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 무너지다 - 1990년대 생생 현대사 동화
이혜령 지음, 양양 그림 / 별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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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무너지다>(이혜령 글 / 양양 그림 / 별숲)


출판사 ‘별숲’에서 현대사를 다룬 동화가 속속 나오는 중이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굵직한 역사를 생생하게 그려내는데, 역사가 그저 배경이 아니라 역사와 사건 그 자체를 다루는 작품이라 무척 반갑다. 어른들에게야 생생한 경험이자 ‘기억’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역사’일 때가 많기에, 그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굵직한 근현대사를 다룬 좋은 작품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 별숲에서 보내주신 <1995, 무너지다>는 제목과 표지에서 드러나듯,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작품이다. 사회와 역사 과목에서 배우는 단편적인 역사가 아니라, 그 속에서 함께 숨쉬며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찬연한 작품이다.



서태지와 듀스를 좋아하는 도하와 정우, 빵 만들기를 계획하는 윤아와 효은이가 이 책의 주요 인물이다. 도하는 형과 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하고, 윤아의 엄마가 직원으로 일하는 백화점을 찾는다. 윤아는 효은에게 삐삐를 받고 백화점을 떠나지만, 도하와 형, 윤아의 엄마는 백화점 붕괴 사고로 인해 매몰된다. 바깥쪽에 있었던 도하는 보이는 빛을 따라 기가 겨우 구조되지만, 따로 내려오던 도하의 형 도현과 윤아 엄마의 생사는 알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붕괴 장소에 매몰되었고, 구조가 시작되지만 더딜 뿐이다.

소방관인 정우 아빠는 구조하다 다쳐 병원에 입원하고, 눈 앞에서 죽어가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도하의 형 도현과 윤아 엄마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데,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캠프에서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보낸다.

한편 백화점 붕괴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며 사람들은 분노하는데, 드디어 생존자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



삼풍백화점 붕괴와 매몰자, 사망자와 생존자에 관해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백화점이 붕괴하기 전, 전조증상이 있었지만 영업을 강행한 문제와 불법 개증축, 그리고 뇌물을 받고 뒤를 봐준 공무원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결과에 가려진, 그 문제의 본질을 놓칠 때가 많다. 그곳은 수백 명이 일하던 삶의 터전이었고, 그곳에서 숨진 이들은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였으며, 이 사건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감하게 말하자면, <1995, 무너지다>는 단순한 역사적 픽션을 넘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근현대사의 아픔을 섬세하고도 강렬하게 전달하는 아동 문학의 업적이다. 이 책은 역사적 사건을 개인의 삶과 연결지으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공감 불러일으킨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어선 안 될  역사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사건의 표면적인 면모만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인간적인 고통과 희생, 그리고 용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통해, 당시의 사회적 문제와 인간의 삶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며, 역사를 통한 교훈과 반성, 그리고 치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가 겪었던 현대사의 아픈 사건들을, 단순한 과거의 기록으로 치부하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전달해야 할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함을 일깨워준다. 별숲 출판사의 이러한 노력은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필요한 일이며,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의 결실로서, 역사를 기억하고, 그것으로부터 배우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장담한다.


이 책은 어른들의 기억 속 단편으로 남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동화적 허구와 절묘하게 결합하여, 아이들이 역사를 더욱 생동감 있게 느끼도록 만든다. 이는 어린이들에게 과거의 중요한 사건들을 이해하고, 그것들이 오늘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1995, 무너지다>는 우리 모두가 배우고,, 기념하며, 무엇보다도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잘 펼쳐 보여주는,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작품이다.


초등 전학년에게 추천한다.


2024. 04. 14


*본 서평은 별빛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소중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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