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오래 바라보았다 K-포엣 시리즈 10
이영광 지음, 지영실.다니엘 토드 파커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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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오래 바라보았다. 라는 제목이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번역된 I gave the sun long look. 이라는 문장은 더 독특하다. 단순히 문장을 길고 어렵게 만들려는 생각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좀 더 매끄럽고 쉬운 단어들로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어감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시아 출판사에서 k poet 시리즈로 한국시를 영어로 번역한 책 중 한권이다. 왼쪽 페이지는 한글시 원본을, 오른쪽 페이지는 영어로 번역된 문장을 읽어볼 수 있다. 그런데 번역이 아주 매끄럽진 않고 문장 그대로를 번역해 조금 난해할 때도 있다. 뉘앙스를 원문 그대로 잘 살릴 수가 없어서 안타깝다.

 

 

 

 

 

나는 조금 전을 이겨본 적이 없다는 말이 참 와닿는다. 지각을 했을 때 조여오는 마음, 답답함, 후회와 아쉬움... 이러한 감정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다 임종 상황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아쉬워한다. 매번 모두가 모이지 못한 상황에서, 아쉽게 끝나버리고 만다.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가지더라도 슬픔이 훨씬 줄거나 없어지진 않는듯하다.

해를 오래 바라보는 건 힘들다. 시집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해라는 제목과는 달리 조금 음울한 어조다. 오히려 비나 어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는 해를 바라보는데, 너무 눈부셔서 잘 보이지도 않는 해를 계속 바라보고있다. 해는 까발려진 어둠을 비추는데 작가는 그걸 눈물을 흘리며 바라보고 있다. 해는 어두움을 쫓아내는 희망이 아니고, 힘든 순간을 더 명백하게 보여주는 도구일 뿐이다.

힘든 일이 겹칠때 보이는 것들에 감정을 투사해 분노를 표출하는 것처럼 작가도 해에 처절한 감정을 담아 해를 바라본다. 상처받은 마음을 되돌릴 길이 없어보여 안타깝다. 편하게 읽기는 조금 버거웠던 책이다.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처절하고 슬픈 감정을 담은 것 같다. 생각이 많을 때 읽기도 조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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