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떡 - 백시종 연작장편소설
백시종 지음 / 문예바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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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쑥떡을 참 좋아하는데 책 제목을 보니 예전에 먹던 쑥개떡이 생각났다. 그 때는 쑥떡이라기보다는 쑥개떡이라고 불렀는데, 이 책에서도 어렴풋이 그 이야기가 나온다. 봄 내내 계속해서 자라는 쑥을 한가득 캐어두었다가, 먹거리가 없을 때 쑥떡을 쪄먹었다고 묘사된다. 떡은 떡이지만 쌀보다 쑥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 떡이다. 쑥떡은 우리나라 당시 가난의 상징인 것이다. 요즘은 쑥을 많이 넣은 떡집이 유명세를 타고 일부러 찾아갈 정도인데, 참 세상이 많이 변했다.

배가 고파 식탐이 심한 아이의 이야기부터 꾹꾹 눌러 담아낸 책이다. 읽을수록 한국의 역사와 함께 한 삶이고, 음식에 녹아있는 배고픔을 절절히도 그려냈다. 부끄러운 이야기들도 많고,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일화들도 있다. 미군들에게서 초콜릿을 받기 위해 재롱을 부리는 동생과 담배꽁초를 주워 포장해 할머니에게 선물하는 형제 등등 바로 앞에서 보는 듯하면서도 감추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첫화부터 흡입력이 엄청나서 안타까워 하면서도 계속 읽게된다.

유난히 통통한 아기가 그려진 미국분유와, 그나마도그걸 뺏기는 비쩍 마른 동생. 한편으로는 배급을 받아야하는 우리나라 상황이 야속하기도 하고, 그렇게나 힘들었구나 싶기도 했다. 만화 검정고무신에서 보던 소재들이 널려있는데, 책을 읽을수록 마치 내가 직접 생생히 겪는 듯하다. 부모님 세대에서나 있었던 이야기들이 어린 아이들과 친숙한 음식으로 어우러져서 뛰어논다. 작가의 책들이 많아서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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