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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학교 ㅣ 새싹동화 15
김다노 지음, 김정은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2년 10월
평점 :
<마음대로 학교>
김다노 글 / 김정은 그림 / 뜨인돌어린이
네 가지의 이야기
읽을수록 깊어지는 마음
상상 위에 얹은 학교와 친구, 가족 이야기
외로움을 이겨낼 공감과 연대
저학년 동화는 늘 기대를 품고 읽는다. 그리고 무척 신중하게 고른다.
저학년 동화는 당연히 재미있어야 하고, 그러면서 상상이 풍부하고, 거기에다 감동적이어야 한다. 덧붙여 의미있어야 하고, 읽을수록 깊이있어야 하며,
그림도 예쁘면 고맙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저학년 동화다. 그래서 저학년에게 어울리는 좋은 동화를 고르기가 참 어렵다. 모든 걸 다 가진 동화를 어디 쉽게 찾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마음대로 학교>는 거기에 딱 맞는 좋은 동화집이다.
잠옷을 입고 간 학교가 침대로 변하는 멋진 상상이 <마음대로 학교>에서 일어나고
크리스마스가 생일인 주인공에게 멋진 친구가 찾아오는 <괜찮은 생일파티>,
우연히 만난 비닐봉지 덕택에, 할머니의 춤짝꿍이 된 <할머니와 춤을>,
재개발로 떠나야 하는 가족에게 따스한 희망이 되어준 까치 가족이 등장하는 <빈 둥지>까지. 거를 타선이 없는 좋은 동화집이다.
정말 진심으로 좋은 동화집이다.
아동문학을 오랫동안 읽고, 아이들과 수업하고 강의하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책을 참 많이 접했지만, 이만큼의 재미와 감동,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책은 드물다.
<마음대로 학교>는 학교가 따분한 아이들이 상상하는대로 이뤄지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한다. 침대가 되었다가 수영장이 되었다가… 그런데 아이들만 따분한 게 아니었나보다. 마지막에 교장 선생님이 학교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면, 무척이이나 재미있닼ㅋㅋ. 아이들과의 강의에서는 이 부분을 아이들의 상상에 맡기며 상상 글쓰기를 도전해봐도 좋겠다.
<괜찮은 생일 파티>는 아이의 섬세한 마음을 잘 그리고 있다. 파티에 오기로 약속한 친구들이 저마다의 핑계로 돌아가지만, 그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부분이 예쁘면서도 마음 아프다. 방학이 생일인, 이 땅의 수많은 아이들이 겪었을 그 실망감을, 이 동화를 읽으면서야 깨달았다. 그 마음을 알아주는 아이의 등장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아마도 작가 생일이 방학이리라.
<할머니와 춤을>은 할머니의 춤짝꿍이 되는 현이의 이야기인데, 그 모티브를 ‘비닐봉지’로 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허참, 비닐봉지라니. 그러나 허탈한 시작과 달리 비닐봉지의 활약과 변신은! 이 장면에서 이 동화 작가는 도대체 누군가, 하며 책날개를 다시 살폈다. 비닐봉지가 보여주는 활약과 변신, 그리고 마지막의 따뜻한 감동은, 이 이야기를 서너 번 되짚어 읽게 만든다. 한 편의 단편동화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니,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 생각했다.
<빈 둥지>는 가장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문학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이다. 베란다에 둥지를 튼 까치 가족과, 재개발로 집을 비워줘야 하는 무늬네 가족, 새로운 곳으로 전학온 미소의 이야기가 겹치면서, 재개발과 이사, 전학 이야기로, 성장과 변화, 이소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면서 이웃간의 갈등, 이해와 공감, 연대의 힘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좋은 동화를 저학년만 읽다니, 너무 아깝다.
이처럼 좋은 동화를 저학년 아이들이 내용만 읽을까봐, 중요한 의미를 놓칠까봐 걱정도 된다. 아이들과의 강의와 수업을 준비하면서, 무엇부터 이야기할지 벌써 고민되고 기대된다.
모처럼 훌륭한 작가를 알게 되어 영광이다. 그리고 이제야 알게 되어 부끄럽다.
김다노 작가의 책을 하나하나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작품에 정말 잘 어울리는 멋진 그림은,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도 재미있을 것 같다. <할머니와의 춤을>에서 보여준, 콧수염 현이와 할머니의 춤사위. <마음대로 학교>에서 두 팔 벌린 하라의 모습. <괜찮은 생일 파티>에서 뒤늦게 찾아온 하윤이와 로희가 만나는 현관 장면. <빈 둥지>에서, 까치 가족을 보내는 주차장 장면, 그리고 어느때보다 가득 차 보이던 빈 둥지의 모습. 스티커 사진으로 간직하고픈 예쁜 삽화가 아름답다.
글쓴이와 그린이의 궁합이 참 잘 맞는 동화다.
혼자 보기 아까운 책이다.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널리 알릴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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