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보건실 1 - 당신의 마음을 주세요 큰곰자리 68
소메야 가코 지음, 히즈기 그림, 김소연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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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보건실1> (소메야 가코 글 / 히즈기 그림 / 김소연 역 / 책읽는곰)


독특하고 특별하고 오묘하다.

차원이 다른 주제와 흐름, 문장력이 매우 인상적이다.


수상한 *** 시리즈부터, 전천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화를 읽었지만, 이 책만의 독보점인 점은 이야기의 흐름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간다는 점이고, 독보적인 문체와 문장 흐름이다. 이 책의 문장은, 그 흐름을 이어간다기보다 문장의 나열이 이어지는데, 순접이든 역접이든 그 어떤 접속사도 사용하지 않는다. 작가가 흡입력있는 문장으로 어린 독자를 들쳐메고 책 속으로 들어간다. 아무렇지 않게 환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당연하다는듯이 문제를 풀어간다. 손에 따개비가 생기고, 커튼에서 잎이 자라며, 머리에 더듬이가 생기고, 미니어처 닭이 꼬꼬댁 뛰어다니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마술적 리얼리즘보다는 몽환적 판타지라 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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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아픔과 고민을 지닌 다섯 아이들이 보건실을 찾는다. 가나는 춤을 잘 추는 하나를 질투하는데, 손바닥에 시샘 따개비가 자라기 시작한다. 온몸을 덮을 정도인데, 과연 수상한 보건실 선생님은 어떻게 치료할까?


그 외에도 마스크 뒤에 숨으려 하는 에리, 메트로놈의 저주에 거려 남들과 꼭같아지려고 하는 소헤이, 재해도 집을 떠나게 된 상황과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짜증나’만 내뱉게 된 나호, 그리고 좋아하는 아이가 자기 사촌에게 준 쿠키가 배아픈 다이치까지.


아이들이 가진 고민은, 딱 아이들이 할 만한, 경험이 잘 녹아든 고민이다. 그저 아이들의 고민이 아니라 얼마나 괴롭고 마음이 힘든지, 왜 그런지를 잘 풀어내었다. 아야노 보건 선생님은 그저 ‘치료’를 하지 않고, 아이들이 ‘극복’할 힘을 준다. 아이들 스스로가 그런 힘을 기르도록 도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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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아이들에게 뭔가 가르치려 하지 않는 점이 좋다. 무엇보다 어른으로서의 교훈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는 걸 인정하게 하는 것, 우린 각자 다르고 부럽고 아쉽고 귀찮으며 예민할 수 있음을 받아들인다는 점이 좋다. 그래서 진지하지 않게 잡아 읽기 좋고, 그 어떤 편견과 고정관념 없이 보아 좋다. 그 누가 읽어도 자기다운 독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한 차례의 몽환의 꿈을 꾸는 듯한 ‘수상한 보건실’에 한참 누워 있다 보면, 어느새 살 만한 힘을 얻고, 자신감 액기스 한 컵을 마신 듯하다.


독특하고 특별하고 오묘한 이야기와 새로운 책을 읽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권한다.


2023.01.04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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