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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ㅅㅋㄹ - 2022 중소출판사 콘텐츠창작 지원사업 선정도서
오하루 지음 / 선스토리 / 2022년 11월
평점 :

ㅈㅅㅋㄹ
(오하루 / 선스토리)
아프다.
이 책은 송곳처럼 날카롭다.
읽는 내내, 온몸이 저릿하다.
작가가 선택한 단어 하나하나, 표현 하나하나가
불시에 살을 파고든다.
죽고 싶은 아이들의 사연에 가슴이 아프고
살리려는 자의 사연에 마음이 쓰리다.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떠나보낸 사람이 어루만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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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 만든 자살클럽에 많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낸다.
K에게 도움받기 위해선, 죽고 싶은 사람은 자기 사연을 잘 적어야 한다.
자신이 죽고 싶은 이유를 조목조목 쓰며 자신을 돌아본다.
하지만 K가 만든ㅈㅅㅋㄹ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으니…
평소처럼 내용에 대해서 조금 언급하고 싶지만, 그 어떤 걸 말해도 중요한 스포가 될 것 같아 망설여진다.
죽고 싶은 자들과 죽음을 말리고 싶은 자들은 저마다 깊은 사연이 있다. 그 사연 하나하나가 장편소설감이다. 사는 게 지옥같은 사람들은 죽음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선택하는 죽음은 더 충격적이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K, 소유, 경식, 그리고 김 경감, 패딩과 불쉿, 희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자살클럽의 운영진이 되어 동참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고, 삶의 진실을 깨달으며 마음을 돌린다.
누구나 날 사랑할 수는 없지만, 날 사랑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며,
사랑은 녹음되지 않아도 사랑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는다.
살아야 한다는 명제 앞에, 그 근거가 긍정적일 필요는 없으며,
지금 여기에 지옥만 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 하더라도 지옥의 끝과 천국의 시작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다 읽고 나자, 표지에서 두 손을 잡은 소녀와 소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다.
지금 여기가, 무채색의 건물을 딛고 사는 무감각한 현실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조금만 올려다 보면 찬란하게 빛나는 별빛과 구름을 마주한다.
떠나려는 자와 두 손 맞잡고, 다시 살 만한 세상으로 돌려놓는 일.
곁에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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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을 만큼 가독성이 높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읽는 내내 많이 오글거리고, 오글거림보다 많은 울림을 준다.
그 울림보다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될 거라 생각한다.
청소년 활동가로 살면서 몇몇 아이를 떠나보내고 또 살아주어 고마운 아이들을 만난 작가의 생각과 경험이 녹아든 작품을 읽으며, 지금 여기를 천국으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산 자 모두에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추운 겨울 밤, 따스한 이야기 한 컵을 마시며,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살아야 함을 인정하며,
살게 해야 함을 다짐한다.
책을 좋아하는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까지 두루 읽을 만한 책이다.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꼭 읽으면 좋겠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나누며
사랑한다고 꼭 안아주길 바란다.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사랑이지만,
또 말하는 사랑만큼 확실한 것도 없으니까.
2022.12.09
(이 글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소중한 도서를 읽고, 깊이 감동받으며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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