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아 : 운명에 맞서다 ㅣ 생생고전 10
김태권 지음, 산사 그림 / 천개의바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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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 (김태권 글 / 산사 그림 / 천개의바람)


그야말로 오디세이아 열풍이다. 영화를 시작으로 관련한 책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좋은 책을 소개하고 지도하며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정말 좋은 오디세이아 책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그것은 여러 이유가 있는데, 너무나 방대한 모험 이야기인 <오디세이아>를, 어린이용이랍시고 지나치게 압축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사소한 설명을 건너뛰면서, 어린 독자들이 그 맥락을 놓치게 만든 책들도 많다. 오디세우스가 왜 그랬는지, 당시의 사회와 문화적인 맥락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을 무엇인지, 지금의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까지 생각해야 하는데, 그걸 간과하는 책이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개의 바람’ 출판사에서 출간한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는 내용과 설명, 해석 측면에서 자격을 고루 갖춘 책이다.


이 책은 원전의 형식과 구조를 충실히 따른다. 24권으로 된 <오디세이아> 이야기를 완벽에 가깝게 재현한다. 처음에 텔레마코스의 모험이 시작되고 오디세우스가 파이아키아에 오는 과정이 오디세우스 서사의 시작인데, 이 책은 충실하게 그것을 따른다. 어린이 책이 트로이아 전쟁에서부터 시간의 서사대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원전에 충실히 따른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러한 구조는 문학 작품의 서사 구조와 맥락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므로,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는 어른이 있다면, 구조적 특징을 반드시 짚어주면 좋겠다. 흔히 아는 소설 구성의 3요소와 소설 구성의 5단계, 그리고 영화 시각적 요소를 제대로 활용한 특징을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이 책은 세 가지 층위에서 균형 있게 다룬다. 그것은 오디세우스의 모험과 텔레마코스의 여정, 그리고 신들의 계획이다. 이 세 가지 톱니바퀴가 맞물려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영향을 끼치고, 마지막에 한 곳에 모든 것이 집중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완결된다. 인류 문학의 정수가 바로 이 부분이다.


‘천개의 바람’ 출판사의 <오디세이아, 운명에 맞서다>는 자연스러운 흐름만큼이나 쉽고 재미있다. 이런 고전은 쉬우면 재미를 놓치고 재미있으면 흐름을 잃는다. 이 무게 중심을 적절히 유지하는데, 흐름을 따라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면서도, 그 안에 구체적인 설명, 의미, 인물이 행동한 근거, 배경을 놓치지 않는다. 따로 각주나 미주, 부연 설명이랍시고 우측에 주석을 단 어린이 도서들에 비해, 그것을 글 안에 자연스럽게 잘 녹여내었다. 이는 문해력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게다가 읽기도 좋다. <오디세이아> 원전은 권과 행으로 이뤄지면서, 읽기 자체가 거친 편이고, 중간에 끊어 읽기가 어렵다. 어디까지 읽었는지, 그 부분부터 다시 읽기가 번거롭고 헷갈린다. 그러나 이 책은 작 부와 권, 그 안에 세부 항목이 있어서, 지금 어느 지점을 읽고 있는지를 어린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몇 번 끊어서 읽어도 전후 관계를 잘 이해하며 읽을 만하다.


사실, 중학년 아이들과 깊게 읽고 나눌 <오디세이아>를 찾고 있었다. 도서관의 <오디세이아>는 다 빌려 읽었을 정도니. 그러나 초등 중학년 <오디세이아>는 이 책으로 확정해도 되겠다. 원전에 충실한 정도가 아니라, 간결한 이야기 속에, 중요 사건과 맥락을 빠짐없이 넣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서사에 있어서 꽤 재미있는 부분, 깨알 같은 지식, 인물의 감정을 풀어내는 데는 다소 서툴다. 특히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오디세우스의 감정,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텔레마코스의 심정, 20년을 기다린 페넬로페의 찢어질 듯한 마음, 구혼자들의 욕심, 충직한 하인들의 신념 등은 다소 가볍게 묘사된 점이 아쉽다. 물론 그것까지 드러낸다면 글의 분량이 길어져, 독자 타깃 범위가 좁아졌을 것을 감안하면, 이 책의 위치 선정은 꽤 괜찮은 편이다.


초등 중학년 아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 도서다. 아니, 초등 고학년까지도 읽어야 한다.

아이들이 읽는 모든 문학의 뿌리가 이 책에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 자신을 이겨내는 과정, 타인과의 관계, 겸손과 배려, 일관된 신념, 삶을 바라보는 자세를 배우기에,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2026.09.12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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