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사귀는 아주 간단한 마법 - 존중하기 같이쑥쑥 가치학교
조영경 지음, 시은경 그림 / 키즈프렌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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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사귀는 아주 간단한 마법>

(조영경 글 / 시은경 그림 / 키즈프렌즈)


세 마리의 토끼를 잡는 저학년 추천 동화

이야기의 재미, 존중의 의미, 이해하는 마음을 배우는 인성 동화


‘같이쑥쑥 가치학교’라는 저학년 분류로 ‘존중하기’를 주제로 다룬 동화다.

‘같이’와 ‘가치’의 발음이 같은데, 그만큼 가치를 발견하고, 누리고 또한 높여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 같다. 그것도 같이 말이다.


이 책은 두 편의 단편동화인데, 하나는 잘하는 일에 우쭐하고 못하는 아이를 놀리고 망신주는 이야기를 담는다. ‘차이’와 ‘다름’이라는 열매가 결국 ‘존중’이라는 큰 줄기로 이어지며, 그것이 ‘가치’라는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1.운동을 잘하는 준기는 미끄럼틀도 못타고 달리기도 느린 선우를 놀린다. 주눅든 선우는 받아쓰기 백 점을 맞는데, 받아쓰기 30점 맞은 준기를 놀린다. 상대의 잘하는 점보다 못하는 데에 집중하며, 이해와 존중 없기에 문제와 다툼이 생긴다. 특별한 계기로 둘은 변화한다.


2.베트남 엄마를 둔 보민이가 전학 오는데, 다른 학교에서 다문화 가정이라고 놀림을 받았다. 이에 은성, 민서, 현아와 함께 한 보민이는 각자의 가정이 서로 다르다는 걸 알고, 서로 다르지만 그것이 틀리지 않고 오히려 다름을 인정하며,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 사촌이 된다. 


저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라 전개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사건의 해결 과정이 매끄럽고 조화롭다. 특별한 변수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재미와 감동만이 아니라 ‘존중’이라는 주제 의식을 차분하게 들려준다.


출판사의 의도겠지만, 책은 지나치게 친절하다. 머리말에서 이 책의 주제와 방향을 매우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동화를 읽은 뒤에는, 문해력이 부족한 친구들을 위해 각 이야기 뒤편에 내용을 다시 한 번 더 짚어주고, 그래도 아쉬운지 내용과 의미를 또다시 풀어준다. 이것도 성에 차지 않는지 독후활동지까지 꼼꼼하게 들어 있다. 독서나 논술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책의 손을 붙들고 따라 들어가다 보면, 독서수업 두 차시를 스스로 해낼 만한 책이다.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깊이 있는 독서수업을 할 수 있는 마법가은 책이기에, 앞으로도 ‘키즈프렌드’의 <같이쑥쑥 가치학교> 시리즈는 수많은 학부모들과 아이들에게, 사랑받으리라 생각한다.


굳이 사족을 달자면, 책 속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결말이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열고 다가가다가 더 크게 상처를 입기도 한다. 따라서 함께 읽는 부모나 교사가 있다면, 그런 상황에서의 아이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책은 좋은 지침서이지만, 현실의 아이들은 더 다채롭고 생각지 못한 전개가 일어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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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능적으로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인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피엔스만 살아남은 것은, 우리와 다른 인류를 받아들이지 못헸기 때문이다. 하긴 우리는 우리의 구역에 모기 하나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에, 다른 인류를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본능적 사고방식 아래서는, 우리와 다른 모습을 ‘틀림’으로 받아들이면, 배척하기 쉽고 박해를 정당화할 수 있다. 그건 ‘틀린 것’이니까.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달라졌다. 혼자서 살 수 없고, 서로 협력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협력해야만 살 수 있기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순간 우리 사회와 제도는 유지되기 힘들다.


거창한 역사와 제도를 따지지 않더라도, 그것은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두말하면 입만 아픈 이야기지만,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여선 안 되고,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유치원에서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환경과 세계 안에서, 자신들이 늘 보았던 것에 익숙하고, 그것이 ‘옳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있다. 그래서 나와 우리의 모습과 다르면 어색하고 잘못되었고, 배척의 대상이 되기 쉬운데, 그것은 아이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고, 그에 관한 교육, 지도,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치원생들과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다름의 이해와 존중은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덕목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구를 사귀는 아주 간단한 마법>은 초등학교를 준비하는 유치원어린이, 혹은 이제 시작한 저학년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2023.01.22


*이 책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도서로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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