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망한 건 아니야 - 생각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12가지 방법
이현아 지음, 송선옥 그림 / 우리학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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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망한 건 아니야 (이현아 글/송선옥 그림/우리학교)


그동안 아이들과 수많은 책을 읽고 강의하면서 가졌던 고집스런 생각이 있다. 그건 모든 건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감정과 생각, 심리만이 아니라 역사와 과학, 예술까지도 이야기 책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그런 자신감이다. 하지만 갈수록 이런 기대와 희망은 사그라드는 중이다. 문학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깊지만, 아이들마다 작품을 이해하는 안목이 다르고, 보호자나 교사가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차이도 분명해진다. 그래서 요즘은 다섯 권 중 한 권은 비문학 도서 비중을 늘리는 중이고, 조금씩 높여가는 추세다.


현장에서 살펴 본 아이들은 분명 이야기 책을 좋아하지만, 실질적으로 배우고 도움을 얻는 건 비문학 책이다. 재미있는 책이 늘 좋은 책인 건 아니라는 말이다.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배우고 공부하며, 깨달음을 얻기에는 선명하고 뚜렷하게 말해주는 비문학 도서가 적합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조금씩 인정하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학교’ 출판사에서 2기 도서부원들에게 웰컴 키트와 함께 보내주신 책 ‘실수해도 망한 건 아니야’는 아이들의 자존감과 관계, 그리고 좌절감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를 현실적으로 가르쳐 주는 책이다. 뭐랄까, 심리 상담 전문가나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이 곁에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겪는 열두 감정, 특히 좌절과 ….. 등에 대해서 다루는데, 부끄럽지만 이는 어른들도 매 순간 느끼는 감정이기에, 보호자와 교사들도 이 책을 읽고 적잖은 위안과 용기를 얻을 듯하다. 특히 어른들은 자녀들, 학생들이 토로하는 힘든 순간, 슬프고 좌절감을 느끼는 순간에, 시의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가장 특별한 점은 아이들이 느끼는 열두 감정에 저마다 이름을 붙인다는 점이다. 이름을 붙이면, 내 감정을 객관화 할 수 있고, 감정이 이해의 영역에 들어오며, 극복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내가 통제하지 못할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그 감정은 얼마든지 통제도 극복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아이들의 고민과 생각을 자주 듣는데, 그럴 때 교사로서의 조언이 어때야 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그에 비해 나는 그저 조리있게, 설득력 있게, 상대가 꼼짝할 수 없는 논리와 말재주, 혹은 넌 그리 잘하느냐는 공격적인 방법을 가르쳐 준 것 같아 부끄럽다.


맨날 틀린다는 아이에게 나도 그땐 그랬다는 어쭙잖은 조언이 아니라 ‘오늘 몇 개 헷갈린 것 뿐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다정함을 배웠다.

친구들 앞에서 부끄런 실수를 했다는 아이에게, 남들은 너에게 관심이 별로 없단다, 했던 내가 이제는 ‘이 일도 금방 지나갈 거야. 훌훌 털어 보자.’라고 말하는 어른스러움을 장착했다.

친구관계를 망쳤다는 아이에게, 초등학교 때 친구는 별로 안 중요하다며 넘겨버리던 내가, ‘다시 풀어갈 방법이 있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지혜로움을 얻었다.


무엇보다 내 스스로 빠져드는 생각의 함정에 이름 붙이고, 그 함정에서 벗어나는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졌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그래, 이 책은 아이들의 감정 이야기이지만, 어른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조언이다.


오늘도 아이들 책에서 배운다.

나는 망하지 않고 여전히 나아갈 것이다.

그건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똑같이 느낀다.

그리고 나는 내일도 아이들 책에서 배울 것임을 알고 있다.


2026.05.23


*본 서평은 ‘우리학교’ 도서부 2기 활동으로 받은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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