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 청소부 래빗홀 YA
김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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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청소부(김혜진/래빗홀)

래빗홀 출판사에서, 사전 서평단으로, 『어스름 청소부』 1장부터 5장까지의 내용을 보내주셨다. 어제는 신간도 도착했는데, 한참 읽어보는 중이다.

『어스름 청소부』(래빗홀)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배경으로 청소년기의 정체성, 관계를 다루는 작품이다. 이 책의 설정은 정말 독특한 판타지적 설정이 특징이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어스름’이 있는데, 마치 저녁 어스름이 오듯 거뭇한 형체는 몇몇 사람에게만 보이는데, 그건 사람들의 아픔이나 슬픔, 고통의 흔적처럼 보인다.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어스름은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바꾸어 놓기도 하고, 분위기를 어둡게 만드는 듯하다.

주인공 김소요는 대대로 ‘어스름’을 치우는 가업을 이어온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소요는 어스름을 만질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고 극심한 가려움과 차가운 통증을 겪는 ‘어스름 알레르기’를 앓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 스스로를 해치는 모순은 매우 인상적인 설정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사는 곳마다 작게 번지는 어스름은, 그런 소요의 생활을 힘들게 한다. 검은색에 잘 꼬이는 어스름 때문에 시험 답안도 파란색으로 하는 소요.

그런데 소요의 세계는 두 인물을 통해 조금씩 확장된다. 같은 동네 친구 제하는 사람 얼굴에 붙은 감정의 얼룩을 읽어내는 능력을 지녔고, 전학생 송예나는 타인에게 가짜 기억을 붙이는 ‘기억 스티커’라는 힘을 갖고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와 연결되는데, 소요는 이들과 비밀을 나누며 자신을 이해받는다. 

특히 예나의 능력은 압도적이다. 타인에게 스티커를 붙이면 그 사람에게 잠시 다른 기억을 심어줄 수 있고, 이를 통해 예나는 낯선 집에서도 마치 딸이나 동생인 척 살아간다. 예나는 그런 자신을 가짜라고 말하는데,소요는 “이제부터 진짜 추억을 만들면 되지!”라며, 자신의 능력과 비밀이 더 이상 족쇄가 아니라 서로를 발견하는 다리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둘은 서로의 정체성을 긍정하고 지지하며, 연대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사건의 시작은, 소요네 집에 있는 어스름 매립장에서 시작된다. 소요의 부모가 누군가에게 매립장의 열쇠를 넘기고, 매립장의 어스름이 통째로 사라지는 사건은 소요의 미스터리한 상황으로 넣는다.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묻는 소요에게 엄마는 “잊어”라 하지만 소요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한다. 소요는 제하와 함께 납치된 예나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금지된 영역으로 나아간다. 이는 부모의 세계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선택으로 움직이는 첫걸음이자, 주체적인 성장의 시작이다.

1~5장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윤곽을 드러내고, 그 안에서 인물들이 겪는 내적 균열과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서곡이다. 가족과의 갈등, 매립장 사건, 예나의 등장은 앞으로 전개될 더 큰 서사—소요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재정의하고, 부모의 비밀과 마주하며, 친구와의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지켜낼지—를 예고한다. 아직 뒷부분을 다 읽지 못한 채 서평을 쓰지만,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 기대된다.

이 책은 우리 주변의 보이지 않는 어스름을 통해 아픔, 관계의 본질,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고민케 하는 성장 서사다. <어스름 청소부>는 청소년 소설인 ‘비스킷’과 ‘스티커’가 겹치는 작품이다. 그러나 완전 새로운 판타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소요가 스스로의 힘으로 세계를 다시 세우는 과정,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진실이 어떻게 드러날지 기대하게 만든다.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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