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북 - 어머니의 삶을 기록하면 가장 소중한 책이 된다 마더북
엘마 판 플리트 지음, 반비 편집부 엮음 / 반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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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북.
엄마를 위한 책입니다.
부모님과 허심탄회하게 마지막으로 이야기한게 언제였을까요?
부모님과의 대화를 떠올려보면, 주로 아이였던 제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 누구랑 어디를 갈거다, 제 위주의 이야기를 한 것 같아요.
부모님도 가끔 이야기를 해주시곤 하지만, 흘려듣기가 일쑤였지요.
예전 이야기라 부모님의 마음속에서 삭히고, 색이 바랬던 것도 있지만,
과연 그것뿐이었을까요?

듣고 있는 아이인 저는 겪어보지 않았으니 부모님의 이야기가 크게 와닿지 않기도 했을거에요.
조금 자랐다고, 겪어보지 않았다고, 나보다 훨씬 어른인 부모님이 더 양보하고 이해했어야 했다고 잣대를 세웠을 수도 있고요.
생각해보면 그게 지금의 나보다 어릴 때도 많았는데....
부모님께서 차마 다 말하긴 어려웠을 수많은 감정들이 깎여나가고 의미가 퇴색되어서 남은건 사실뿐이었을 수도 있죠.

대학교 때 부모님께 직접 여쭤보는 조사지가 있었어요.
중요한 과제는 아니었고 모성관련 자료였는데,
제게는 중요한 질문이 포함돼 있었어요.
딸 셋의 엄마는 태어난 시간이나 태몽도 헷갈려하셨지만, 하나만큼은 자신있게 대답해 주셨거든요.
나는 원하던 아이였나요? 라는 질문이었죠.
셋째까지 아들이 아니라 실망했었을 당시 어른들이 한둘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얼버무릴거라 생각했던 대답이 너무나 크고 자신있게 네. 였거든요.
지금도 그 때 생각을 하면 울컥하곤 해요.

2주뒤에 엄마와 4번째 해외여행을 가는데, 그 때 휴양지에 이 책을 가져가려 합니다.
엄마에 대해서 더 잘 알수있는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에요.
시력도, 집중력도 예전같지 않은 엄마에게 류마티스가 있는 손으로 써달라는 건 무리일 것 같고
아마 제가 직접 써내려 갈 것 같네요.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명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버린 것과 같다고 해요.
늦지않게 어른들의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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