는 아름다운 과정이다. 긴 시간 공을 들여야하고, 계속해서 배워야 완성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한 번만에 완벽하게 떠지는 편물은 없다. 작가는 완벽이라는 말은 뜨개와는 거리가 멀다고 표현한다. 실패를 반복하면서 푸르시오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푸르시오가 여기서도 나올 줄이야!). 그러한 실패들에 좌절하지 말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 사랑, 양육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그녀의 에너지가 책을 타고 넘어오는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