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2 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2
이지음 지음, 문채빈 그림 / 꿈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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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별냥2>(이지음 글 / 문채빈 그림 / 꿈터)


출판사 ‘꿈터’는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아는 출판사다. 내가 읽은 꿈터 출판사 책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파고 들고, 그 심리를 잘 이해하며, 더불어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힘을 낼 만한 용기를 준다. 이를 통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게끔 하는 책들이었다. 하나같이 그랬다. 그래서 꿈터에서 좋은 책을 선물해주신다 해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다.


며칠 전 도착한 책은 <닥터 별냥2>다. 작가가 ‘이지음’인데, <강남사장님>으로 유명한 그 작가 아닌가! 아이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며, 따스한 책을 만드는 작가이기에 반가웠다. <닥터 별냥> 1권은 읽지 않았는데, 읽지 않아도 2권을 재미있게 읽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다만, 다 읽고 나면 1권을 읽지 않고는 못배긴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책을 어떻게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닥터 별냥은 아이들의 고민을 들여다 보고, 멋진 처방전을 써주는 의사다. 별냥이란 이름의 어원이 1권에 나오겠지만, 쉽게 별난 방법으로 처방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고하고 도도한 의사 선생님의 모습이 아니라, 좀 별난 의사이지만, 그 해결책은 또 이런 명의, 아니 명의냥이 따로 없다. 그리고 뇽뇽 간호사가 함께 일하는데, 거기에 하나 더 합류하는데 뇽뇽이다. 이 셋의 케미가 볼 만하다.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다.


이 책에는 세 가지 이야기,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랑랑이, 도윤이, 선혜다.


알에서 갓 깬 랑랑이는 병아리다. 갓 태어나 아무것도 모르는 랑랑이는 머리가 하얘진다. 그래서 별난 보건실의 별냥 의사 선생님을 찾는데, 윙윙 헬멧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사진기를 통해서 랑랑이의 병을 진단한다. 바로 ‘아무것도 모르면서 정말 잘 살고 싶은 욕심쟁이!’다. 과연 랑랑이를 위한 처방은 무엇일까?


두 번째 주인공은 도윤이인데, 몸이 점점 희미해진다. 아이들 눈에 점점 보이지 않게 되는데, 왜 그런 걸까? “아르아르옹 모로모로옹 미이야아옹” 주문을 외치며 분홍문을 통해 별냥에게 간다. 도윤이의 병은 ‘학교 가기 싫어 병’이다. 도윤이는 친구들이 나를 안 보면 좋겠지만, 잘 보이길 바라는 욕심쟁이였다. 참 막막한 병이다. 과연 별냥은 어떤 처방을 할 것인가?


세 번째 주인공은 선혜인데,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 하는 아이다. 그 때문에 삼킨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목이 뻣뻣해져 별냥을 찾는다. 별냥은 선혜가 삼킨 그 말들을 목에서 꺼내는데, 선혜는 ‘실망시키기 싫어 병’에 걸린 것이다. 별냥은 생각지 못한 멋진 처방을 준다. 어른으로서도 깜짝 놀랄, 깊이 있는 심리학 책에서 나올 법한 그런 처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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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아이들의 고민과 심리가 잘 드러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머리가 하얘지고, 관심은 부담스럽지만 무관심은 두려운 마음도 있으며, 거절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아이도 등장한다. 어느 집 아이나 한 번쯤 겪는 그런 일을, 별냥의 따뜻하고 유쾌한 처방을 통해, 이 책을 읽으며 힘을 낼 수 있다. 그저 재미있는 고양이, 공룡, 병아리 이야기가 아니라, 그 속에 담은 주제가 깊다.


사실, 이 책의 주제는 매우 철학적이다. 냥이는 이 책의 세 인물 모두가 ‘욕심’이 많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정말 잘살고 싶은 욕심, 아무도 보지 않으면 좋겠지만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라는 욕심, 아무도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욕심까지! 하기 싫은 마음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바라봐준다.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의 힘으로 바꾸어, 아이가 그 어려움을 딛게 돕는다. 닥터 별냥의 처방은 독특한 마법의 주문과 함께 그 핵심을 찌르는데, 그건 자신에게 용기를 내라는 주문이다. 자기답게, 좀 당당해지는 용기. 아이들에게 힘이 나는 처방이다.


이 외에도 치료비를 낼 때 하는 룰렛도 재미있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카메라로 찍히는 장면과 마음을 볼 때 짜릿하다. 무엇보다 그림책은 아니지만, 빼곡히 들어 있는 그림을 통해, 독서력이 부족한 친구들도 선뜻 읽을 만하고, 유머러스하고 라임이 살아 있는 표현은, 부모님 혹은 선생님과 한꼭지씩 읽어나가도 좋을 듯하다.


유아에서 초등 저학년까지 읽을 만하고, 독서력이 좀 부족한 중학년이 읽는 것도 괜찮겠다. 고학년들은 내 마음의 처방을 받는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도 좋겠다.


꿈터에서 보내주신 귀한 책으로, 오전 내내 즐거웠다. 아이들 책에서 받는 뜻밖의 위안에 감사하다.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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