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흘러가는 동안에도
박혜숙 지음 / 별빛들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손에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의 책에다 글자크기가 좀 작은 편이에요. 핸드폰 글자크기도 최대한에서 하나 작게 (노인분들에 대한 예의상) 보는 편인데 글자포인트 8내지 9는 너무 작은 글씨로 느껴집니다. 어리다고 생각해왔는데 벌써 나이가 들었는지 작은 글자는 보기가 어렵다고 느겨지네요. 대신 빨리 빨리 주루룩 읽히는 편인듯해요.


시는 방안에 있는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쓰여졌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화려함 대신 솔직하고 잔잔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작가의 신념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운 언어로 쓰여있어요. 개인적으로 처음 부분에 나온 에세이가 이 책의 스타일을 함축하고 있는 듯했어요.


세탁소집 딸이기 때문에 이런 소재가 있는데 왜 못쓰느냐는 교수님의 말이 상처가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소재가 있어도 쓰는 게 잘 안되는 사람도 있고, 쓰는 것을 잘 해도 소재가 없을 수도 있지요. 제일 좋아하는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의 「이야기 파는 남자」에서도 잠깐 그런 이야기가 언급됩니다. 글을 쓰고싶은 작가는 많은데 뭘 쓸지를 모르고,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갑작스러운 인기에 부담스러워서 못 쓰는거죠. 주인공인 '이야기 파는 남자'는 이런 예를 들며 자신이 실마리를 제공해서 약간의 도움을 주는 거라고 합니다. 그는 글을 쓰지 않고, 이야깃거리를 팔죠.

 

개인적으로는 에세이가 조금 추상적인 이야기들로만 이어져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간 일기 몇편을 본 것 같은데 저와 비슷한 이야기들로 공감되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글을 안써본 저로써는 커피 이야기나 친구, 가족 이야기로만으로도 꽉꽉 채워진 책이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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