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수를 가지고 노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작가가 은행에서 일했다고 한다. 제목이 양각으로 인쇄돼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샛노랑에서 시작해서 빨강을 거쳐 보라색으로 덮는 커버는 별로다. 뾱뾱이 봉투대신 종이봉투에 담겨와서 책등이 찍혔는데 이부분은 아쉽지만 쓰레기 줄이는 데는 더 좋은 선택이었으리라 믿는다. 어차피 조카들한테도 보여주면 금방 지저분해질 것 같다.

산수를 배울때부터 나는 수포자였다. 숫자 자체는 좋아하는데 계산에서 막힌다. 암산을 아예 못하는 건 아니지만, 꼼꼼한 대신에 시간이 오래걸렸다. 속독 시간에 몸풀기로 계산문제를 풀도록 했는데, 나는 제일 오래 걸리는 대신 다 맞기는 했다. 크면서 약간의 '치트키'를 습득하게 됐고, 조금씩 나아지기는 했지만 수학은 어렵다는 생각이 컸다.

최근에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에서 95×93을 획기적인 방법으로 계산하는 걸 읽었다. 이렇게 쉽다고? 하고는 바로 계산해봤는데, 오히려 쓰면서 정석으로 계산하는게 틀려버렸다. 옛날에 배운 「수학귀신」 말고도 쉬운 방법들이 더 있겠구나, 했는데 마침 이 책이 보였다.

여기도 그 내용이 있다. 90대 수를 곱하는 방법. 끝자리 9를 사칙연산하는 방법들은 나도 언젠가부터 써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복잡한 곱셈이나 나눗셈 등에서 큰 수를 보니 이건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따라하다보니 은근히 중독성있다. 핸드폰마다 계산기가 있지만 암산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다면 유용할 것 같다. 한편으론 최근에 사람들이 계산을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떤 식을 세워야 하는지 모르는 게 문제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심히 공감한다. 수의 모임에서 너무 어렵게만 생각할 게 아니고 수를 가지고 놀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