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유행왕 저학년의 품격 4
제성은 지음, 노아 그림 / 책딱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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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유행왕

(#제성은 글 / 노아 그림 / #책딱지)


좋은 책을 권하면, 우리 아이들은 “몇 쪽이예요?”와 “재미있어요?”를 꼭 물어본다. 책이 과제인 아이들에게 두께와 재미는 힘든 과정을 버티는 힘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깨닫지 못하는 게 하나 있다. 힘들고 귀찮게 책을 읽고 나면, 재미만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책을 통해서 어느새 생각이 깊어지고,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며, 대상을 보는 남다른 관점을 갖는다. 어떤 심리학자가 말하길, 시작하기 즐거운 일이 아니라 끝났을 때 즐거운 일을 하라고 했는데, 책읽기가 바로 그렇다.


그런데 재미와 생각, 그 두 가지를 함께 준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이번에 읽은 < #내가바로유행왕 >이 딱 그런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도해인데, 유행하는 것은 모조리 따라하고 또 잘하고 싶어 하는, ‘인싸’가 목표인 아이다. 유행을 선도하는 아이 수호는 매번 새로운 유행을 가져와서 아이들이 부러워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이 반에 유행하는 것이 참 많은데, 도해는 유행을 따르면서 재미와 위기, 즐거움과 초조함을 넘나든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이 책의 유행이 무엇을 말하는지 단번에 알 거라 생각한다.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가방과 옷, 머리스타일은 기본이고, 유행왕 카드와 유행왕 빵, 그리고 스티커까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행의 집합소다. 아이들은 좋은 카드를 뽑으려고, 귀한 빵을 구하려고 문구점과 편의점을 기웃거린다.


그러면서 도해와 민규는 유행에 따르는 것이 과연 좋은지 의문을 품고, 자기들만의 새로운 유행을 만든다.


책을 즐겁게 읽는 내내, 우리 아이들이 많이 떠올랐다. 어릴 적에 토마스와 친구들에서부터 터닝매카드, 레고에 이르끼까지 유행을 교리처럼 따라온 아이라, 최근 유희왕 카드를 성실히 모으며 용돈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는 것을 보면 대견함과 함께 대범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애들만 그런 건 아니다. 우리 어른들도 최신 스마트폰을 꼭 손에 쥐어야 하고, SNS에서 유행하는 물건이나 음식, 맛집은 꼭 가 보고야 만다. 집집마다 있는 에어프라이기와 스타일러를 볼 때마다, 착찹한 마음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런 유행의 모습을 재미있고 상세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내가 바로 유행왕>의 특징이다. 유행이 어떻게 시작되고 변화하며,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지를 보여주며, 유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유행하는 걸 사기 위해 엄마의 지갑에 손 대는 모습은, 유행이 무엇을 위함인지를 골똘히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유행왕 빵을 차지하기 위해 편의점 앞에서 가위바위보를 해서 빵을 구하는 모습은 너무나 현실고증이 완벽해 부끄럽게 재미있다. 


이 책은 단지 유행하는 걸 따르는 것이 목적이 되지 않는지, 상술에 말려들어 소비가 목적이 된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한다. 정작 유행해야 할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솔직하고, 그것을 즐겁게 즐기는 일이라는 귀한 가르침을 준다는 점도 좋다. 그걸 엄청난 비밀을 전달하듯 말하는 장면도 재미있다.


유행을 선도하던 수호가, 피짓 스피너가 가장 재미있었지만, 유행이 지나서 들고다니기 민망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장면은 가슴이 찡하다. 남들에게 잘 보이고, 인싸가 되기 위해서 하는 유행이 아니라, 자신에게 더 솔직해지는 모습, 자신이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 그것이 진짜유행임을 생각하게 만든다.


저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이지만, 대상 학년에 따라 얼마든지 깊게 풀어낼 만하다. 독서지도 선생님들은 다소 어려운 어휘와 함께 도해가 유행을 따르는 과정을 통해서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힘을 기르도록 하면 좋겠다. 논술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개성과 유행’에 관한 주제로 깊은 논술을 풀어낼 수도 있겠다.


한두 사람에게 즐거운 일이 퍼지면 유행이 된다. 유행은 일시적인데, 그것이 지속성을 지닌다면 더 이상 유행이 아니라 ‘문화’가 되며, 그 문화가 계속 이어지면 전통과 역사가 되기도 하기에, 유행을 또 너무 가볍게 보지 않도록 깊이 나누는 안목도 필요하다.


유행하는 거 사달라고 떼쓰는 유치원 어린이들부터, 유행을 인간관계로 여기는 초등 아이들까지 널리 읽을 만한 도서다.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는 책의 뒷날개에 친절하게 독서활동지를 제공하기에 학부모님들은 자료를 인쇄해 함께 공부하기에도 좋겠다.


2022-12-26 


“이 글은 책딱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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