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알바 인생 저학년의 품격 16
류미정 지음, 박선미 그림 / 책딱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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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알바 인생>(류미정 글 / 박선미 그림 / 책딱지)


어린이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출판사, ‘책딱지’에서 나온 ‘저학년의 품격’ 열여섯 번째 도서다. 저학년의 품격이 지닌 재미를 아는 아이들이 많아서, 새로운 책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신간이 나오면 아이들에게 얼른 소개하기도 한다. 이번에 책딱지에서 신간을 보내주셔서 아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늘 그렇듯이 참 즐거운 독서시간이었다.


표지 한 구석에, 꿈, 도전, 열정이라는 항목이 눈에 띈다. <어쩌다 알바 인생>은 자신의 꿈을 찾아 새롭게 도전하고, 열정을 가지고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잘 그려지는 책으로, 이 책을 읽으며 꿈을 찾는 과정을 엿보는 매우 섬세한 작품이다.


<어쩌다 알바 인생>의 주인공은 ‘승우’다.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멋진 가수를 통해, 승우는 작곡가를 꿈으로 정한다. 실용음악학원 원장인 가수를 통해 수강료 15만 원이라는 말을 듣고, 엄마에게 말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누나는 매정하게 놀리고 아빠도 꿈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승우의 꿈을 지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까닭은, 승우가 가장 잘 하는 일이 꿈 바꾸기라서다. 어차피 또 바뀔 테니 가족들은 그저 내버려 두지만, 승우는 이번만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승우가 마음먹고 가출을 감행하지만, 가족들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돼지갈비 가게를 하는 제인을 통해 갈비집에서 알바를 하려고 하지만, 초등학생은 알바를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절망하는데, 그때 승우 눈에 들어온 것은 재활용 쓰레기다.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서, 승우는 작곡가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꿈을 찾아 나서는 승우의 노력이 흥미롭고, 집안일 알바와 학원 수강비를 계산하고, 친구네 가게에서 알바를 계획하고 재활용 쓰레기통을 뒤지는 등, 그 노력이 눈물겹다. 혹시나 아이들이 따라할까 봐, 어린이 알바와 재활용 쓰레기에 관한 세심한 설명은, 함께 읽는 어른으로서도 마음이 놓였다.


영화나 드라마, 유튜브에서 본 사람들의 성공은 참 쉬워보인다. 도전과 위기, 그리고 그것을 이겨낸 결과만 보여주니 그렇다. 사람들은 성공한 결과에 박수를 보내지만, 그 과정에서의 험난함은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입술 옆에 점 하나 찍고 돌아온 모습만 보여주면서, 그 동안 칼을 갈았다는 것만 알면 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접하는 미디어에서 보는 성공은 참 쉬워보인다.


성공은 험난한 과정의 결과일 뿐이고, 과정이 100% 다 찼을 때 얻을 수 있는 과실이다. 꿈을 이룬 뒤에 얻을 달콤한 결과, 부러움, 탄탄한 재산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지만, 그것은 고통스러운 과정 뒤에야 얻을 일이다.


아이들이 꿈을 꾸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꿈을 꾸고 또 바꾸는 과정에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것을 할 힘과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좌절하고 실패하고 눈물을 흘리겠지만, 그게 어린 아이에서 어른으로 변신하는 과정이다.


이 책은 성공한 결과만 바라보고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과 발판이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책이다. 꿈을 이루려면 실력을 가져야 하고, 실력을 기르려면 배워야 하며, 배우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작곡가가 되려면 학원을 다녀야 하고,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고 알바를 해야 하는, 그 과정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임을 알려준다.


무수한 어려움과 도전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마치 어두운 밤하늘을 뚫고 빛나는 별을 향해 비상하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의 마지막에 승우가 꿈을 찾아 비상하는 과정은 무척 매력있다. 꿈을 향해, 어쩌다 했던 그 알바 인생의 고단함을 글로 표현했는데, 그것이 승우의 새로운 꿈으로 자리잡는다. 그렇다.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다 보면 진짜 내 꿈이 웅크리고 있는 곳에 다다르고, 그 꿈과 마주할 때 진짜 자신을 만난다. 아니 진짜 자신을 만날 때 꿈을 마주하는 것일지도. 중요한 건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는 그 과정은 반드시 그 꿈에 데려다 줄 거라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어쩌다 알바 인생>은 책의 제목이면서, 또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어쩌다가 설거지에 재활용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더라도, 눈은 꿈을 좇고, 마음은 그 꿈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 그 진실을 깨닫는 과정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책딱지 책은 재미있는 이야기 구성에 이렇게 깊은 의미를 잘도 담아 놓는다. 저학년의 품격이 벌써 열여섯 번째인데, 저학년 아이들에게 소중한 꿈과 깨달음을 열여섯 가지나 선물하고 있다는 점이 기쁘다. 백육십 가지의 선물을 안겨줄 그날까지, 저학년의 품격을 높여줄 책딱지 도서가 아이들과 함께하길 바란다.


2024.06.12


*이 글은 ‘책딱지’에서 보내주신 소중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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