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1도 모르는데 4인조 밴드 VivaVivo (비바비보) 51
마스이 준코 지음, 이현욱 옮김 / 뜨인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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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1도 모르는데 4인조 밴드>

마스이 준코 / 이현욱 역 / 뜨인돌


기타 코드 2개로 시작한, 변화와 성장

작은 변화와 용기가 바꿔놓는 일상의 즐거움


뜨인돌의 ‘VivaVovo’ 시리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학 작품을 소개한다.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부터 가볍고 발랄한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시리즈라, 출간될 때마다 관심을 갖고 읽는다. 청소년 자녀에게 가볍지만 깊이 있게 읽을 책을 권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빈 말이 아니다.


이번에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은 <기타 1도 모르는데 4인조 밴드>다.


대학 진학으로 도쿄에 간 형이 준 기타를 통해 작은 변화가 큰 변화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탄탄한 전개와 매끄러운 문체, 일상 속의 재미와 변화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나오히로는 이제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새로운 학교와 반, 학생들을 만나기가 부담스럽다. 소심해서 나서지 못하며 망설이고 주눅드는 아이 나오히로는, 담임 선생님 때문에 얼떨결에 문화위원을 맡는다. 그러면서 적극적이고 잘 나서는 가이토와 문화위원을 하는데, 음악실을 청소하던 나오히로, 가이토, 홋타, 이렇게 셋은 즉흥 연주로 밴드에 관심을 갖는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엉뚱하고 재치있는 가이토의 가사와 나오히로의 단 두 개 뿐인 기타 코드 연주로 재미와 망신을 함께 얻지만, 학교 축제에 나가기로 마음먹으면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 거기에 홋타의 드럼과 키보드를 치는 다자키가 들어오면서, 밴드 연습을 시작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람이 얼굴 없는 멤버로 베이스를 담당한다. 과연 이들의 밴드 연습과 공연은 잘 이뤄질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독자에게 뭔가 대단한 걸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단히 복잡한 사건도 아니고, 엄청나게 고민해야 할 내용도 없다. 누구나 새로운 변화 앞에서 망설이듯,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자신과 겹쳐보게 되고, 그런 성격의 반대편에 있는 가이토를 통해서, 무모하고 과감하며 무턱대는 모습또한 괜찮다고 말해준다.


철없는 유치원생이 초등학교에 갈 때는 뭔가 진급하는 느낌이라면, 초등학생들이 중학교에 입학할 때는 정말 긴장되고 떨린다. 이미 많은 친구와 관계를 경험하며 그것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은 아이들은 새로운 관계와 제도 앞에 주눅들기 마련이다. 그런 모습이 책 속에 아주 잘 나와 있다. 그래서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 중학교 1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깊이 공감하며 읽으리라 생각한다.


일본 작가 특유의 문체가 잘 드러나며, 화자인 나오히로의 입장에서 그 속마음과 고민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점도 좋다. 아이들다운 솔직하고 정직하며 풋풋한 느낌이 잘 살아 있고, 실수와 잘못, 걱정과 고민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출되었다.


물론 일본 작품을 자주 접하지 않은 아이들이라면 일본식 이름도 어렵겠지만, 이름과 성을 번갈아 부른다거나, 이름조차 재치있게 바꿔 부르는 데서 오는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물이 나올 때마다 작은 메모지에 이름을 적어두면서 읽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번 책은 제목에서 아쉬움이 컸다. 누가봐도 제목에 내용이 다 들어 있어서다. 일본 원작 제목은 “F가 전혀 안 돼” 정도인데, 책 내용 속 노랫말과 어울리기에, 이러한 제목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간은 예측불가능한 상황을 싫어하고, 그런 상황에 처하면 견디기 힘들 때도 있다. 그건 수백만 년간 우리를 지배해 온 본능이기에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큰 변화의 시기에 아이들은 당황하고 주눅들고 망설이며, 그것은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골드버그 장치’처럼, 작은 변화가 큰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작은 변화와 시도로, 일상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것을 바꾸고 성장시킬 수 있다.


주인공 나오히로가, Em, Am 단 두 개의 기타 코드로 기타를 시작하여 공연하고 밴드를 만들어, 결국에는 학교 축제 공연과 그 어려운 F 코드를 성공한 것처럼, 변화하려는 마음과 작은 시도가 우리를 바꾸어놓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 <기타 1도 모르는데 4인조 밴드>가 책을 어려워하는 많은 아이들에게 F코드로 나아가는 Em, Am 코드가 되길 바라 본다.


2023.01.15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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