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게 생긴 기역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다란 혀, 통통해보이는 기역자, 짧은 팔다리, 그리고 도깨비 방망이까지! 보자마자 "뭐야~" 하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특이한 캐릭터 디자인에 나머지 글자들을 안찾아볼 수가 없다. 다른 글자 도깨비들도 다들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냥 도깨비라기엔 늘어뜨린 혀까지 귀엽게 느껴진다. 제일 귀엽게 보이는 글자 도깨비는 히읗 도깨비다. 모자 쓴 얼굴에 짧은 혀까지! 키읔 도깨비는 왠지 "ㅋㅋㅋ" 웃고 있을 것 같아서 빙그레 웃음이 나오고, 성벽을 닮은 비읍 도깨비와 미음 도깨비는 색다르게 느껴진다. 입체적인 글자를 만들어 도깨비 방망이를 들려준 작가는 ㄱ ~ ㅎ까지 모든 글자를 책으로 뚝딱 만들어냈다. 그 와중에 혓바닥을 메롱~ 하고 길게 쭉 빼놓는 재치도 놓치지 않았다. 기역 도깨비는 방망이를 휘두르며 주문을 외운다. 필요한 물건을 쏙쏙 만들어주는 방망이. 기역 도깨비인지라 기역으로 시작하는 물건이 나온다. 미리 실루엣으로 추측해 볼 수 있도록 스티커 붙이는 곳처럼 회색 실루엣이 보인다.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글씨와 그림으로 정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퀴즈 느낌이 나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어서 좋다. 아이에게 글자를 가르쳐줄 때, 자음으로 시작하는 글자는? 하면서 알려주다가 막힐 때 한 권씩 펼쳐보면 쉽게 답이 나올 것 같다. 글자를 막 배우기 시작할 때 글밥이 적으면서도 핵심만 있어서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한다. 하나 아쉬운 건 제목이 고마워 기역 도깨비야! 인데 기역이라서 고마워 로 시작하는 줄 알고 다른 책을 봤더니 다들 고마워 였다. 니은은 나는 니은 도깨비야! 식으로 제목까지 맞췄으면 더 흥미로울 것 같은데 욕심이려나 싶다. 그래도 볼수록 매력있어서 나머지 책들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