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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프 확률 3% ㅣ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이수용 지음, 김연제 그림 / 우리학교 / 2026년 8월
평점 :

『베프 확률 3%』(이수용/우리학교)
나는 지금 이 시대가 어떤 이름으로 불릴지 궁금하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화혁명. 그 이후로 온 AI의 시대는 어떻게 나아갈까? 수많은 업무에 AI가 쓰이는데, 불과 2~3년 만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앞으로는 또 얼마나 많이 바뀔까?
우려되고 걱정되지만 기대되는 지점은 인간관계다. 지금도 SNS에 올라오는 AI 활용 영상과 게시글 중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관계와 자기관리다. 특히 타인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어떻게 다스리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부처와 니체를 활용하여 많이 나온다.
사실 도움이 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받은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관계조차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없는 여전히 미성숙한 존재로 남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그게 어린 아이들이라면 더 그렇다.
<베프 확률 3%> 도서는 딱 그런 지점을 다룬다. 만약 나와 친구가 될 확률을, AI가 정확하게 알려준다면 어떨까? 이 책에서 AI 까미가 그런 역할을 한다. 까미는, 같은 반이 된 친구 중에서, AI가 나와 잘 맞는 친구를 골라준다. 그것도 정확한 확률로. 게다가 갈등이 일어나면, AI가 나서서 해결해준다.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주고, 이해의 폭을 넓히며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려 준다.
3학년 때 친구 관계로 힘들었고 따돌려졌던 수인이는 AI 까미가 추천해준 다윤이와 정말 마음이 잘 맞는다. 베프 확률 98%라니! 취향도 비슷하고 성격도 비슷하기에, 까미는 적절한 친구를 소개시켜줬는데, 과연, 정말, 확실히, 진정으로 그럴까?
그런데 수인이는 자신과 정말 잘 맞는 친구를 만난다. 바로 민하. 다소 충동적이지만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고, 밀고 당기며 관계를 이어나간다. 멀어졌다가 다가오며, 서로를 알아간다. 그런데 AI 까미는, 수인이와 민하가 베프 확률이 3%라고 한다. 고작 3%. 과연 이 세 아이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친구 관계는 중요하다는 말로 부족할 정도로 중요하다. 중학생이 되면 그 중요성이 더 커진다. 어른이 되면 안 그럴까? 전혀 아니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갈등의 해결만큼이나 조율하는 힘이고, 다툼 없이 잘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 다툼을 이겨내는 능력이며, 관계를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AI는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하며, 숙고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빼앗아갔고,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생각을 해낼 시간을 훔쳐갔다. 이게 더 좋지 않냐며, 실제로 더 좋은 걸 가져오지만, 그게 정말 내 것인지도 이제 모르겠다. 그런데 인간관계마저도 그리 된다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빼앗기게 될 듯하다. 사실, 고민하고 숙고할 시간을,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생각을 해낼 시간을 가져가라고 건넨 쪽은 우리다. 이게 더 좋지 않냐고, 실제로 더 좋은 걸 가져오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젠 그게 내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니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AI에 대한 경계심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다. 타인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 나와 다르기에 가지는 놀라움, 새로운 것을 접하며 나에 대해서 다시 알아가는 성장. 이건 몸과 감정이 없는 존재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가 어떤 이름으로 남을지는 모른다. 다만 기술이 무엇을 해냈는지가 아니라 사람이 끝까지 자기 손에 쥐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로 기억되면 좋겠다. 그리고 그 맨 앞에 관계를 맺고 풀어가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관계를 맺고 풀어가는 그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워가길 바란다. 수준은 초등 3~4학년이지만, 5~6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토론 거리가 많아질 듯하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나랑 참 안 맞는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다.
2026.10.09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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