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문지나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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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문지나/문학동네)


여름이, 너~~~~~~무 더워지면서, 이제는 여름에서 잊히는 것들이 많다. 창문 넘어 비쳐오는 깨끗한 햇빛, 저녁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할머니가 해주시던 부채질, 철컥 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 앞에서 온가족이 함께 먹던 수박화채, 한낮의 놀이터, 분수대의 아이들, 쏟아지는 땀방울, 한낮의 소나기에 반짝이던 물방울, 그리고 무지개.


요즘 여름에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기는 건, 밖으로 나오기를 주의하라는 재난 안전 문자이고, 뜨거운 태양 아래선 그늘에 숨기 바쁘며, 스물네 시간 돌아가는 에어컨 아래서, 각자 휴대폰을 바라보며 여름을 견딘다. 가뜩이나 답답한 아파트 단지에서, 서로 문을 꼭꼭 닫고 쏘이는 에어컨 바람이 시원할지 몰라도, 아이들의 반짝이던 눈망울과 반짝반짝 흐르던 땀방울은 쉽게 보지 못한다.


여름의 세상은 여전히 반짝이는데, 우리는 회색 건물에 들어 앉아, 뜨거운 공기를 내뿜는 실외기가 만들어낸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여름을 견딘다.


그림책 『반짝반짝』은 바로 이런 여름의 반짝임을 찾아내는 책이다. 여름의 풍경과 정서를 섬세하게 시적으로 포착한 이 책은, 잊히는 것들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일상의 소소한 장면에서 반짝이는 여름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감성적으로 길어 올려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반짝이는 마음을 건넨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여름을 온전히 느낀다. 여름의 일상 속 특별함을 조용히 일깨운다.


그러나 여름이 더워졌어도, 재난의 위기까지 치달았더라도, 세상은 여전히 반짝반짝 하다. 운동장의 빛나는 돌멩이, 그늘에 앉아계신 할머니들의 은빛 머리카락, 정원에 뿌려지는 물줄기, 그리고 어두운 밤 창밖의 불빛들. 창문을 열고 마음을 열고 바라보면, 우리 주변은 여전히 반짝인다.


길가에 펼쳐진 작은 이야기들은, 지금도 깜빡깜빡, 반짝반짝 여전히 빛나고 있다. 그 이야기를 주워 너에게 달려가면, 마주 오는 너의 모습에, 우린 함께 반짝인다. 반짝반짝.


우리가 여름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아이들이 누려야 할 여름을 꽁꽁 숨겨놓은 건 아닌지 미안해진다. 우리 아이들이 얼굴이 벌개지도록 뛰어놀고, 물놀이하고, 물장구하며 반짝이는 물방울을 튀기고, 반짝이는 눈망울로 하루종일 동네를 다니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가져오면 좋겠다. 그 이야기가 서로에게 닿기를, 반짝이는 마음마다 포개어지기를.


2025.07.06


*이 책은 문학동네 그림책 읽기 ‘뭉끄 5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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