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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예쁨상을 드립니다
한승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이름부터가 그대에게 에쁨상을 드립니다 라니,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어보기로 한다. 책 커버부터가 남다르다. 가로로 인쇄된 책은 그림책 몇 권을 제외하고는 처음보는 것 같다. 안쪽까지...? 하는 기대감이 들어서 내부도 가로로 인쇄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가을에 어울리는 말랑말랑하고 때로는 애절한 사랑시들. 작가는 가수 신승훈의 팬이라서 작사를 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그런 내막을 알고나니 시를 읽으며 흥얼거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운율도 잘 맞고, 반복되는 구절들을 후렴구라고 생각하니 글로 노래를 듣는 듯하다.
잔잔한 노래 몇개 틀어두고 읽어 내려가면 좋을 책. 혹자는 시집을 모름지기 침대옆이나 화장실에 두고 틈틈히 읽는 재미라고 하는데 또 소설읽듯이 계속 넘어간다. 시가 짧으면 내용이 부실하고 길어지면 지루해지는데 적당한 길이감으로 죽죽 이어진다. 긴 노래를 불렀다가 짧게 허밍만 하고 끝났다가, 중간길이가 제일 많다.
그럴 줄 알았어
봄이 돼도 사랑해
여름이 돼도 사랑하고
가을이 돼도 사랑할거야
겨울이 돼도 사랑할 줄 알았어
그럴 줄 알았어 정말
제일 짧은 시 중 하난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주저리 주저리 설명할 것도 없으니 이게 제대로 된 시지.
화려한 수식이나 기교가 아니라 진심이 어려있어서 좋았다.
요즘말로 오글거리지 않고 담백하다. 연인에게 평소에 건네는 말같다. 처음엔 말장난을 하는 사람인가,도 싶었는데 아니었다. 깔끔하고 절제된 문장에 하고 싶은 말이 다 담겨있다. 문장들이 좋아서 아마 자주 들춰볼 것 같은 시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