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쁜 말 청소부 ㅣ 꿈터 어린이 44
신채연 지음, 김이주 그림 / 꿈터 / 2023년 11월
평점 :
<나쁜 말 청소부>(신채연 글 / 김이주 그림 / 꿈터)
학교를 다니고 친구들을 만나다 보면, 아이들의 언어 습관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또래 아이들에게 멋있게, 쿨하게, 세 보이고 싶어서 하는 강한 표현들이 어느새 습관이 되고, 급기가 말버릇이 된다. 문제는 계속 이어진다면 그것이 그 아이의 ‘인격’이 된다는 점이다.
—
이 책의 주인공 하준이는 나쁜 말이 입에 붙어버렸다. 도저히 떼어지지 않는다. 하준이는 주목받고 싶지만 그게 잘 되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일이 되지 않으니 초조하고 조마조마해진다. 그럴 때 나쁜 말을 쓰면 친구들의 주목을 끌고 함부로 대하지 않으니, 어느 순간부터 나쁜 말에 입에 붙어버렸다.
“짜증 나, 졸라 웃겨, 멍청아, 죽고 싶냐, 싫은데.”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고 한동안 잔소리를 들어도 나쁜 말 5종 세트는 줄어들지 않는다. 아이들은 하준이를 조금씩 멀리하기 시작한다.
—
인간의 변화는 내부에서 스스로 일어나기 어렵다. 외부의 자극이 있어야만 변화가 시작된다. 그 외부의 변화는 잔소리이기도 하고 사건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 하준이의 변화를 일으키는 외부 자극은 바로 ‘꿀벌’이다.
—
교실에 꿀벌이 들어오자 반은 아수라장이 된다. 꿀벌이 나래-하준이가 좋아하는-에게 꿀벌이 다가가고, 그때 우호-예전엔 하준이의 절친이었지만 지금은 라이벌인-가 진드기 퇴치제 분무기를 뿌리려 하자, 우호가 나래를 구하는 꼴을 볼 수 없었던 하준이는 진드기 퇴치제를 향해 몸을 날린다.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나온 말, “그, 그거 뿌리면 꿀벌이 죽잖아…” 하준이는 착한 꿀벌에게 얌전히 나가달라고 부탁하고, 꿀벌은 거짓말처럼 교실 밖으로 나간다. 그날 오후 우호에게 나타난 꿀벌은 나쁜 말은 우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생명의 은인인 하준이를 도와주겠다고 한다.
꿀벌을 통해 하준이는 나쁜 말을 하기 힘들어진다. ‘아이 씨’라고 말하려 하면, ‘아 진짜, 민들레 홀씨!’하고 말하고 ‘짜증 나’라고 말하려 하면 ‘짜장면’하고 말이 나온다. 나래의 생일에 초대받은 하준이는 불쑥불쑥 욕이 나오려 하지만, ‘죽고 싶냐!’는 ‘뭐냐? 나 놀리는 거냐?’하고 ‘까불면 죽는다아.’는 ‘도전을 받아주겠다.’하고 나온다. 다른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하는 말이 아니라, 받아주고 이해하며 함께하는 말을 하면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유치원 때부터 절친이었던 우호와도 우호적으로 지낸다.
이제는 나쁜 말 5종 세트를 쓰지 않기 시작한 하준이는, 나쁜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한 사람을 발견하는데, 그건 바로 담임 선생님! 항상 “~해서 죽겠다.”는 말을 달고 사는데, 하준이를 도와준 꿀벌이 이번에는 선생님에게로 향한다.
—
나쁜 말, 욕설, 비속어는 쓰지 않을 수 없다. 욕이 가진 효과가 분명 있기 때문이다. 욕은 스트레스와 통증 완화에 분명 도움이 되고, 부정적인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데 필요하다. 그리고 적절한 비속어는 인간관계를 더 두텁게 만들기도 한다. 욕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욕의 의미가 나쁘고, 입에 붙어버리면 표현력의 저하만이 아니라 자신의 습관과 가치관에도 영향을 끼친다. 부정적인 관점이 자리잡는다. 욕은 그 사람의 인격을 갉아먹는다.
그러니 되도록 욕을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같은 의미라면 바른 표현과 힘을 내는 말로 바꾸려 노력해야 한다. 욕에 마음을 담지 말고,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려 노력해야 한다. 욕이 아니라 응원해야 하고, 비난이 아니라 격려해야 한다. 그래도 욕을 꼭 써야 한다면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할 것이다.
욕에 관한 수많은 이론이 있더라도, 아이들이 그것을 적용하기 쉽지 않기에, 욕보다는 고운 말로, 부정적인 표현보다는 긍정적인 표현으로, 응원과 격려하는 말이 입에 붙도록 도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나쁜 말 청소부>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 속에 늘러붙은 나쁜 말을 깨끗이 청소할 준비가 되리라 생각한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두루 추천한다. 그래도 아이 스스로 읽도록 하기보다는 부모와 교사가 함께 읽고 나누는 것이 독서효과가 더 클 것이다. 아울러 부모와 교사의 언어 습관을 함께 돌아보며 변화이 시작이 될 만한 작품이다.
함께 읽을 책으로<욕 좀 하는 이유나>, <욕 전쟁>, <마시멜로의 달콤한 비밀> 작품이 떠오른다.
2023.11.06
*꿈터 출판사에서 선물해주신 소중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서평임을 밝힙니다.
#나쁜말청소부
#신채연
#꿈터
#저학년추천도서
#초등추천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