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먼지의 여정
비비안 그레이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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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뭔가 그림책 같지가 않았다. 가로길이에 비해 너무 길쭉하기도 했다. 게다가 모름지기 그림책이라면 색이 진하고 딱 형체가 잡혀야하는데, 그림도 두루뭉술하고 진한 회색과 연한 회색밖에 없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건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기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미 그림책을 졸업한 청소년이나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 먼지는 엄마가 다른 둥지에서 주워 온 데려다 키운 작은 커다란 알이다. 이 알은 태어나기 전부터 부화하는 데도 오래 걸리고, 태어나고 나서도 굉장히 크고 다른 오리들과는 생김새가 달랐다. 특히나 깃털이 검은빛깔을 띄었다는 이유로 이름이 먼지가 되어버렸다. 엄마는 먼지를 사랑으로 감싸주지만 형제들은 먼지를 구박한다. 먼지는 자신이 백조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상황이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예전처럼 날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모든 준비가 되었을 때 날아가 버린다. 형제들은 사과를 했지만 먼지는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다. 우리가 학창시절부터 학습했던(혹은 주입되었던) "미안해" - "괜찮아" 패턴을 파괴한다. 먼지를 통해 감정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다. 다양한 감정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그것들을 해결하기도, 해결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때때로 어떤 상처들은 아물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먼지는 슬기롭게 해결해 나간다. 자기연민이나 죄책감을 갖지 않고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다. 여기서 먼지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회복탄력성이 돋보인다. 삶의 여정에서 지쳐버린 어른들을 위로해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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