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칠드런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9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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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칠드런>(댄 거마인하트 / 이나경 역 / 다산북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주인공의 성장이다. 사건을 이겨내며 과거와 달라진 주인공을 마주하는 과정은, 동화를 읽을 때 가장 설레는 부분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겪는 역경이 더 고될수록 그 결과가 드라마틱해지기에 그런 이야기를 보는 일은 늘 즐겁다.


그리고 이야기의 처음에 주인공의 처지나 성격, 상황이 난처하고 자신감이 부족할수록 그 변화가 돋보인다. 이 책에서 그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은 바로 ‘라바니’다. 그리고 그런 라바니의 변화를 도우면서, 자신의 삶이 달라지는 아이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바로 ‘미드나잇 칠드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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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니 포스터의 아빠는 소 도축장에서 일하는 직원이고, 엄마는 음악과 미술, 요리에 재능이 있는 주부다. 라바니는 덩치가 큰 도니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어느 날 라바니는 한밤에 부모도 없이 차에서 내리는 일곱 아이를 발견한다. 나이대가 다른 이 아이들은 라바니의 앞집에 이사오는데, 라바니는 우연히 일곱 아이 중에 하나인 버지니아라는 여자 아이와 친해지고, 라바니는 그렇게 처음으로 친구(혹은 동지)가 생긴다. 일곱 아이의 친구가 되면서 그들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이들은 ‘래거본드’ 가족으로 부모가 없거나 여러 사정으로 혼자가 되었지만, 비인간적인 고아원에서 탈출한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혈연관계보다 더 끈끈한 관계로, 수백 년째 이어오고 있는 가족이었다. 성인이 되면 떠나야 하고, 떠난 가족들은 이들은 꾸준히 돕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잡는 전문 사냥꾼도 있는데, 래거본드 가족은 사냥꾼을 피해, ‘슬러터빌’ 마을로 들어온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해선 안 되는 이 비밀을 ‘도니’가 알아버리고, 급기야 사냥꾼이 마을로 들어온다. 라바니와 일곱 아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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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무척 환영이다. 손을 놓을 수 없는 긴장감, 익숙하지만 뒤를 알기 힘든 전개, 수많은 문학 작품의 오마주까지. 물론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기분 좋은 해소 과정은 아이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길 것이다. 거기에 두 아이의 우정과 애정은 덤이다.


가장 중요한 인물은 ‘라바니’와 ‘버지니아’다. 둘은 여러모도 대비되는데, 부모가 있지만 외동이며 소심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라바니와, 가정은 없지만 형제는 많고 자신만만하고 신중하지만 사려깊은 버지니아. 이 둘은 서로에게 진실하다는 가장 큰 공통점이 있다. 둘은 서로를 성장시키는데, 관으로 만든 보트로 대회에 참가하고, 도니의 폭력에 대항하고, 사냥꾼의 위협으로 벗어난다.


이 책에서 중요한 설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래거본드 가족이고 다른 하나는 스키니스터 도축장이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래거본드 가족은 자기들만의 규칙을 갖고 특별한 주거지를 정해 자기들끼리 생활하는데, 자유분방하면서도 질서있고, 나름의 전통과 생활 방식을 살아간다. 성인이 되면 집을 떠나야 하기에, 래거본드 가정에는 늘 아이들만 있지만 가장 역할을 하는 큰 아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어려움을 이겨낸다. 각자 하나씩 있는 특별한 재능을 십분 활용하는데, 글씨를 잘 쓰거나 목소리 흉내, 손재주 등 아이들만의 ‘마법’ 같은 능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간다. 아이들 스스로가 얼마나 큰 힘과 재능이 있는지를 스스로 깨닫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마을을 먹여살리다시피 하는 ‘스키니스터’ 도축장은 스키니스터 씨가 - 그는 판사이기도 하다 - 운영한다. ‘쉭-음머쿵!’하는 끔찍한 소리가 나는 도축장은 이 작품에서 여러 은유와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먹고 살기 위해서 도축하는 곳이지만, 그곳은 주인공과 여러 인물의 죄책감이 스며든 곳이기도 하다. 책의 후반에 도축장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바뀌는데, 삶의 큰 변화가 가져오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공감과 연대, 공생의 의미를 다루는 부분이다. 물론 스키니스터 씨와 라바니의 부모님이 보여준 그 용기 있는 행동도 잊을 수 없다.


작가도 역자도 밝히진 않았지만, 이 책에는 매우 유명한 세계 문학 혹은 청소년 문학의 오마주가 많이 보이는데, 그것을 찾는 과정도 재미있다. 


참 기분 좋게 긴장하며, 즐겁게 읽은 책이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읽을 만하다. 300쪽이 넘으므로, 진득하게 앉아 읽을 수 있다면 꼭 읽길 추천한다.


*좋은 도서를 선물해주신 ‘다산북스’에 감사를 표한다.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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