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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마계 마왕? ㅣ 너라면 어떻게 할래? 만약에 서바이벌 2
G.B. 지음, 하나코가네이 마사유키 그림, 김지영 옮김, 다카니 도모야 감수 / 웅진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오늘부터 마계 마왕!(웅진주니어)
살다 보면, 남들 앞에서 말해야 할 때가 많다. 아이들은 더 자주 그렇다. 교실에서 발표해야 할 때가 있고, 자기 의견을 드러내어야 할 때가 분명 온다. 물론 논술과 토론, 글쓰기로 단련된 아이들은 말하고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겠지만, 또 모두가 그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말할 때는 두서없이 표현할 때도 있고, 서서 말해야 할지 앉아야 할지, 목소리는 크게 해야 할지, 어디로 갈지 갈피를 못잡는 손과 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어른들은 그게 살아가면서 체득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그리 간단한 일도 아니다.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할 수 없는 법이며, 아이들의 성격도 다 다르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웅진주니어에서 보내주신 이 책은, 발표력이 부족한 아이, 리더십을 갖기 위한 자세, 남들 앞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논쟁과 협상에서 갖추어야 할 자세와 기술을 말해주는 책이다. 이렇게 말하면 무척 어려운 자기계발 같아 보이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마계와 인간계의 다툼을 조화롭게 풀어가는, 마계의 마왕, ‘마오’를 주인공으로 매우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시골로 이사 간다는 엄마의 선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마오는 어쩔 수 없이 이삿짐을 싼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마법서를 펼치면서, 마왕이 봉인된 마계로 이동한다. 그곳의 괴물들은 ‘마오’가 자신들이 찾던 차기 마왕이라며 자신들을 이끌어달라고 한다. 여러 마족을 조화롭게 이끌고, 외부의 침입자들인 인간들, 특히 ‘용사’의 공격에 맞서 마계를 평화롭게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마계 편이라는 사실에 당혹스러웠지만, 마오는 자신감을 갖고 괴물들 앞에 선다. 단순하게는 괴물들 앞에서 앉은 채로 인사할지, 서서 인사할지부터, 목소리의 크기는 어떠해야 하는지, 말투는 빠르게 할지, 시선을 어디를 향하며, 제스처는 어떻게 위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아이들도 마오의 처지를 따라가면서 선택하고 고민하며, 타인 앞에서 말하는 기술을 하나하나 쌓게 된다.
특히 와닿는 부분은 친구 관계 부분이다. 마계의 동료를 늘리기 위해, 힘과 권력으로 강제할지, 아니면 대화로 설득할지를 고민한다. 아울러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며, 거절에 대응하는 자세, 친구를 만드는 방법, 남을 돕는 자세에 대해서 하나씩 알려준다. 이또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마오를 통해서, 아이들이 직접 선택하고 결정하면서 올바른 방향을 찾도록 하는 점이 인상 깊다.
학교만이 아니라 사회에서도 협상해야 할 때가 많이 온다. 청소를 어떻게 나눠 할지, 게시판 꾸미기나 반 대항 체육대회 등 여러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할 때는 반드시 리더십이 필요한데,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이 협상의 기술이다. 여러 상황을 세심하게 살피고, 차분한 자세로 대화하며, 이유와 까닭을 알아보고, 더러 교환하고 약속하면서 협상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이러한 사소한 기술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데, 꽤 유용하다. 어른으로서도 배운 것이 많다고 솔직히 고백해 본다.
아울러 학급 회의처럼 여러 회의를 이끌어가거나 발언해야 할 때가 있을 텐데, 그럴 때 필요한 준비와 자세를 알려주는 점도 좋다. 업무를 분담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삼으며 모두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끌어가는 점이 아주 쉽게 설명되어 있다. 또한 타인과의 다툼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점도 무척 흥미롭다.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상대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한 다음, 효과적인 대응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은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아닌 마계의 마왕 입장이라는 점이 신선하고, 초보 마왕이 스피치와 리더십, 그리고 협상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다. 가벼운 만화책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안에 담은 내용이 어른들의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중학년과 고학년을 준비하며 발표와 연설 등의 스피치, 다툼과 협상을 위한 리더십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좋은 바이블이 될 만한 책이다. 짧은 한 권의 책이지만, 학교 생활의 좋은 지침이 될 만한 도서야.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한다.
2025.12.07
*이 글은 웅진주니어로부터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솔직한 서평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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